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아시나요 추억하나요 고려당 생 도너스와 단팥죽

하늘위땅 2011. 12. 23. 14:39

추억의 그 곳 마산 창동은 여전히 추억으로 찾게 만든다.

추억속 그 많은 장소가 없어져 버려 추억을 더듬는 것조차 가물가물하여 긴가민가 하기도 하지만

그 이름 그대로 그 장소에 남아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더 깊게 하는 곳이 있었으니

그 중 한곳이 바로 창동의 터줏대감 추억속 그 곳 예전에도 지금도 추억 돋게 하는 마산 고려당 제과점이다.

 

창동에 나갈때면 꼭 들러 단팥죽을 먹게 되는데 어찌 한번도 사진을 찍어오지 못했나 싶다.

이번에도 단팥죽 사진만 쏙 빠져버렸다.

날씨도 축축하고 컴컴하고 스산하여 빨리 귀가할 생각에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자리 그 이름으로 남아 있는 고려당.

작은 입구

길쭉한 실내

까딱하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휙 그냥 지나치려다 도너츠 생각에 다시 가는 길 돌아와 들어갔다.

 

빵 냄새가 산뜻하게 자극을 하는 것이 아~ 또 과식을 하겠다 미리 짐작을 한다.

 

 

1959년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도대체 얼마야?

50년도 더 전에 빵을 구웠다는 것이네

 

대전의 성심당이 퍼뜩 떠올랐다.

우리 창동의 고려당도 대전의 성심당 처럼 멋지게 버텨주면 좋을텐데...

 

진열된 빵들을 쭈욱 훑어 보니 처음 고려당 문을 열고 들어서던 그 충격이 떠오른다.

 

내 어릴적엔 빵이란 학교에서 주는 급식 빵이 전부였고 그것도 먹지 못했던 우리 형제들은 친구들에게

한 입 얻어 먹고선 황홀하게 고맙다는 표정을 넘겨주었기에 고등학교때 친구들을 따라 처음 갔던 고려당은

결코 생각해 보지 못했던 천국같은 달콤한 곳이였다.

 

빵 굽는 냄새는 그어떤 맛있는 음식보다도 나의 온 감각을 일깨웠고 미치도록 진열된 모든 빵들을 먹어보고 싶어서

침을 질질 흘렸었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어 내 손으로 돈을 벌게 되어선 살이 찔까봐 감히 맘껏 먹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우껴서

눈물 나게 이제서야 웃어제꼈다.

 

 

 

 

 

 

용돈을 얼마간 모아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짝지어 가선 가진 돈 모두 털어 빵 몇개와 우유를 시켜선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수다 삼매경에 빠졌던 그 곳이다.

입구에서 보면 이런 카페가 있다고는 생각지 못하게 안쪽 깊숙히 자리한 곳이다.

 

추억을 찾아 오는 어르신이나 내 또래의 중년들이 가끔 들며나며 빵이나 커피등을 먹고 가는 곳이 되었다 지금은.

 

 


 

 

20년도 더 전 고려당의 이른 오전을 바쁘게 만든 것은 도너츠였다.

막 튀긴 이 도너츠를 사기 위해 일찍 줄서서 샀던 기억은 창동 거리를 걸었던 사람이라면 기억할 듯.

 

숙성시킨 생지를 포크로 찔러 가스를 빼고 튀길 준비를 하면 그때부터 사람들은 삼삼오오 몰려와 따뜻한

도너스를 사기 위해 줄을 섰지.

가격이 얼마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

 

창동에서 일을 했던 언니덕에 이 도너스를 아주 자주 먹게 되어 창동하면 이 생도너스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요즘은 꿀방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아몬드 센베이와 함께 말이다.

 

여름이면 단팥이 듬뿍 든 빙수를 먹었고 겨울이면 단팥죽을 먹었는데...

기억하건데 그 때 단팥죽에 든 찰떡은 지금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였는데..그게 조금 아쉽다고나 할까.

양도 작아서 먹고 나면 입맛을 다시게 된다 이것도 아쉽고.

 

단팥죽과 도너스 하나를 같이 먹으니 딱 든든할 만한 양이 되었다

내 배가 많이 늘어나긴 했구나 ㅡ.ㅡ;;;

 

오지랖 넓게 단팥죽도 추억속의 그 맛과 모양을 찾으면 더 잘 되지 않겠냐

도너스도 따뜻하게 데워주면 추억을 찾은 사람들이 더 올 것이다 등등

충고 아닌 나만의 아쉬운 마음을 전하고 나니 괜히 부끄러웠다.

 

꽤 오랜시간 머물면서 살펴보니 매장에 카페에서 머물다 가는 이들은 추억 찾아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였다. 그래서 주제 넘은 이야기를 전했는데....도움이 되었음 좋겠다.

 

마산 고려당의 갓 튀긴 도너스와 달콤한 단팥죽 그리고 시원한 추억 빙수까지..

창동 발걸음 하면 또 자연스럽게 찾게 되리라

추억이 이끄니 ...

머물다 오면 추억갈증도 해소되고 배도 뽕똥해지고 일석이조 닷 (뱃살아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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