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살아 숨쉬는 유일한 전통 마을 경주 양동마을에서(2)- 향단

하늘위땅 2012. 9. 21. 14:19

이용재님의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에서 글로 먼저 만났다.

그리고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에서 다시 만났다.

완전 뽕 갔다.

이용재님의 책 속에선 몽롱한 봄날 아지랭이 같았지만 김봉렬교수의 책을 읽고는 멈출수가 없었다.

그 미로를 들여다 보고 싶었고 헤집고 다니고 싶었고 그 곳에서 살았던 여인네들의 아픔을 알고 싶었다

딱 그러고 싶었다.


양동마을에 더 빨리 가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글로 읽은 향단은 제법 규모가 큰 고택이였기에 짐작만 하기엔 감질이 어찌나 나던지.

몇번을 읽고 또 읽고 

앞뒤 내력을 이해하려고 적고 또 적고 다시 읽고 

고시를 볼 것도 아닌데 아깝다 아깝다 하면서 공부를 했다


매번 갈때마다 껍데기만 보고 와선 갔다 왔는데 뭘 봤지 이러고 싶지 않아서

갈때마다 처음 가 본 곳처럼 느끼고 싶지 않아서 아주 열심히 책속으로 들어갔다.


양동마을 입구 관광안내소에 한장짜리 안내도를 참고 하여 관가정을 먼저 둘러보고 향단을 찾아 가는 길이

어찌나 멀던지.


살아 숨쉬는 유일한 전통마을 경주 양동마을 (1) - 관가정


잘못나가여 물봉동산쪽으로 오르다 왠지 아닌것 같아 다시 맨 아래쪽까지 내려와 지도를 보면서 바로 보이는데

멀게만 보이는 향단에 올랐다

지도에는 참으로 먼거리로 보였는데 실제는 아주 가까웠다.





일행들과 땀을 흘리며 코앞의 향단을 돌고 돌아 찾다니..

말 한마디 궁시렁거리지 않고 쫄쫄 따라오는 말 안통하는 일행들..


회재 이언적이 경상감사로 있을 때 모친의 병간호를 하도록 중종이 지어 준 집이다.

양동마을 입구에서  안강평야를 내려다보는 곳에 위치하고 건립당시엔 99칸이였는 지금은 51칸만 남았다고 한다

(1칸을 어떻게 세는지 다들 알고 있는 걸로 ~)


이용재의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중에서


동네 목수가 이언적을 찾았다.

"대감님 대지가 경사지라 집짓기가 어렵네요. 마을 아래로 내려 짓죠"


"시끄러 인마. 인문학적인 건축은 내다보이는 풍광이 종아야 하니라. 그냥 지어라."


"평면은  ㅁ자로 하면 되죠? 지가 ㅁ 자 전공이라"


"아, 참 달이 밝구나."


"알것습니다."


그래 향단의 평면은 '달 월(月)'자가 되고

유래가 없는 일


향단은 향기 가득한 제단이라는 뜻

이언적이 타지로 부임하면서 동생 이언괄에게 물려주었는데 그의 손자 이언관의 호가 향단



(이용재님의 글은 참으로 통쾌하다)







하늘에 구름은 하얀것이 맑도다

향기나는 집 향단은 자물쇠가 꽉 잠겨 있고 들여다 보려고 깨춤발로 담벼락을 넘어다 보지만 보여지는 건 답답이

행랑이 없어 달월자 한옥입구에 일자형으로 증축을 해서 용(用)자형으로 변함.





틈사이오 보이는 건 이렇고..아 궁금해







오호라 담벼락을 돌아 맴맴 좀 더 열린 작은문으로 보니 옆티만 보이누나.





하나둘 깨춤발로 뛰어 보니 보이나..

일행들은 내 행동에 깨알 같은 웃음꽃을 피우노니..

그래서 다들 더 궁금했나보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속을 볼 방법이 없네

이용재님의 블로그를 미리 봤더라면 방법을 알았을텐데..

안타까비..


정말 보고팠던 이 곳을 그냥 겉만 보고 가야하나..

눈물이 날 지경.


하늘은 저리 맑고 맑은데..





담만 보고 가야하나 정말..


누가 문 좀 열어주소!!

맘으론 고함을 열댓번 질렀다는 이야기가...전해집니다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스카이 심플하게 깨끗하지요 하하하 한국의 가을하늘이라는 겁니다"


" ........ 예"


"스카이 블루 예!"





맑은 가을 하늘이 향기나는 재단 향단으로 주르륵 떨어지누나.

하늘은 공활한데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구나


향단은 보물 제 412호

월성손씨 대 종가인 '관가정'이 같은 양동리에 세워지자 이에 외척의 입지를 마련하고자 세웠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있는 향단


아 그 향기를 어찌 내겐 허락하지 않는게요 그대!!




돌리는 발걸음 말라가는 연밭 앞에서 다시 또 멈추었네.



행랑지붕 너머로 사랑채에서 풍광을 즐길수 있다는 걸 확인도 못했는데

서백당에서 만난 동네 열쇠를 쥐고 있는 아저씨께 물었다


"향단은 볼 수 없어예? 관가정도 못 보게 닫았던데요?"


"향단은 못 보지예. 관가정은 오후에 얼라들 체험학습 하면 엽니더"


"볼라쿠몬 우쨰야 되예?"


"VIP들하고 와야 볼 수 있심다.."


"아..........ㅡ.ㅡ;; 그래예"


외국일행들에겐 암만 안했다.
목 마르다 ㅡ.ㅡ;;;;



손소가 지은 서백당에서 이언적은 출생했다

외삼촌의 가르침을 받았다

1514년 문과에 급제했다

중종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자네 본관이 어딘가?”

“여강이옵니다.”

여강은 지금의 여주죠.

“이름은 뭔가?”

“나아갈 적迪이옵니다.”

“언彦자 하나 더 붙여라. 선비의 길로 나가게.”

“광영이옵니다, 전하.”

“아빠, 왜 왕을 전하殿下라고 하는 거야?”

“가장 권위 있는 건물 아래 있는 사람이라.”

그래 이언적이 되고.


[출처] 양동마을 향단|작성자 이용재




평면도를 보면서 담 밖에서 본 향단 건물을 끼워 맞춰 상상해 보는 수밖에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leecorb/120127734905 이용재님의 블로그에서

향단 내부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leecorb/120127734905  향단 안채 마당에서 본 하늘

이것이 진정 보고 싶었더랬습니다.



양동마을 야무지게 둘러보기.

꼭 보시고 가셔요




양동마을 탐방코스 

1코스(하촌) :안락정→이향정→강학당→심수정(20분 소요) 

2코스(물봉골) :무첨당→대성헌→물봉고개→물봉동산→영귀정→설천정사(1시간 소요) 

3코스(수졸당) :경산서당→육위정→내곡동산→수졸당→양졸정(30분 소요) 

4코스(내곡) :근암고택→상춘헌→사호당→서백당→낙선당→창은정사→내곡정(1시간 소요) 

5코스(두곡) :두곡고택→영당→동호정(30분 소요) 

6코스(향단) :정충비각→향단→관가정→수운정(1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