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제주는 노란 유채가 만발을 하여 한라산 눈과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루며
봄을 맞고 있다는 소식에 들떠버린 내 맘은 바다 건너 제주에 있건만 붙박이 몸은
맘 떠난 빈껍데기 부여 안고 슬퍼하는데...
마음따라 가지 못한 몸이 드디어 슬쩍 움찍거리기 시작하려나 봅니다.
춥다고 아래 위로 입고 겨우내 꿈쩍도 않고 방구들 씨름을 하더니
몸 떠난 맘이 미운건지 올까 말까 애태우는 봄이 미운건지
기지개 활짝 펴고 나가볼까 어슬렁 목표를 정합니다.
첫 봄 마중 간 곳은 바로바로 보물섬 남해의 진짜 보물 남해 바래길이였답니다.
바래길 4번째 구간인 섬노래길 ( 천하마을에서 미조항을 거쳐 송정해수욕장으로 돌아오는) 에서 였지요.
발바닥 불이 나는 줄 알았던 그 길을 시러라 하는 분들도 가끔 계셨는데 어쩔수 없음을 알고 나면
또 그대로 걸을만한 길이지요 섬노래길..
두번째 보물섬 남해에서 봄 마중을 한 곳은 남해 바래길 첫번째 구간인 다랭이지겟질 중에서
사촌해수욕장에서 가천다랭이마을까지 였답니다.
남해 바래길 사무국장을 하셨다가 운영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 문찬일(남해 미담 한정식 운영)이
매주 월요일 바래길 걷기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딱 쉬는 날과 맞아서 한번은 동행을 해드리면 좋겠다 싶어
득달같이 사랑하는 보물섬 남해로 달렸지요.
쌀쌀한 바람이 다소 걱정을 주기도 했지만 바다를 보면서 옛 사람들이 지나다녔던 길을 걷는다는 설렘은
그깟 추위쯤이야 콧방귀를 끼게 합니다.
남해군청 앞 미담한정식앞에서 문찬일선생님을 만나서 월요걷기 두번째 장소인 사촌마을로 향했습니다.
오후 2시경 출발을 하는지라 서둘러 걷지 않으면 마산으로 넘어오는 막차를 놓칠수도 있겠다 싶으니
맘이 조금 바빠졌습니다. 넉넉하게 잡고 걷겠지만 계획처럼 딱 맞아 떨어질수가 있을지..
재작년 갓 생긴 바래길 1구간을 걸을때의 그 놀라움, 새로움, 반가움 그리고 안도감과 함께 한 감사함이
뭉글뭉글 떠올라 남다른 감회에 젖어 듭니다.
이 마을도 정말 깜짝 놀랐던 곳이였지요. 바다를 그다지 좋아라 하는 편이 아니어서 즐겨 찾지 않았기에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 이렇게 바다를 끼고 길을 걷는 다는 것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는데
남해 바래길을 걷고는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지고 다시 또 오고 싶다는 다음을 기약하는 맘까지
먹게 되었지요. 그래서 내내 남해 남해 노래를 부르고 그리워했던 것 같습니다.
이쁜 색 바다를 조용하게 안고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
참으로 따뜻해 보입니다.
옹기종기 집들이 조용하게 오고 가는이 말없이 반겨주는 것 같습니다.
낯설지 않음이 참 좋습니다.
사촌 마을을 뒤로 하고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 오면 시야가 훤해지면서 그림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아른아른 아지랭이 일까요 눈이 부셔서 똑바로 쳐다 보질 못하겠습니다.
남해 아름다움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면서 문선생님과 걷습니다.
남해 사랑 일등 우리 문찬일 선생님께서도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계시네요.
허접한 저의 디카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좀 괜찮은 디카를 장만할 때가 되었는데 아~ 여전히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 녀석때문에..
오후 해가 살짝 마을 당산나무에 걸렸습니다.
늦은 오후에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가 살짝 맘에 걸렸지만 앙상한 느티나무 잔가지에 걸린
해를 잡아 두고 싶은 맘 굴뚝같습니다.
