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도심의 가을이 아쉬워 경남도청에서 창원시청까지 걷다

하늘위땅 2011. 12. 8. 10:00

지난 달 11월 마침 도청 볼일이 있어 구 창원에 들렀다.

직행버스를 타고 잠시 잠깐 여행을 하는 사람이 되어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도심의 늦가을을 느긋하게 즐겼다.

 

스산한 바람은 불고 하늘은 옅은 회색 구름이 잔뜩 번져서는 비가 오려나 어쩌려나 자꾸 쳐다보게 만들었다.

따뜻한 날의 연속 후 쌀쌀한 날이여서 그런지 버스 안 사람들은 잔뜩 웅크리고 앉았고

나도 팔짱을 끼고 몸의 체온을 방출 시키지 않으려 바둥거렸다.

 

일이 끝나고 바로 구 마산쪽으로 넘어갈까 어쩔까 하나

도청앞 나무들이 너무 이쁘게 손짓을 하는 것 같아 무작정 넓은 도로를 건넜다.

 

'그래 조 아래 시청 로타리까지 걷지 뭐 춥긴 해도'

 

다행히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단단히 무장을 한 터라 걷는 결정에 망설임은 없었다.

달아나는 가을을 도심의 가을을 느끼러 출발~

 

 

 

 

눈에 쏙 들어오는 아름답다는 풍경은 이런 도시에서도 잘 찾아보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차량의 매연속에도 가을은 지 색을 잃지 않는구나..

 

사람은 죽네사네 하지만 말이다.

 

 

 

 

 

점심시간 전이라  그런가 한적한 인도에 떨어지는 색바랜 나뭇잎들이 쓸쓸하다.

 

 

 

 

 

드디어 하늘의 옅은 회색 구름은 사라지고 흰구름이 살짝 해를 가리고 있다.

 

 

 

 

 

 

 

유럽어느 도시를 찍은 엽서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름.답.다...

 

 

 

 

 

하늘이 파란 몸을 드러내었다.

슬쩍 비켜서는 흰구름이 귀엽다.

 

 

 

 

 

하늘 보고 구름보고 나무보고 쉴 새없이 고개를 돌리다 보니 초록 잎만 줄을 서 있던 곳에 빨간 꽃 한송이 폈다.

 

오~ 이런 동백아 너 어쩌자고?

 

때이른 동백이 혼자 활짜 피었다.

지금 동백이 필 철인가?

 

 

 

 

 

잠시 숨어 있던 태양이 몸부림을 친다

 

"구름 비키라!! 언넝 뜨거운 빛을 쏘여주마 ㅋㅋ"

 

장난꾸러기 태양이 앞을 가로막은 구름 덩이를 괴롭히나보다

 

사방으로 태양빛이 요동을 치며 흩어진다.

 

 

 

 

 

 

도심 한가운데 빈 공터에 자리 잡은 텃밭

 

참 부지런한 어느 누군가 밭을 일군 모양이다.

배추인가? 겨울초인가?

 

풍성한 식탁이 상상이 된다.

 

중국 청도 외진 아파트 단지내에서 발견한 화다 텃밭이 생각난다

절대 중국사람이나 조선족은 저런 짓 안할거라 장담을 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교미이 자식 따라 넘어와 심심풀이로 일궜는데 그게 하루 일과가 되었고

그 아파트 우리 교민들 죄다 따라 텃밭은 만드니 중국사람들 엄청 시러라 한다는 이야기가 불쑥

 

참 부지런한 우리나라 사람

 

 

 

 

 

어느새 앙상한 나무들이 아슬하게 남은 잎들을 달고 있다.

 

 

 

 

 

용지공원에 도착을 했다

바람이 휙~ 불었다

 

옷깃을 여미고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떠나지 않은 가을이 남았다.

 

 

 

 

 

도로변 은행나무 노란색이 한층 도드라져 보였다.

 

 

 

 

 

가을속으로 걷는 빨간 잠바 입은 사람이 들어가고 있다.

눈처럼 은행잎 날리던 날이였다

 

 

 

 

 

 

용지호수를 바라보는 나무의자에도 은행잎이 떨어지겠지.

 

 

 

 

 

파르르 잔물결을 만드는 용지호수에 가을이 빠졌다.

 

 

 

 

 

 

호수 전망이 좋은 저 건물도 가을속에 빠지고 있고...

 

 

 

 

 

 

저 멀리 정병산의 가을은 떨어졌다.

 

그 가을이 용지호수에 일렁인다.

 

1시간여 남은 가을에 푹 잠겼다온 아주 잠깐의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