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지리산 오르기 예행 연습삼아 오른 마산 무학산을 가로지르다

하늘위땅 2012. 6. 29. 14:51

지리산 갈까?

테레비를 켜서 날씨를 유심히 보았다.

구름만 잔뜩 이라고 표시를 했는데 진짜로 구름만?

지난번 뱀사골에서도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 잠깐 망설이다 다시 조금 더 잤다

8시경 허리가 아파 일어났다

여전히 하늘은 인상파..

 

확 다리미로 펴주고 싶은 날씨.

아니면 꼬집어서 눈물을 질질 흘리게 해주고픈 날씨.

이도저도 아닌 이런 날씨 참 시르다..

 

주섬주섬 배낭을 챙기고

간단하게 수박 몇조각과 매실액과 젤리를 한봉 챙겼다

우산과 휴대용 비옷과 따뜻한 물까지..

 

그냥 매고 나가는 거다.

지리산 대비 다리에 힘 올리기 혹은 예행연습.

 

꿈도 크셔..

혼자서는 엄두도 못내면서 예비 훈련을 엇따 쓸려고.

 

'준비를 해두면 꼭 같이 갈 사람이 나타날끼야 푸하하하'

 

 

 

대문을 밀고 나와 하늘을 올려다 보니 여전히 회색빛이다.

주렁주렁 달린 우리집 석류꽃이 안타깝다

가지가 부러질 것 같다.

 

8시40분 출발

 

 

 

 

 

 

 

 

 

무학산 위의 하늘 역시나 진한 회색빛

 

'소나기 등이 곤란하게는 하지 않겠지'

 

 

 

 

 

 

 

이름 모를 들꽃이 길 위에서 반겨주고 있으니 비 좀 맞으면 어떨까?

 

지리산 대비 훈련이니 단디 잘 갔다오자.

멀리 안가니 갔다왔다 하는 시간 빠지니 널널하게 가는 거야

 

 

집 뒤 산복도로를 가로질러 가파른 길을 올라 어릴적 추억이 떠오르는 그 봉화산까지 단숨에 올랐다

물론 숨은 턱까지 찼지

노란 바람막이 잠바가 아주 사우나복이다.

벗어 제꼈다.

반팔을 입고 오는 것이 아닌데 ...

시원한 날씨인데 땀이 비오듯

봉화산 오르는 10여분 사이 머리는 감은 듯 촉촉하니 땀이 뚝뚝 떨어진다.

 

'뭔 땀이 이따우 나는 것이야!'

 

완만한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10여분하니

완전 훈련코스다.

좋은 데..

 

 

 

 

 

처음 만나는 편백나무 숲에서 잠시 숨고르기..

나무 벤치에 드러누워 땀을 좀 말렸다.

 

땀 범벅이다.

 

'히야 내가 일케 허약체지이였나?'

 

넘 오래 쉬면 다리풀려 못 갈 것 같아 다시 배낭을 들쳐맨다

지리산 가려면 준비물도 많이 필요하고 배낭도 더 커야할낀데 과연 할수 있을까?

 

 

 

 

아~ 마산 내고향 마산

 

비구름이 어서 모여서 쫙쫙 비라도 내리소서..

한참을 구름이 노니는 광경을 보면서 비 비 비 이랬네

무학산을 비가 왔었나 흙이 덜 날렸다.

촉촉히 젖은 곳이 많더만.

 

 

 

 

 

정말 이쁘다 근데 이름을 모른다

처음 보는 꽃이다... 꽃이 이쁜가 사람이 이쁜가 ㅎㅎ

 

 

 

 

 

 

 

 

서마지기까지 두번의 나무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은 정!!!말 시른데..

 

다리가 뽕개질라했다

숨도 완전 막히고 땀도 줄줄줄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창피했다

히히히

 

 

 

 

 

저짝 중리에도 저 멀리 함안에도 회색 구름이 쫘~ 악 깔리기만 했구나.

과연 비가 되어 내릴까?

 

내 땀이 비가 되면 좋겠다

대파값도 넘 비싸고

고추도 넘 비싸고

무우도

마늘도

 

안비싼것이 없으니 정말 숨이 턱까지 찰 지경이다.

 

헉헉 거리며 365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을 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한적한 평일 낮

그래도 많은 이들이 산엘 올랐다

 

먼저온 여자 두 명도 열심히 정상을 찍고 있더니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바람이 덜 부는 쪽으로 피했다.

