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기차타고 봄 나들이 데이트 어때요? / 하동공원의 매화

하늘위땅 2012. 3. 18. 10:00

속았다.


하동공원에 홍매화가 활짝 피었다는 어느 님의 글에 혹해서 

봄마중 아니 그 속에 흠뻑 빠지고 싶다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는 기차표를 덜컥 예매를 했다.

버스로는 진주를 거쳐 하동으로 들어가야 하고 차비도 더 비싸고 시간도 더 걸리는 것 같고

기차의 소란스러움이 조금 꺼려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날 내내 흐린 하늘과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과연 갈 수 있을까 기상예보를 줄기차게 보게 만들었다.

자기전 밖을 보고 비 많이 오면 어쩌지 걱정하다 잠이 든 모양이다.

알람소리에 깨어 일단 나가보자고 준비를 한 뒤 사부작 걸어서 20여분 거리의 마산역엘 갔다.


하늘은 잔뜩 흐렸고 안개마저 자욱하게 낀 토요일

역전은 등산을 가는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였다


비 안오겠지.





매화가 향기를 맘껏 내놓고 있다.



8시 08분 마산역으로 기차가 들어온다



토요일이라 가족끼리 기차 여행을 하는 사람도 보이고

친구끼리 기차를 타는 사람도 있고

혼자서 내일로 티켓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젊은이도 있었다.






기차가 들어온다.

소풍에 대한 설레임이 살짝 스쳐지나간다.

그 설렘이 금방이다

아쉽다.







부산 부전역 출발 목포까지 가는 무궁화열차

지난 일요일 부산행 무궁화도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목포행 무궁화호도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북적.


여행을 하거나,

장에 들러 귀가를 하거나,

각자의 이유로 느린 무궁화 열차를 이용했겠지만

저리 세상 모르고 코를 고는 아저씨는 참 고단해뵌다.

울 아부지 생각을 나게 만드시네..






다행히 옆자리에 앉은 남자사람도 나처럼 책을 펼치고 조용히 가는 사람이 당첨이 되었다.

나란히 책을 펼치고 밖의 날씨엔 아랑곳없이 책속으로 빠졌다.

흔들리는 기차에서의 2시간의 독서

책 한권을 읽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닌가.


몰입의 경지에서 책을 읽어내고 고개를 드니 목적지 하동역이다





하동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길 따라 쭉 내려오니 하동시외버스터미널이 보였다.

어디로 가야하나 망설이다 얼핏 보였던 전망대 방향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하동시장을 들러 호박시루떡을 사고 조금 돌아서 걷다보니 하동경찰서

하동공원 입구를 찾아 빙둘러보니 학교 뒷쪽으로 전망대가 보여서 길을 잡아 걸었다.


비 온다던 일기예보는 뻥~ 이였다.

추울거라 생각하고 단단히 여미고 왔더니 완전 비닐하우스 속 토마토 꼴이 되었다.

땀이 줄줄 등을 타고 흘렀다.


오마이가뜨 요!!


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 가기전 삼거리에서 왼쪽 도로를 따라 가면 경찰서가 나오고

경찰서 옆 초등학교를 곁에 두고 빙돌아가면 공원 올라가는 입구가 보임.






완전 깊은 봄 느낌의 햇빛이 살짝 원망스러워 지려고 하는 찰나 코끝에 슬쩍 슬쩍 엥겨 붙는 향기에 정신이 번쩍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니 경사진 길 위쪽으로 보이는 하얀 꽃들이 눈으로 쏙 들어오는 것이다.


옴마야!! 매화다 그쟈!!


후다닥 

하이고 언제 땀을 흘렸노싶게 발통을 단 것처럼 내달렸다.






볕 좋은 곳에 활짝 핀 매화 향기가 끝내주는구나..

빗방울이 덜 말라서 또르르 굴러 떨어질기세다.






그래 뜨거운 봄 볕 너 용서하마

매화를 못 봤다면 너 용서 못했을 거야 바보야!!






기다렸던 벌도 향기에 취해 내리쬐는 햇빛도 무시하고 꿀 빨아 먹기에 여념이 없다

카메라 들이대는 것도 아랑곳없이 말이지 

반갑다 꿀벌아!






봄 날은 익어간다

꽃망울도 잘 여물어 움찔움찔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곧 터질 듯 한데..

그윽한 향기는 하늘빛과 완전 일체 혹은 합체

니가 하늘이냐

하늘이 너에게 내려왔냐..


선녀같구나








봄 볕아래 먼저 꽃을 피운 그대 이름은 뭐뇨?

봄 볕이 봄 볕이 아닐세

초여름 볕일세.

땀이 흠뻑 났구만 .








전망대에 오르니 하동읍내와 섬진강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길게 흐르는 섬진강의 에스라인이 예술이다.





저 강건너는 광양일까?

철길 앞 송림도 한눈에 쏙.






봄비를 머금은 그녀의 새초롬한 자태가 간지럽다.

섬진강을 보고 있는 넌 무슨 생각을 하니?


난 땀이 나서 얼굴이 엉망이 되어 그늘이 간절한데...




퐁퐁 톡톡 터지는 매화 피는 소리가 아주 왁자하다

톡톡!


날 좀 봐!!


그래그래 내가 봐줄께 ^^






비는 커녕..





뽁뽁뽁 꽃망울이 터졌다.






그.러.나...

진짜 매화는 아직 필 생각도 안하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속.았.다..라고 


조금 성질 급한 몇몇 나무에서만 꽃이 피고 있었고

대부분의 나무에선 작은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있었다.


다음주말  쯤이면 

피기 시작한 매화를 볼 수 있지 않나 싶은데.




만개한 홍매화는 아쉽게 못 봤다 ㅡ.ㅡ;;;

왜 이걸  못 봤지 엇다 정신을 팔고선.


공원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2시간은 걸릴 듯 싶은데 볕이 조금만 보드라웠더라면 찬찬히 둘러보았을 것을.

대책없이 땀 흘리고 송림으로 내려서고 말았네.


봄이 한창 무르익어 매화 피고 벚꽃 필 때 다시 와도 좋으리.

그, 그녀와 기차를 타고 데이트 코스로 넘 멋진 곳이다.

송림과 백사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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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 마산 (8:08)  -> 하동 (10:16)  6,700원  코레일http://www.korail.com

버스 : 마산 -> 진주(4,400원) -> 하동 (4,700원) 

       마산 시외버스 터미널http://www.masantr.com

       진주시외버스터미널http://www.jinjutermina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