벌써 마늘의 초록이 이렇게 짙어졌습니다.
노란 황토밭위의 초록 마늘 잎이 참 잘 어울리지 않나요. 이것이 바로 남해입니다.
둥그런 곡선의 언덕과 노란 황토밭 시금치 혹은 마늘이 바로 남해인 것입니다.
처음 남해 바다길을 차를 타고 다녀갔을때 나즈막하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능선들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되살아 납니다. 육지 그것도 마산에서만 오랫동안 살아온 저에게 나즈막한 능선의 곡선이 주는 느낌이 굉장했거던요.
알프스 어느 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남해가 좋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느꼈던 새로운 놀라움이 남아서 그리워했었는지도 모를일입니다.
옅은 바다색과 노란 황토 밭...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
오후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발걸음은 자꾸 더디게 갑니다.
선구몽돌마을로 내려가는데 동네 어르신이 밭으로 올라가시네요.
저녁 반찬거리 준비하러 가시는 모양입니다.
인사를 하니 혼자 온 줄 알고 걱정을 하시네요
우리 어머니들은 이렇게 정이 많으십니다. 하하
뒤따라 오시던 선생님들이 왜 안오실까요?
동네 어무이들이 걱정을 하시는구만 ㅋ
사부작사부작 걸어서 선구 몽돌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걸어서 온 것인지 날아서 온 것인지 발이 땅에 닿은 기억이 통 없습니다.
몽돌해변에 다들 주저앉아 또 이야기 삼매경에 빠집니다.
길에 대한 이야기, 남해에 대한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까지..
몽돌이 어디서 왔을까 왜 여긴 몽돌일까 까지..
또 길위에 섭니다.
내려가는 길도 없는데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바다에 내려가 있습니다.
고기가 잘 잡히는 포인트라고 하네요.
7~8물에 고기가 잘 잡힌다는 이야기까지 해주십니다.
그럼 이날이 그날이였을까요?
향촌전망대를 지나 길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향촌마을에 새로 생긴 전원주택 앞입니다.
새로 생긴 편의점 테크에 앉아서 커피를 나눠 마십니다.
제법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장사도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낚시꾼들이 제법 있습니다.
바래길을 걷는 사람들을 여기서 다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 다시 산속길로 올라가야 합니다.
쉬었다 가면 좋을 포인트 입니다.
제법 시간이 되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포기하고 가천마을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도로로 걷습니다.
바다와 도로사이 많은 펜션들을 구경하고 새로 짓는 펜션도 구경하고 펜션과 게스트하우스에 관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눕니다. 게스트하우스의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수긍을 하지만 어쩔수 없는 환경에 대해서 이유도 들었습니다.
아쉬움이 가득 남습니다.
게스트하우스나 지을까?
"제가 촌집 두어채 사던가 빌려서 게하를 할까봐요?"
"하하 그러시면 대환영입니다 "
정말 그럴까요?
마산가는 막차가 남해읍에서 7시에 있습니다.
그전까지 도착을 할 수 있을지
이곳에서 시간이 5시30분경.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바다에 취하고
길에 취하고
길의 미래에 취하다 보니 조급함이 없어졌습니다.
아 갖고 싶다 저런 카메라..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공기가 축축해지고 해가 사라졌습니다.
이 길의 종점인 가천다랭이 마을입닏.
봄이면 다랭이 논에 올해는 모가 심어져야 할텐데..
모내기 한 다랭이논의 장관을 올 해는 꼭 보고싶은데..
노란 유채꽃이 대신하겠지요.
전 벌써 저 멀리 앵강다숲길로 눈이 먼저 달려갑니다.
제가 손꼽는 아름다운 길중에 하나인 남해 바래길 앵강다숲길이 저 앞으로 보입니다.
봄이 깊어갈 어느 날 앵강다숲길 위에서 남해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아! 기다려 다오 봄 그리고 바래길 그리고 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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