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주전골 단풍에 실망하고 피아골에 실망하고 겨우 영주 부석사 단풍에 맘이 풀렸다.
가을 단풍이 뭐라고 그것에 맘 상할 것까지야 있겠어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시간내고 경비 들여 간 구경거리가 별로라면
기분은 당근 꽝 ! 이 아닐까요?
가을바람 난 사람도 아님서 봄이면 꽃구경 여름이면 계곡 찾아 가을이면 단풍 놀이 착착 순서가 정해져 있구나.
신문기사에 색이 이쁜 단풍으로 다시금 오라하니 쉬는 날 맞춰 가기로 했다.
버스시간 알아보고 경로 확인하고 딱 3~4 시간 걷다 오자 출발을 했다.
진주행 첫 버스 6시10분
차안 넘 춥다
좀 얇게 입고 나선 길 오돌오돌 사시나무 떨 듯 떨며 진주 도착
다시 함양행 7시버스 오름 이 버스는 완전 고물 아예 히터는 가동조차 안함
완전 얼어붙고 말았음
다행스럽게 차창으로 아침해가 들어와 살폿 몸이 녹을려는 시점 함양 도착
함양지리산고속 버스로 백무동까지
백발의 기사님 멋지시네 아직 젊으신 분인데...조근조근 차분하니 말씀도 잘 하시고 추운 줄 모르고 초겨울 분위기 물씬
풍기는 백무동 주차장에 당도했다.
우리팀만 종점에 하차하니 먼저 온 자가용 등산객들 몸 풀고 계시네
"으 춥다 완전 겨울인데"
준비한 여벌 옷을 겹겹이 껴입고 출발.
뽈때기 때리는 바람이 한겨울이고나.
하늘은 그지없이 맑으나 겨울 칼날같이 찬 느낌이 돈다
색 바랜 단풍이 허허롭다.
지도를 달달 외운 듯 했지만 실제 길 위에 서니 방향 감각이 무뎌져 일루가나 절루가나 우왕좌왕
이른 오전부터 여인네들 웃음이 한신계속에 퍼진다.
왼쪽으로 가면 능선타고 장터목가는 길
오른쪽은 한신계곡 타고 세석가는 길
오른쪽으로 방향 잡고 발랄하게 걷는다.
신문에 난 단풍 사진은 도대체 어디서 찍은거야.
응달은 완전 춥다
그나마 해가 보이는 곳은 약간의 온기로 온 몸을 편다.
말라서 다 떨어진 단풍 낙엽들
얼마전 내린 비 때문인지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없다.
그냥 바랜 빛 단풍
이것이 정말 제대로라면 얼마나 이쁠까
신문에 난 사진은 증~~ 말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아침 햇살이 뻗친다
아~ 따스해
계곡의 물소리 얼음처럼 온 몸을 덮치는데 색이 곱진 않아도 단풍에 와~ 절로 탄성을 지르는 여인네들
즈~ 질 디카의 한계다
눈은 즐거우나 디카속 사진은 괴롭다.
겨우 떨어진 단풍에서 본연의 가을 색을 발견했다.
가내소 폭포까지만 가리라 했는데
"딱 3시간만 오르자 12시30분까지 가보자"
의기투합
단풍이 없는 길을 내처 오른다
오르락내리락 그리 감이 없는 길을 오르고 내리고 쭉쭉
폭폭지나고 다리 건너고 나무테크 지나고 바위길 지나고 하늘한번 올려다 보고 구름 한점 없는 늦가을이 지나고 있다.
폭포 이름이 없던데 이것이 마지막 폭포인 듯..
여기까지 오는데 죄다 내려오는 사람들이다
운제 올라갔다 내려오는 거지?
배낭이 커다란 것을 보니 산위에서 잔 사람들인가보다
완전 부럽다
서로간에 나누는 인사
"반갑습니다"
"고생하세요"
아는 사람 아님에도 정겹다.
우리를 앞질러 쌩 걸어가버리는 이 총각
배낭이 묵직하니 1박이상은 산위에서 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했다.
뒤따라 가려다 죽는 줄 알았다]
축지법 쓰나?
