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살던 동네 근처를 지난던, 현재 살고 있는 동네 옆을 길게 지나는 그 철길이 기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 된지 오래되었다
싹 밀고 일방통행 도로를 만든다 어쩐다 말이 많더니 얼마전 공사를 한 줄도 모르고 갔다 깜짝 놀라고 왔던 북마산 역 철길 공원,
그리고 마산항 1 부두 세관앞에서 합포구청까지 조성된 공원을 보고 참 좋다고만 했는데 이제 나머지 임항선 (마산역~ 마산항1부두)
구간의 공사가 얼마전부터 시작되었다.
1923년 12월 1일 개통한 임항선은 1980년대 이후 열차 운행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간간히 변압기만을 수송해오다 지난 2월 이마저도 운행이 중단됐다.
창원시는 임항선이 마산발전을 가로막는 흉물로 판단, 지난해 10월 국토부와 철도공사에 임항선 폐선을 건의하고 마산세관-석전동 5.5Km 임항선 구간과 석전동-마산대학 9Km 경전선 폐선구간에 숲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을 만들어 시민휴식여가공간으로 만드는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운동삼아 철길을 가끔 걷는데 공사차량과 흙더미로 뒤범벅이 된 모습을 보니 철로마저도 없애버리려나 싶어 없어지기 전에 쭉 걸어보자 싶어
쉬는 날 늦은 오후 집을 나섰다.
산복도로 옆길로 난 인도를 타고 걷다 석전삼거리 철길부분에 도착을 했다.
조성구간 끝부분에 해당되는 곳에서 철길 주변을 파헤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철로를 다 덮어버리려나?
철로 주변에 인근 주민들이 만들었던 작은 텃밭도 다 갈아 엎었다
쉬고 있는 굴삭기의 위용이 무섭다
트렌스포머...쨘 ^^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까?
그닥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파 엎어진 흙때문에 신발이 흙나발이 났다.
동중사거리 철길부터 북마산 철길 시장이 시작된다
입구에 쌓아둔 배추가 싸다
허리가 꼬부라진 할매가 주인인갑다.
바람도 찹고 경기도 찹고 지나가는 내게 필요한 거 없냐 호객행위까지 하신다
"할매 나중에 집에 드갈때 사로 오께요"
"그라소 꼭 오소!"
다짐에 약속까지 받는 할매.
(귀가길에 양배추 한통을 천원주고 샀다 마트에선 이천오백원하는 거다)
철길시장은 그럼 우찌되는기지?
철길시장 주변에는 더 많은 텃밭이 터주대감이 되어 있는데..
저런 플랭카드는 왕무시
여전히 겨울초며 시금치 파 상추는 잘 자라고 있다.
시장 좌판 상인이 경작을 해서 파는 걸까 주민 것일까?
내심 것두 궁금시럽다.
회산다리 다
어린시절 모든 기억의 중심 회산다리와 회원천
추억에 또 홀딱 빠지기 전에 어서 가던 길로 가야한다.
이내 북마산역 주변 공원에 도착을 한다.
잔뜩 흐린 하늘아래 바람도 찬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공원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운동하는 사람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
담배는 피우지 말지요!
담배냄새로 공원이 찌들고 있다
아직도 생생한 바늘꽃이 철길에 어지러이 피었다.
정리를 해서 두면 더 이쁠텐데 아무렇게나 어지럽다.
주변 주민들도 내몰라라 하는 건가 관리하는 사람도 없는 모양이다.
북마산 철길 공원을 지나니 허물어지지 않은 오래된 건물들이 몇채 눈에 띈다.
무슨 영화 세트장 같으다 ..
저런 건물들도 곧 헐리고 새 건물이 올라가겠지
아쉽기만 하다.
철길 주변 오래된 건물도 그대로 있으면 그린웨이가 완성되도 걸을만 할 것 같은데..
건물주인들에겐 과한 요구가 되겠지?
성호동 주변에는 제법 공사 진행이 되었다
저멀리 성호초등학교가 보인다
이 구간에는 철길주변이 오래전 모습이 남아 있어 참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이다.
작은 땅위로 살아 남은 감나무 은행나무가 계절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풍경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작은 텃밭을 일군 사람도 대단하다
모퉁이 돌아가는 철길이 주는 기대감도 있고 추산공원을 끼고 돌아가는 길이 어떻게 변할지 정말 대단히 궁금해졌다.
철로 아래 깔려 있던 나무들이 땅위로 올라왔다
이것들의 운명은 어떻게?
오래되 창틀은 과거지만 현재이면서 미래가 되기도 한다.
그리움은 또 다른 희망을 주기도 하니까.
현재의 변화는 다소 뻔한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그 예측된 미래가 판에 박힌 모습이 아니길 바랄뿐.
철길로 걸어 오니 3.15 의거탑까지 금방이다.
철길 주변 높이 솟은 건물 외벽 칠을 하는 사람이 아슬아슬하ㅏ
좌우로 오가면서 칙~칙~ 기본 칠에 여념이 없다
일요일인데 공기가 얼마 남지 않았나보지.
그린웨이 조성구간 시작이자 마지마 지점인 합포구청 아래 철길과 맞은편 이미 조성된 공원을 한눈에 보다
조성이 된 곳이던 조성할 구간이던 사람들은 여전히 철길을 걷고 지름길로 이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차를 타 본적이 있을까 저 아이들은?
기차를 타 본 적이 없던 울 아들도 철길을 신기해 했다
막상 기차를 타고 1시간여 가는 거리에도 주리를 틀면 지겨워했다
빠른 것에 너무 익숙한 아이들
느림을 모른다는 사실이 그땐 꽤나 충격이였는데.
빠름에 익숙해지니 나 조차도 느림이 꽤나 지겹기도 하더라.
나무 침목대신 콘크리트 침목이 깔린 구간이였나ㅗ다.
돌이 섞인 콘크리트가 그렇다.
가을의 흔적이 남아서 뒤로 지나가버린 것들의 향연이듯 쓸쓸하다.
노란 은행잎, 가버린 가을, 오래된 콘크리트속 자갈...
미리 조성된 아기자기한 공원이다
멋도 모르고 철길을 걸었는데 아뿔싸..
옆 길로 나가는 통로가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중간에 나무 가름막을 넘었다.
왜 중간 통로를 만들지 않았지?
이렇게 인공적인 아기자기한 길도 걸어야 하는데 말이다. ㅎ
다행히 넘어오는 우스광스러운 내 모습을 보는이가 없어 덜 민망했다.
잘 포장된 길을 흠미하듯 걸었다.
빠르게 걸어서 지나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 길의 끝이 오늘 횡포의 종점이기도 해서.
느긋하게 걷는데 찌릉찌릉 자전거 벨을 요란하게 울리며 달려오는 살벌한 3대의 자전거 때문에
기분은 꽝 되고 말았다.
휙 앞질러가버리는 3대의 자전거 3명의 청소년에게 고함을 질렀다
"얌마 좀 천천히들 가 여기가 경주장이냐! "
내 말을 들었을까?
맨뒤의 한 청소년이 휙 돌아보았다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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