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오고 감을 그런갑다 여긴지도 언제인지 기억이 없습니다.
늘 가고 오는 것이려니 삶에 찌들어 사느라 그런걸까요?
누가 손편지 받도 싶다는 말에 아들에게 보내는 위문(?)편지 말고
가을시를 적어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연애편지 제대로 받아본 기억도 없고
보내본 기억도 없으니
이 가을 보내는 것이 참 허전합니다.
그래서 그 추억을 지금 한번 만들어볼까 싶네요
가을에 좋은 시 같이 읽어 볼까요.
......................................................................................................
가을 편지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출처] 늦가을의 정취를 듬뿍 담은 가을 시 추천|작성
울 김상병은 손편지를 하도 받아서
그 기쁨이 덜할지도 모르겠네요
좀 뜸하게 보내볼까..하니 곧 제대하겠네요 ㅎ
....................................................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언어의 마술사군요 시인은.
어찌 저런 단어들을 느낌과 어울리게 잘 골라쓸까요?
이런것도 배우면 가능할까요?
..........................................................................................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누가 죽어가나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세상 외롬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 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오여사의 제1,2의 활동 > 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택의 순간 (0) | 2013.10.28 |
---|---|
문학소녀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고... (0) | 2013.10.27 |
라면의 유혹 (0) | 2013.10.23 |
뽀또에서 자갈치까지 (0) | 2013.10.22 |
응답하라 1994! (0) | 2013.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