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해'
그래서 하룻밤이라도 그냥 쉬고 싶었는데 공짜로 선물 받은 숙박권 이용 해운대에서 짧은 힐링(되었나안되었나 몰러)의 밤을 보내고
인제 나가시오 하는 시간까지 밍기적거리다 나오니 다시 또 들어가 부딪혀야 할 일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날 까지는 시간이 있지 않나 싶어 해운대에서 버스를 타고 가까운 절집이라도 다녀오자고 나섰답니다.
요즘 관광지는 철이 없군요 같은 곳으로 가는 관광객들이 꽤 많이 버스를 기다리고 섰더라구요
해운대 1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181번 버스를 타고 들어갑니다.
서울서 내려온 부부 한팀, 여자친구들 한팀, 혼자 여행하는 사람 두세명, 또 혼자 여행하는 남자사람 두명.
평일임에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버스는 만원사례 서서 용궁사까지 가야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니 바깥 구경하면서
스쳐지나가는 풍경속에맘을 맡기고 서서 흔들려봅니다.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과 함께 10여분 걸어서 용궁사에 도착을 합니다
역시나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수능 전날이여서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들 수능칠 때 두어번 기도하러 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아시는 분이 집에서 동쪽으로 있는 절에 가서 기도를 드려보시라 해서 그말을 믿고 부모 마음에 이곳까지 왔었던 몇년전이
새삼 떠오릅니다.
법당에선 수능 기원 법회가 열리고 있었고 관음상 앞에서 기도하시는 저 보살님은 무슨 기도를 하셨을까요?
가볍게 선 채로 합장하고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총총 돌아서 나오는데 자꾸 뒤를 쏘아보는 듯한 느낌이 내내 들었답니다
'죄송합니다. 휙 왔다 내 말만 하고 가서 부처님 ㅡ.ㅡ;;;'
용궁사만 들렀다 돌아가려고 했는데 내 두 다리는 자꾸 엉뚱한 곳으로 향합니다
"야! 다리 어딜가자고. 오늘은 걸으러 온 길이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에라이 걷고 보자"
용궁사 입구에서 솔밭 산책길로 살짝 오르니 바로 갈맷길로 이어집니다.
절 뒷편으로 길이 자~ 알 닦여 있네요.
바람이 신나게 불어대는 쌀쌀한 날 걷습니다.
해안길다운 모습입니다.
바다가 보이고 억새가 바람에 날리고 갈맷길위에 선 한 사람도 바람에 휘청합니다.
맘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다리! 니 고생 쫌 해라이"
암말 없는 내 두다리
걸을수록 굵어지는 종아리가 미안합니다
살짝 일상의 자잘한 걱정거리들이 돌아왔다 다시 나가버리는 이 상쾌한 느낌을 어찌 놓겠습니까
바람은 불어 머리카락 엉클어지게 해도 좋습니다
콧노래 절로 나옵니다.
이 순간의 행복 무엇과도 바꿀수 없습니다.
이 구간중 해동 용궁사에서 송정해수욕장까지 걷습니다.
1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지만 해안길의 백미를 즐길수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등대는 어딜까요?
바다위로 뽀사지는 햇살이 따사롭게만 보이지만 사실은 바람이 엄청 불었던 날이였습니다.
날려갈 정도 바다 똥바람이 쎄게 불었답니다.
바다를 끼고 도는 길이 아름다워요.
억새가 거칠게 바람에 흔들리지만 괜찮아요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주오는 사람 때문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소나무 숲길을 잠깐 울퉁불퉁 걸으니 시야가 확 트입니다.
저~ 어기가 송정일까요?
경치가 아주 끝내줍니다.
가을 하늘이 바다색과 같아졌네요
부서지는 햇빛만 아니면 말입니다.
파란 하늘에 콕 박히고 싶은 억새가 쑥쑥 하늘로 날으고 있습니다.
저 끝에 앉은 사람은 무슨 생각이 저리 많을까요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그냥 저 시간을 즐기고 있을까요
멀리서 보니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바람이 무척 강한데...
억새가 핀 이 길을 유유자적 걷다가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공사가 한창이라 길이 없어져서 10여분 우왕좌왕 어디루 갈지 헤맸습니다.
그냥 바다를 끼고 공사현장을 가로질러 가면 되는 것이였는데 출입금지 라는 글 때문에 돌아서 갈 길이 있나 한참을 뒤졌네요.
넘 모범적이어도 몸이 고생하는군요.
이리 공사현장을 질러 가면 됩니다.
여자사람 4명이 마실삼아 갈맷길 걷고 있네요.
해운대에서 출발을 한 모양입니다
(대화를 들어보니)
공수리 포구입니다.
이 동네는 바람이 잔잔하네요.
뚜벅뚜벅 걷는 걸음에 힘이 쫘악 빠집니다.
마을을 빙 돌아 갑니다.
바다를 옆에 두고 마을을 빙 돌아가니 갈맷길 이라는 푯말이 반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런 표식도 길 잃지 말라고 잘 찍혀 있네요.
동네 사람들 쳐다보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두번 다닌것도 아니니 그냥 무시하고 걷기에 열중을 하면 됩니다.
공수포구를 넘어 오니 저짝으로 죽도 공원이 보입니다.
찰랑찰랑~~ 찰랑이네 바다가...
내 인생의 길잡이 등대는 어디로 갔을까?
잔잔한 삶을 살 순 없을까 파도 없이 사는 사람도 있을텐데 좀 잔잔해지고 싶다 등대야!!! 등대야!!
등대 왈
'지도 괴로워요 다리도 아프고 쉴수도 없고 잔잔하기만 하면 지도 쉴텐데 ..아이고 다리야'
각자의 형편이 있습니다.
각자의 형편에 맞게 대처를 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 삶입니다.
그리 말해주네요 등대가.
걷다가 미추어가는 건가요 하하하
온 세상이 다 친구가 되는 여행입니다.
죽도공원에 살짝 올라 봅니다.
해운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송정해수욕장입니다.
바다물은 여전히 맑네요.
큰 도시에서 이런 해수욕장을 끼고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마산에도 해수욕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고 물이 깨끗하지 못해 해수욕장으로는 도저히..
한낮이 지나니 바람도 잦아 들고 제법 땀이 나기 시작하려는데 목적지에 도착을 하고 말았습니다
송정에서 해운대까지는 지난 가을에 기차를 타고 와서 걸었기에 송정까지만.
짧은 시간이였지만 산책삼아 걷기에 아주 좋습니다.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은 대체로 다 맘에 들고 몰입이 잘되는것 같습니다.
시야확보도 잘 되고 풍경도 좋고 시원하고 남해 바래길도 그렇고 제주 올레길도 그렇고.
송정에서 다시 181번 버스를 타고 해운대까지 갔다 창원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다시 또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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