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구산면 심리 원전마을 벌바위 둘레길 조성 완료 재빨리 걷고 오다

하늘위땅 2012. 11. 29. 11:00

갑자기 기온 뚝 떨어졌습니다.

올 가을은 도보여행을 많이 못해서 내내 아쉬워 

자꾸 지나간 가을을 못 보내고 잡고만 있었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란 놈은 매몰차고 단호합니다.

돌아보지 못하게 얼음까지 꽁꽁 얼려놓고 

꽁지빠지게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우리지역에 새로 생긴 둘레길 정보를 알려줘서 

이노무 호기심 발동으로 쉬는 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벌바위 둘레길.

심리 원전마을 뒷산을 돌아오는 길이라고 하는데 비치로도의 실망을 다시금 느끼지나 않을까 걱정을 합니다.

버스 몇번을 타고 가야하는지 시간은 얼마나 잡아 먹는지 어디로 돌아서 어떻게 귀가하는 지 계획을 세웁니다.


심리...

고등학교 다닐때 친구 집이 심리여서 딱 한번 여름방학때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돌고 돌아 놀러갔던 기억이

있는 그 동네입니다. 그 여름 심리가 종점이였던 그 버스는 만원이였고 좁은 2차선 길을 아슬아슬하게 돌아가는 버스는

멀미를 저절로 나게 만들었지만 그 시절엔 어디 놀러간다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이여서 버스타고 가는 친구 집 방문마저도

아주 흥분을 하게 만들었고 설레였던 것 같아요

비록 하룻밤이였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걸 보면 혼자서 갔던 그 짧은 여행의 여운이 지금에 이른것 같습니다.


마산역 출발 62번 버스를 타기 위해 어시장앞에서 9시 30분경 서 있으니 9시15분경 출발한 버스가 도착을 하였네요.

쪼르륵 달려가 버스에 오르니 거의 만석입니다.

일찍 어시장에 왔다 들어가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배낭 둘러 메고 놀러가는 분위기 내려니 미안하기도 하네요


전날 너무 추워 단단히 챙겨 입고 나섰더니 뜨뜻한 버스안에서 졸음이 몰려와 종점이니 맘 놓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졸아봅니다. 

꽤 긴 버스여행이였습니다. 1시간10분후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 빙빙 둘러둘러 돌아돌아 종점에 도착을 했습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폭삭하게 깔린 벌바위 둘레길입니다.

따뜻한 햇빛이 겉옷을 벗게 만드네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엄청 길어 보이지만 4키로 안쪽 약 1시간 내외의 짧지도 않은 길입니다.






잡힐 듯 가까이 섬이 있네요

바다가 아니라 호수 같습니다 

잔잔하지만 맑고 찰랑거리는 물

등대가 없었다면 바다인 줄 모르겠네요.


어구손질에 바쁜 주민들 눈을 피해 잠시 주변을 서성였답니다.

생전 처음 와보는 곳이니까





입구 발견.

버스 내리니 바로 눈에 띄는 둘레길 표지판 반갑습니다

두리번두리번 거릴 필요도 없고 바로 즉시 길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애 써주신 많으 분들의 수고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면 걷기 시작합니다.




바다바람도 맞고 잘 자라고 있는 배추랑 무우로 맛있는 침 고이는 김장 담고 싶네요

아줌마라는 어쩔수 없네요.. 머리속은 어느새 잘 절여진 배추도 변신 히히

그 옆에 겨울초가 파릇파릇 올라오고 있습니다

겉절이 무쳐 먹으면 정말 맛나겠죠






널찍한 어촌 마을이 아주 빤딱한 동네로 변했고 널찍하게 만들어진 주차장이 한눈에 확 들어오네요.

오래된 어촌마을 풍경은 없지만 잔잔한 바다 가까운 작은 섬 등대가 있으니 그림은 됩니다.





동네를 가로질러 산쪽으로 오르니 둘레길 입구가 나타납니다

포장기를 따라 넘어가면 심리쪽이 나오나요?





시작부터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네요

손질한 흔적이 보이네요

잘린 나무들 잘린 가지들.

