♥오여사의 제1,2의 활동/맛있는 이바구

제철 야채로 여름 밥 상 차려보아요 / 가지, 호박, 노각, 열무, 박

하늘위땅 2011. 8. 6. 13:00

"징한 것들 ...

이것들을 죄다 쓸어오면 어짜자는 겨?"

 

고성 촌에 다녀온 동생이 바리바리 한빨띠 싸온 농촌체험활동의 부산물들이 집 베란다에 널부러져 있었다.

양이 엄청나서 저걸 다 어쩌나 걱정부터 앞섰다.

 

일단 바리바리 싸서 출근길 가게로 들고 왔다.

한쪽에 획 보태리 놓고 급한 일부터 봤으니 내내 구석에 보태리 져 있는 녀석들에게 마음이 쓰였다.

 

'아코 저걸 다 어쩌냐?'

 

가지, 노각, 호박 두덩이, 박 한덩이 열무 한보따리, 게다가 깻잎까지 한 보따리다.

보관도 곤란 처치도 곤란.

 

에효에효

 

먹을 사람이 많다면 무슨 걱정..

 

 

 

 

고성에만 갔다오면 일거리 산더미가 된다.

일 무섭지 않았는데 이 더븐 날씨에 겁이 났다.

 

 

일단 깻잎 정리해서 겉절이 반쯤 담고 잔잔한 녀석들을 살콤 데쳐서 된장에 무쳤다

 

 

 

 

일부는 간장양념에 쪄내고 좀 억세고 큰 잎은 쌈으로 먹으로 골라 두었다.

 

 

애호박도 아닌 조선호박

이녀석도 살짝 노화 과정이 진행되는 듯 씨가 제법 굵다.

 

 

 

속을 파내지 않고 동그랗게 썰어 팬에 지지듯 구워서 간장 양념에 발라도 먹고,

어묵과 함께 속을 파낸 호박은 볶아도 보고

새우젓으로 호박나물도 해보고.

 

이 더운 날씨에 ...무슨 나물 반찬을 일케나...다 먹지도 못하고 시어 버릴까 걱정이다.

 

 

 

 

 

대여섯개 가지는 요즘 즐겨 먹는 양파간장소스 샐러드를 하고

일부는 넓이로 자른 가지에 찹쌀가루 묻쳐 기름에 지져낸뒤 볶은 야채를 말아서 소스에 찍어 먹는

가지야채말이로 변신..

 

가지의 변신은 무죄 뱃살의 주범 ㅎㅎ

가지를 살짝 절여서 하면 쫄깃함이 조금더 살아 있으니..참고 하세요

 

 

한보따리 늙은 열무는 신속히 물김치로 변신을 시키기로.

 

 

 

 

밀가루을 풀어 까나리 액젓과 소금으로 간을 쎄게 한 뒤 풀떡풀떡 끓여서 식혀두고

굵은 소금으로 절였다 씻은 뒤(너무 폭 절이지 말고 하면 아삭거림이 좋아요)

 

 

 

 

 

양파 다져서 넣고

고추도 앙팡지게 다져 넣고

마늘과 생강 그리고 대파도 쪼매 넣어서 국물 낙낙하게 잡아 김치통에 한통 채우고 나니..

 

얼추 반쯤은 처치를 한 듯..

아직 남아서 더운 밖에서 숨 죽이고 있는 녀석들...

 

괜히 꼬나보았다.

 

'너거 신세도 처량타'

 

아~ 피곤하다.

 

전광석화와 같은 솜씨로 후다닥 만들고 보니 맛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도 안간다.

간을 어찌나 봤던지..

 

속이 미끄리하다.

오늘 저녁은 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