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휴가때 트레킹 한코스 추가를 한 곳이 주전골이였다.
늦은 오후에 도착을 하여 서둘러 계곡길 트레킹에 나섰는데 하늘은 수상하이 꾸물거리고 왕복 두어시간 걸린다는 정보에
대충 6시30분경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걸음에 불을 당겼다.
우산도 챙기고
약수 챙길 물통도 챙기고
막내동생의 징징거리는 소리 멀리하고 일단 출발.
잘 정리된 길이 걷기에 무리가 없다
작년 먼저 다녀온 동생은 슬리퍼 신고 갔다 물집 잡히고 길도 험하다고 언질을 했기에 운동화 야무지게 신고
길을 나섰다.
산책로처럼 잘 닦여진 길인데 어데 돌길이 있다는 말인지..
비 온뒤라 그런지 계곡 물 콸콸 시원하게 찬 바람까지 일으키면 흐르고 있고 축축한 숲의 공기가 신선하기까지.
꾸무리한 하늘이 무겁게 해바라기를 누르고 있다.
깨끗하고 맑은 물이 아주 시원하게 흐른다
이 물에 이불빨래 척척 빨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ㅎ
걷는 건 싫다는 동생둘이 저 앞에 먼저 걷고 걸음이 더딘 즈질체력 막내는 "다 올라갈끼가" 이럼서 계속 물어보고.
좁아지는 계곡
짙어지는 숲길
물살이 빨라서 흐르는 소리도 아주 시끄럽게 길을 덮고 있었다.
지리산과 다른 설악산의 모습
아~ 진짜진짜 좋다
뭐라 말할 수 없을만큼 온 몸이 다 곤두선 느낌이랄까?
그렇게 무섭게만 보이던 지리산의 커다란 바위가 이 곳에서는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건?
계곡 아래가 전부 한덩어리 암반 같다
말간 바위와 돌들이 귀엽기도 하고 앙증맞기도 하고 걷는 내내 눈길을 잡는다
지리산 계곡에서 느꼈던 약간의 공포감 혹은 두려움을 전혀 가질수가 없네.
독주암이라 이름 불여진 바위덩어리.
늘 단정한 색시 얼굴 같은 바위와 돌과 자갈들이 맑은 물에 노는 느낌이다.
물이 일으켜주는 바람이 가슴속으로 사정없이 파고 든다
깊은 호흡으로 축축한 공기를 한껏 들이켰다.
잠시 맑은 파란 하늘을 보여주시는 하늘님..
비도 잠시 멈추고 쉬지 않고 걷는 우리 이마에 땀이 어느새 맺혔다
"완전 오는 강행군인데"
오전부터 빡빡하게 잡아 돌릴 휴가 첫날 트레킹
지칠만도 한데 신이 났다. 마냥.
바위 덩어리를 비껴가는 데크길이 테레비젼 다큐프로그램 속으로 들어온 듯 재미나다.
바위산에 뿌리를 내린 나무,
풍덩 뛰어들고 싶은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
주전골이 이리 아름다웠나..
중간쯤에서 발견한 약수터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쇠맛나는 약수
빈혈에 좋다하여 좀 마셔보려고 했건만 비가 와서 그런가 물맛도 싱겁고 불순물이 넘 많아서
살짝 혀 끝만..
바위가 철분성분이 녹아 있는건지 빨갛다
그래서 물맛이..
내려 오는 사람들 얼추 다 내려온 것 같은데 우리는 아직도 올라가고 있다.
용소폭폭까지는 다녀와야 합니다.
이런 길도 지나게 되는데 막내는 다리 아프다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시끄! 걍 걸어 다왔어!"
"아~ 그 다왔다는 소리는 아직 많이 남았다는 거임?"
"몰라"
12선녀 폭포 가는 길과 갈림길에서 용소 폭포쪽으로 돌아오니 돈바위가 떠억하니 기다리고 있다
돈바위? 쌀바위?
여튼 차곡차곡 쌓여진 바위가 돈같다 해서 슥슥 만지면서 돈벼락은 아니지만 아숩지 않게 돌게 하소서 슬쩍
우리의 맘도 얹어 보았다.
그래서 주전골이라는 이름이...
드디어 용소폭포..
유난히 용이 들어간 이름이 많은 설악산이네.
용이 되려다 못 된 암놈이 바위가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용이 몸부림치는 듯한 모양이긴 하네..
용소 찍고 빨리 내려가지 않으면 해가 질 것이다는 막내동생의 응티에 호응을 하여 내려가는 길에 힘을 주면서
서둘렀다. 이미 해는 사라지고 빗방울마저 날리고 있으니 맘은 더 급해졌다.
발통을 단 듯 후다닥 2시간만에 주전골 입구에 도착을 한 우리 자매들 최고다!
휴가 첫날 빡쎈 트레킹 2시간짜리까지 완전 뻗고 말았다
피로회복제와 따뜻한 한방음료까지 마시고 8시경 비몽사몽의 지경에 돌입...
밤새 비내리고..
흘림골에서 내려오는 방법도 있네.
동서울터미널에서 오색오는 버스를 타고 흘림골에 하차를 해달라 하면 가능하다니 가을에 한번 도전을 해 봄직하다
가을의 주전골이 눈에 아른아른거린다.
계곡 트레킹 코스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등수를 매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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