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소규모 자영업자로 산다는 것은

하늘위땅 2012. 8. 17. 09:32

오랜만에 아시는 관장님 부부가 오셨다.

비도 오락가락

공기도 후덥지근

사람들은 지칠대로 지쳐 그냥 내처 누워 지내고 싶은 날 저녁에 오셨다.


서로간의 안부를 잠깐 나누고

사모가 좋아라하는 라면을 먹기 위해 전골을 주문하셨다.

참으로 달고 맛나게 드시는 모습이 어린 사람이 봐도 흐뭇하달까?


연달아 가족 손님들이 바깥날씨 만큼이나 훈훈하게 식사를 하시는 중에

냉장고에 있던 뼈를 주방으로 옮기는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어

뼈를 주방으로 들고 들어가는 모습을 관장사모가 보신것이다


"어~ 여긴 가져와서 파는 곳 아니였어요?"


"예 뭘 가져와서 팔아요?"


"다른데 가면 다 만든 거 들고 와서 녹여 팔던데..."


앞에 계시던 관장님


"무슨 소리고 이집은 직접 끊인다 몰랐나 ? 알면서.."


"몰랐지. 다 완성된 거 사와서 파는 줄 알았지 

 그래서 고기가 좀 틀렸구나 국물도 그렇고 

 직접 끊이는구나 젊은 사람들이 대단하네"






칭찬아닌 칭찬을 듣고 보니 꼭 칭찬만도 아니다

대형업소에서 조차 완제품을 끓여내는데 이리 작은 집은 당연하지 않냐는 생각이라는 건데..

다른 대부분의 손님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아예 입맛을 미리 생각이 원천봉쇄를 했다는 것!

아뿔싸!!

자주 생뼈를 작업하는 장면을 보여줘야하나 어쩌나 망설임이 생기는 순간이였다.

소규모 자영업자로 산다는 건 덤으로 너메 욕까지 얻어 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올 여름같이 힘든 시기는 또 없지 싶다

날씨 구질하지

습도 높지 팡팡 쪄 주시지

덩달아 원재료의 질이 불량스럽게 이를때 없지

작은 업소에서 콘트롤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부분이 너무 많아 이렇게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고민하는 몇달.


생뼈만 사용하는 줄 알면서 냉동뼈 녹여서 슬쩍 낑가 보내주는 육가공회사

품질이 자꾸만 낮아지는 양념류를 제공하는 방앗간

대량이 아니면 택배 배달이 불가하다는 우거지 업체들

조금씩 오르는 음료수, 술 값

상표는 그대로 제품은 안 그대로 인 쌀


너무 많은 것들이 압박을 해오니 이리저리 대처하기란 갈 수록 어렵고

매출 100%가 카드 사용이니 떨어지는 수수로만도 배꼽을 넘어서니

한숨을 쉬면서 나 굶어가면 이 짓을 해야하나 싶은 맘이 하루에도 열두번

게다가 쌩 트집을 잡는 손님들까지 폭탄 찜통을 날려주시면

당장 그만 두고 싶은 맘 뿐.


내 일을 한 다는 건

정말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많다는 것

그럼에도 웃어야 된다는 것

정작 내 인생은 없다는 뜻이다.


왜 했을까 이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