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5월2일 아들에게 보낸 편지

하늘위땅 2012. 5. 2. 08:32

석아 너에게 편지를 써 놓고 여전히 맘이 헛헛하여 훈련소 사이트 게시판앞에서 서성인다
니 목소리 생각보다 밝아서 한결 기분이 나아졌구나


작은 이모가 엄마 맘 쓸쓸할까봐 막걸리랑 니가 좋아하는 지코바치킨을 시켜서
막걸리 한잔과 치킨을 먹었단다.


니가 있었다면 밥까지 비벼서 먹었을텐데 하면 마구마구 눈물이 났다.

널 멀리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어 그런지 엄마 내내 기분도 안나고
밥 맛도 없고 니가 있는 곳 하늘을 자주 쳐다보고
엄마가 좋아하는 드라마도 시시해서 일찍 자려고 눕는단다.

 

니 대신 사랑비 봐줘야하는데 것도 귀찮아서..

근석이가 윤아의 정체를 알고 헤어지자고 했다는 기사까지 봤는데..
니 책상 달력에 메모된 '제대하면 사랑비 다시 처음부터..' 라는 글
짠하게 엄마 맘을 후벼판다.

 

니 옷가지 받고 울음을 삼켰더니
니 편지 다시 읽으며 좀 울었다.

세상의 엄마들은 다 이렇다.


자식들은 엄마들의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늘 잊으면 안된다 알지..

휴가 자주 나와도 되니까 니가 할 수 있는 건 죄다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엄마가 잘 사용하는 말 알지
이왕 하는거 확실하게 배우고 확실하게 하자!

 

필승 김민석!
사랑한다 아들..

 

땀 많이 난다고 짜증 내지 말고
같은 훈련병끼리 잘 돕고 서로 다독이고 피해주지 말고
할말은 또박또박 잘하고
궁금하면 물어보고
안되면 될때까지 해보고
평소에 잘 하지 않던 것들이지만 잘 하리라 믿는다.

 

 

좋은 경험과 자기성찰의 기회를 아쉽게 허비하지 말기를 바라는 엄마가

보고싶아 아들


수료식때 꼭 가마

 

 

 

입소식 전 잔뜩 긴장한 아들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