박아 놓은 나무 계단





원빈의 신발이 오늘도 함께 합니다. 

OK! GO! K2!!! 와우!!


걷기 좋은 산길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줍니다

사뭇 기대되는 길입니다.




초입부터 헉헉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의 땀을 흘리고 도착했습니다.

벌바위라고 하네요

벌바위라.

천지개벽 때 원전마을 뒷산에 있는 바위에 벌 한 마리 앉을 공간만 남기고 모든 마을이 물에 잠겼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답니다


바위가 벌 모양인가 했더니 아니군요

벌이 앉았던 바위라니...




이 벌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아주 일품입니다.

일출 명소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진해만이 한눈에 확!


미륵산 올라가서 남해바다의 전망이 굉장히 부러웠는데 이곳의 전망도 보는 맛이 꽤 쏠쏠하네요







잔잔한 바다에 무엇을 양식하고 있을까요?

전 압니다...

포말을 일어키면 달려가는 저 배는 바쁩니다

양식장에서 자라는 그 무엇은 더딥니다.

어부의 맘도 바쁠텐데...




그런데 저 산꼭대기에 있는 건물은 뭘까요?

도.대.체.. 산꼭대기에 있는 저것은..





벌바위를 아쉽게 뒤로하고 천둥산을 향해 다시 걷습니다.

낙엽 밟은 소리가 들리느냐 구르몽!!





걷기 좋은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지만 힘들지는 않습니다

이런 길이 너무 좋네요

사람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서 더더더더욱



낙엽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멀어졌다

생각속으로 풍덩 빠졌다 나왔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하게 되네요






중간중간에 새로 만들어 둔 쉼터가 반갑습니다

아무도 앉지 않았을 새 나무의자에 찜을 했는데 누가 가서 앉을지 일빠는 저라는 사실을 아십시요





길 잃을 일은 없겠지만 분홍 리봉이 길 안내를 착실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천둥산을 돌아 내려오는 길은 폭삭한 오솔길입니다.

천천히 사색에 잠기며 내려오기 좋은 길이기도 하네요.

평일이고 아직은 덜 알려져 정말 조용해서 참으로 좋습니다.

낙엽에 밟히는 소리가 자박자박 들리고 남은 단풍이 쪼르륵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도 좋구요


생각에 잠겨서 걷다보니 어느새 원전마을에 도착을 했네요






가까운 바다에서 배 낚시를 하는 두 남자.

잔잔한 인생에 쪽배를 타고 삶을 낚시질 하는 사람들 같네요


얼마전 본 웹튠 '신과 함께 '가 생각나게 하네요





마산 앞바다 바다물은 썩었다 싶었는데 이곳 원전의 바다는 맑네요

냄새도 없고.

이리 가까운 곳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발이라도 풍덩 담구고 싶을만큼...


그래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군요.




돌아가는 차편을 알아보니 좀 어중간하게 되어버렸습니다

11시40분 버스를 아쉽게 놓치고 한시간 뒤 올 버스를 그냥 서성이며 기다리자니 시간이 아깝고 짧은 걷기가 부족도 했고

버스 나올 시간까지 걸어서 나가볼까 하다가 그냥 걸어봅니다.

바다를 끼고 어디까지 걸을수 있을까요?





저 골짝이 심리마을이니 저기까지 걸어가기로 맘과 합의를 봅니다.

차들도 많지 않아 걷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맑은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라 찬 바람이 상쾌하기까지 하네요




저 멀리 마창대교도 보입니다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도 바다 걷는 길 이어 만들면 좋겠습니다

동해 해파랑길 처럼 말입니다.


이 아름다운 길을 걸어봐야 알지요





고등학교 친했던 친구 정 아무개(아! 이름이 생각이 안납니다 친구야 미안하다)가 태어나고 살았던 심리가 보입니다.





청둥골에 도착을 하니 원전에서 버스가 막 출발을 한 12시 40분

이곳 바람은 꽤 찹찹합니다.

머리가 완전 다 엉퀴고 난리부르스를 치네요

뽈때기도 얼얼하고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 했는데...


62번 버스 친절한 기사님의 인사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