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믿을 것이 못되는구나..
제주 배편예약 해놓고 날씨를 알아보니 비가 확실하게 내린다고 한다
(전화로도 확인함)
그럼 배가 안뜰수도 있고 비 때문에 차질이 생기겠다 싶어 부랴부랴 취소 넣고
어쩌나 이럼서 늦잠을 자려는 순간!
밖이 훤한기라.
'이기 뭔일이고 비 안오나'
아주 씨게 창을 열어 제끼니 비는 커녕 후덥지근한 바람이 훅 들이닥친다
'아뿔싸 망했다'
할수없다 지리산 대비 다리 힘 올리기나 하자고 아침도 먹지 않고 집을 나섰다
평범한 날 이른 오전
7시경
출근하는 사람들로 복작거릴 시간
난 가벼이 산쪽으로 간다네
하늘은 구름이 가릴듯 말 듯 진한 회색을 뭉개놓은 듯 흐리멍텅하게 해를 가리고 있다
덥다..
집밖을 나서니 바로 땀이 콧잔등에 맺힌다.
여름내내 다리빨 올려야쥐.. 지리산 간다
가자!
조금 이른가? 아직 애기들이 몇 안보이네
내는 6시30분이면 학교에 도착 혼자사 탱자탱자 교실에서 놀고 있을 시간인데..
수업이 몇시에 하는기고?
좀 더 일찍 서둘러 산아래쪽에 있는 운동기구에서 힘껏 몸 돌리고 오시는 어머님들도 보인다.
'아따 잠도 없으신 울 행님들이시네'
따박따박
여름용 신발이 삐딱거리며 발목을 제대로 못 잡는다
'비싸기만 하지 당췌 맘에 안드는 신발일세'
높은 아파트 위로 걸린 여름 해
구름에 갇히고 회색 벽에 걸렸다.
덥기는 하네
서원곡 산책길이 생겼다는 뉴스는 본 것 같은데 처음으로 걸어보는구나
이렇게 더운 날
서원곡 입구에서 땀을 한번 닦아내고 다시 걷기 시작
일찍 올라갔다 오시는 어르신들 많구나
하긴 해가 중천에 뜬 마냥 더운데 일찍일찍 움직여야지
관해정 앞 커다란 은행나무아래서 잠시 바람을 쐬고 보니
전을 펼치고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 한 분 포착
'어 여기서 장사가 될까?'
집에서 키운 야채들을 조금씩 놓고 팔고 있었다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면 살 뻔(?) 했다.
걍 스쳐지나 데크로드로 진입.
건너 찻길로 가면 발도 아프고 경사도 심해서 땀을 줄줄 흘리며 가야하는데 조으다..
데크로드
나무가 우거져 그늘도 있고 계속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솔솔 시원하기도 하고.
늘어진 가지가 그늘을 만들어 주니 시원하기도 하다
날씨가 장난아닌 것이 사진으로도 보이네요.
무학산 정상까지 2.4키로 약 1시간 쯤
오모! 그럴리가? 완전 깔꼬막이라 1시간30여분은 숨을 턱까지 차고 가야할 걸
안간다 이쪽으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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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빨리 걸을까하다 오늘은 천천히 오래 걷는 날로 정함.
그래서 천천히 걷고 있었던 중
데크로드 옆 작은 자투리 땅에 뭔가를 열심히 심고 있는 조선족 아주머니 한분
배고픈 건 참아도 궁금한 건 못참는 한사람 물어본다
"아주머니 뭐하세요 저거 뭐에요?"
"곰취 심고 있어요(북한말투로)"
'앗! 조선족인가보다 대단하네 지역주민들도 안하는 작업을 여기서'
"오맛 곰취요? 요기서 잘 자랄까요?"
"글쎄요 50% 양음달이 섞여야 좋다던데 여기선 어떨지 모르겠어요"
"씨를 뿌린 것 같지는 않은데.."
"강원도에서 인터넷으로 모종을 샀습네다"
아! 좋은 세상.
그 작은 텃밭에는 곰취외 대파와 돌미나리 혹은 고수가 자라고 있었다.
해가 잘 안드는 곳인데..
도시락까지 싸와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 방해 안되게 또 천천히 걷기로 변신
평일 오전인데 한창 일할 장년층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나처럼 쉬는 날이겠지'
그런데 제발 그냥 좀 지나가세요 아저씨들~~
계곡의 모양대로 데크를 잘 짰다
그늘속으로 혹은 그대로..
물만 시원스럽게 쫙쫙 흐른다면 이런 신선놀음은 없겠다 싶었다
더운 여름 산책길
혹은 색다른 데이트를 위한 연인들에게 걷기 좋은 데이크코스가 되지 않겠나 싶은데
특히 봄이나 가을에는 아주 멋질 것 같은 길이다.
비는 커녕..
말라버린 계곡이지만 물 웅덩이가 보이니 그나마 그림은 된다.
서원곡 입구 관해정에서 서원곡주차장까지 계곡을 따라 이어진 데크로드
괜찮다.
가파른 경사길도 없고 그늘도 있고 바람도 시원하고
볼거리도 있고 심심찮게 오르겠다.
울 신여사님도 모시고 오면 괜찮을 정도
(척추협착증으로 오래 걷지 못하는 할매 -신여사)
계곡을 가로지르는 데크로드에 서니 바람이 땀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아~ 조으다...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겠다.
다소 걸리는 것이야 건너편 장사하는 곳의 지저분한 모습이겠지만
...못 본척 좋은 풍경만 보고 걸으면 되는 것.
왜 이러심!
이런 놀이 이제 그만하삼..
뒤태가 그닥 아름답지도 않으심 ㅠㅠ
올라온 데크로드로 내려가는 건 넘 심심하니 내려오다 옆 무학산 둘레길로 살짝 빠져서
서학사도 둘러보고 아니면 내처 둘레길 걸어 앵지밭골까지 걷거나
아니면 더 길~ 게 걸어서 석전동 까지 둘레길 걸으면 한 두어시간 다리 힘 올리며 걷기에 좋은 코스 같다.
좀 길~ 게 걷고자 했으니 다른 약속이 잡히는 바람에 어중간하게 둘레길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한 두어시간 그 길에서 놀았다.
예쁜 가을날 다시 가보겠습니다.
* 이 데크로드가 교방천 아래까지 연결이 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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