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가 복을 쌓아야 맑은 한라산을 볼끼요"
"겁나 힘들낀데 우찌 갈라꼬!"
"작대기 안가꼬 가문 다리 절단날낀데"
다들 먼저 갔다와서 억씨 고생한 것처럼
겁을 줬다
"그으래! 한번 가보지 뭐"
대고말고 그냥 날을 잡았다
가는기야 머
구서귀포터미널에서 6시10분경 780번 버스를 탔다
새벽 바람이 쎄꼬롬했다
옷을 여미며 착석하여 잠시 졸았다.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6시50분 성판악 도착
신발끈 조여 매고
배낭 다 잡아 등 뒤에 딱 붙이고 걸었다.
아주 일찍 도착하여 먼저 산에 오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모양이다
주차장은 1/3 이 찼다
해가 비스듬히
숲으로 비껴들고 있었다.
'이런 길이라면 몇시간이라도 걷지'
참으로 평탄한 길이 아닌가.
성판악 해발 750미터
한라산 1950미터
1200미터를 올라가야 하는구나
해발 1100미터까지 올랐다
여전히 공기가 찹찹하여
잠바를 입고 있었다.
단풍이 든 것인지
말라버린 것인지
아리송송
속밭 휴게소를 그냥 지나쳤다
아침도 안먹고
물 한모금도 안마시고
어렵지 않은 산길을 걸었다.
뒤이어 만난 속밭샘에서
달디 단 물을 한모금 마셨다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였다
편도 4시간이 넘는 긴 산행 길
사라오름 입구 갈림길도 그냥 지나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들렀다 오지 하면서
온통 현무암 투성이 길
발바닥을 자극한다
조심스럽게 하지 않으면
발목이 성치 않을 것 같다
기억속의 진달래밭대피소 도착
서둘러 화장실엘 다녀온 뒤
인증샷 찍고 출발.
딱 2시간만에 진달래밭대피소 도착
9시10분 출발
돌 길
테크 계단 길
반복이다.
쉬운 듯 그렇지 않은 듯
구상나무 주목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몰랐다
시야가 탁 트인 곳에 오르니
땀이 나 겉옷을 벗으며
처음으로 뒤를 돌아 보았는데
...
옴마야!
앞만 보고 오른다고 몰랐더라
뒤에 남은 풍광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였다.
옴마
옴마
혼자서 감탄을 연신 쏟아 냈다.
"좋지예 끝내주지예"
같이 선 다른 사람들에게 말 말을 건넸다.
얼른 배낭을 벗고
유니폼을 등장 시켰다
뒤에서 기다려준 사람들은
환호를 하고 난리법석
구름을 밟아 보는 느낌으 노는데 먼저 백록담을 보고 내려오던 아저씨
"구름 올라오기 전에 어서 올라 가이소 내리올때 사진 찍으소"
다들 바쁘게 백록담을 향해 내달렸다
그래도 인증샷은 찍어 줘야지
등으로 따신 해를 받고 가노라니
땀이 은근슬쩍 났다
이런 건 처음 봐
지나가던 사람에겐
사진 좀 찍어주세요
막 들이댔다
높은 산이 주는 색다른 풍경이
눈과 입을 그냥 두지 않는다
3시간만에 도착한 백록담
더 웅장하고
위엄이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아기자기 했다
다른사람들의 말은
좀 뻥과 구라가 섞였다는 걸
직접 보고서야 알다닛!
누구야!
자꾸 올라오는 사람들로
정상부는 메워지고 있었다.
많이 뜨겁지 않는 물을 부어
봉다리 커피를 마셨다
그래 이 맛에 커피를 못 끊는거야
저 아래로 서귀포가 보이고
구름이 차츰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반짝반짝 제주의 가을
직찍도 해보고
백록담을 또 언제 이렇게
맑고 화창한 날 볼까 싶어
서성서성거렸다
하산길이 너무 아쉬웠다.
다시 또 오리다
여기서 사진을 한장 못 찍은 아쉬움이
내내 괴롭혔다.
여기서 찍어야 했어!
한라산
백록담
몇번을 가도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에게
말하니
그냥 고르지 말고
기회되면 오르시소
생애 두번째 한라산 산행
퍼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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