넘 힘들게 따라붙으려다 땀이 좀 났다
어느새 겹겹이 입었던 옷 하나둘 벗는다
좀 얇게 복장을 갖추니 숨이 막힐 듯 한 돌너덜길이다
세석 대피소 1.5키로 앞두고 오르막 돌 너덜길이 힘들다는 사전 정보 파악을 했기에 안 오른다는 심정으로 걸었다
딱 그앞에서 11시30분을 넘기고 있었다
12시 30분까지 오르자는 약속과 그다지 힘들줄 모르고 왔기에 다들 올라보자 고고고!!
아이고야 이런 오르막길이다
한발 오르고 쉬고
두발 오르고 퍼지고
근 1시간에 걸쳐 이 가까운(?) 길을 올랐다.
땀도 은근히 날 듯 말 듯 얼굴만 진득하게 적신다.
왠지 가뿐한 다리가 이상타.
무릎에 테이핑 하나 붙였을 뿐인데..
다들 힘들다 소리 안한다
오기가 생긴 모양일세.
보일 듯 말 듯 하늘을 보고 넘으면 또 돌 길
또 계단
완전 퍼질즈음 드디어 도착했다
그렇게도 궁금했던 세석대피소
한꺼번에 소리를 캬~ 지르는 여인네들
"야 우리가 세상에 세석에 왔다 이건 정말 자랑할 만한 일이다 "
"그래 자랑하자 지리산 세석에 왔다~~"
우리는 완전 기쁨에 들떴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등산객들은 모르리..
이런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워 만 했는지 모를것이다...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사람들은.
라면 냄새 밥 냄새 아주 자극적으로 배를 소리나게 했지만 우리의 배낭은 거의 비어 있는 수준이라 침만 꼴깍 삼키고
간편한 행동식으로 만족을 했다
이러저리 치다보는라 .. 그것이 더 즐거웠다.
거림쪽으로 내려가 볼까하는 맘이 있었는데 버스 시간이 한참 뒤라 원점회귀를 하기로 하고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다.
"거림쪽은 길어 어때요?"
"산책길 수준이라 백무동가는 것보타 쉬울겁니다"
길이 쉽다니 버스시간이 넘 뒤에 있어 안되겠다 그랬는데
아뿔싸 잘못된 선택임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세석대피소에 붙은 버스 시간표
백무동에선 버스가 좀 더 많으므로 다시 백무동으로 가기 전 인증 샷
저 분홍 잠바 완전 즈~~ 질 다시는 안입는다
고어텍스가 좋긴 하네
올라갈때 3시간 30분 정도
내려올때 3시간
옴마야 내려오는 길이 더 어렵고 힘들었다
다리는 풀리고 무릎은 아프고
끝까지 돌을 밟고 내려오려니 완전 죽을 맛
올라갈땐 몰랐는데 죄다 돌이다 돌
화엄사 하산 길 악목이 되살아 나는 듯..
오르기 쉬운 길 내려오기 힘든 길 한신계곡 길
가도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길
파김치 직전 겨우 4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아침에 타고 들어온 버스 백발의 기사님 당첨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그냥 뻗었다.
내려오면서 보니 나름 한신계곡의 단풍이 이쁘긴 했다
무릎 연골이 아프지만 않았다면
"야! 우리 차 가지고 왔더라면 오늘 집에 가기는 글렀겠제 하이고야 다리가 이래서 원"
진주까지 어찌 왔는지 모르고 다시 마산까지 어찌 왔는지 모르게 골아 떨어졌다
단풍구경 갔다 등산까지 하고 보니 슬금 지리산이 궁금해졌다
세석도 봤고 그담은....흐흐흐
어리석은 사람이 들어가 살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곳 지리산..
드디어 지혜로운 사람에 한발 다가가다..
'★오여사의 제3의 활동 > 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회 남해 바래길 소풍- 앵강다숲길 다시 만나다 / 두곡에서 가천까지 (0) | 2012.11.12 |
---|---|
지리산 둘레길 위에서 나를 찾다 - 지리산 둘레길 4구간 금계 동강 (0) | 2012.11.08 |
잡았다 가을 부석사 가는 길에서 (0) | 2012.10.24 |
한국 음식 관광 축제 / 전주 국제 발효식품 엑스포 (0) | 2012.10.19 |
전주 비빕밤 축제 중인 전주 한옥마을의 가을 (0) | 2012.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