셀카질 열심히 해댔다.

 

이 재미에 들려 생전 등장하지도 않던 본인의 모습이 왕왕 뒷모습일지라도 나온다는 거 ...

자신감 충만 혹은 완전 놓음인가?

 

 

 

 

 

먼저오 두 여자분 저리로 가려나?

 

나두 처음으로 저리로 갈건데..

낮게 내린 구름이 능선을 스치고 밀려간다.

촉촉한 느낌이 뺨을 스친다

빗방울 한방울 느껴지면서 비가 오겠다 싶어 서둘러 만날재 방향으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건너편 보이는 730봉 찍고 안개약수 찍고 다시 내려와

개나리 동산이라고 이름이 붙은 테크 길을 경쾌하게 걸었다.

 

비가 오기는 하나?

어느새 밀려간 구름.

바보같은 구름!!

힘도 못쓰고 밀려가다닛!

 

 

 

 

 

개나리동산을 다시 밟고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학봉을 찍게 되었다

계획은 그것이 아니였는데

헉헉거리면 오르막을 또 오르고 보니

 

'오메 이 길이 아닐세 이정표가 없나?'

 

올라오는 어떤 남자사람에게 물었다

생전 물어본 적이 없이 발 가는데로 가는 사람이 ㅎ

 

알려준 길로 다시 잡아 돌아내려왔다

 

 

 

 

 

 

능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

적당히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여름에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올 여름 내내 무학산 오르락내리락 할까?

 

돝섬의 모양이 조금씩 변하는 것이 능선을 타고 잘 걷고 있기는 한 모양이다.

간간히 마주오는 남자사람들이 있다.

평일인데 똑 나같은 사람이 있는 모양일세..

 

노년의 아주머니 3분을 수선정사쪽으로 인도하고(?) 내 갈길을 쭉 걸었다.

 

 

 

대곡산 800미터라는 푯말을 본 지 한참인데 오르막 길 오르고  한참이 된 것 같은데 이정표가 없다

슬 아랫길로 접어 드니 히야~ 이런 끝내주는 전망대가 있었다.

 

 마산 앞바다의 모습을 담으려고 이리저리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하하

철봉에 디카를 놓고 찍었더니 멋진 사진이 나오는구나.

얼굴은 안보일지라도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괜찮으니....굿!

 

 

 

 

그리고 조금을 더 걸으니 바로 대곡산이다.

또 셀카질..

 

'야! 이런짓 안했잖니 오여사'

 

몰라 나도 왜 이런지..걍 찍자.

 

 

 

 

 

그리고는 내처 내리막이다

미끄리한 길

중간에 가로지른 나무

참 지루한 길이다.

 

지리산 하산길 같지 않나.

이 지루함을 극복하지 않으면 화엄사 등산로 하산길, 뱀사골 하산길에선 미쳐버릴지도 모르니까

꾹 참고 간다.

 

 

 

 

 

참으로 지리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시야가 조금씩 트인다.

 

'다왔나?'

 

사람들 소리도 들리고.

 

 

 

드디어 만날재 표지석이다..

조래 들어가면 대곡산을 찍고 무학산 정상으로 가는구나

눈으로 확인 했다.

 

슬 후덥지근한 날씨로 변신을 시도하는 마산하늘,,

 

수도물이 나오는 곳에서 대강 끈끈한 땀을 닦아내고

남은 수박과 따뜻한 물을 한껏 먹어준 뒤 흐느적흐느적 가파른 만날고개길을 내려왔다.

 

산복도로에서 262번을 타고 갈까 하다 언제 올지 몰라 그 아래 문화동까지 타박타박 걸어 내려왔다.

266번 순환버스를 요행스럽게 탈 수 있었다

 

집 뒤 무기개아파트 정류장에 내리면 코 앞이 집..

횡재한 기분이다..

 

 

 

 

 

8시 40분에 나섰던 우리집 입구에서 다시 1시14분에 찍었다..

산행시간은 넉넉잡아 4시간.

 

다음번엔 내서쪽으로 내려갈까?

아니면 내서에서 시루봉찍고 쌀재로 가볼까

 

이래저래 재 보는 시간도 참 조으다.

 

지리산아 기다려라 내가 갈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