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없다
비도 없다
파도도 없다
그다지 추운 것 같지도 않다
게스트들도 얼마 없다
동네 한바퀴 하기 딱 좋다
그래도 나름 단디 무장을 하고 나섰다.
와 닿는 공기는 쌀쌀하지만
바람이 없으니
너무 좋다
"
"캬 얼마만에 이런 날씨고 가보자 동네 한바퀴'
어슬렁어슬렁 동네만 돌다 오려고 했는데
자꾸 앞을 막아 선 고내봉이
오라고 하는 것 같다
'시간이 좀 걸릴텐데 가보까'
골목을 몇개나 돌면서
망설였는데
발걸음은 절로 고내봉쪽으로 향한다
'그래 새 해 첫 고내봉 오르기 해보자'
그리 멀지도 않은 길인데
한번 나서기가 어려운법
나서니 생각했던 것 만큼
어렵지 않아서
망설였던 맘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새 해엔 가보지 않고
짐작하지 않기
해보지 않고 먼저 손들지 않기를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소나무 재선충으로 잘려 나가는
소나무 덕분(?)인지
고내봉은 소나무 향이 진하게
풍기며 작년이나
새 해가 같은 모습으로 있었다
"아! 소나무 향 좋다"
제법 가파른 길이다
미끄덩 솔잎이 천천히 가라고 한다
"아따 등산화 신고 오길 잘했네 "
그 몇십분
땀이 범벅이 되었다
시야을 가리는 것 없으니
고내봉 정상 전망대에 오르니
사방으로 제주가 다 보인다.
한라산 오름 오름 오름
이름도 모르는 오름들이 장관이다
찬란한 아침 해를 어깨에 견장처럼 두른
한라산은 멋지다 아름답다
장군같다.
공사중인 애월항은
곧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겠지.
올라가면서 보지 못했던
정상에서도 소나무에 가려 볼 수 없었던
고내리의 모습은 내려오면서 보게 되었다.
"저어기 1158 보이나?"
"보이네 1158"
올라갈 때 보지 못했다면
내려 올 때 보면 되는 것
잔잔한 바다가
남해 바다 같지 않은가..
제주의 겨울날씨가
이렇게 좋기는 얼마쯤 될까?
.
소나무향에 정신이 아득해 진 새해 세번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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