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정리가 얼추 끝난
이른 오후
볕이 너무 좋아 보였다
'잠깐 산책 갔다 올 시간은 되겠지'
문을 열고 나서니
싸한 바람이 안겨온다
'춥나?'
왠걸
따뜻한 겨울 볕아래
노란 유채는 봄인양
신나게 피고 있더라
고내리 한바퀴 둘러 볼까하고 나선 길
큰 길을 건너고 말았다
고내봉쪽으로 사부작 걸음을 옮겼다
'더럭분교 갔다 올 시간은 안되긋네'
한라산 보이는 곳까지만 가지 뭐 이랬는데.
시속 50은 아니고
시속 2 정도
맑은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하늘
바다색과 닮은 하늘
초록이 풍성한 밭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그래 이곳이 제주라구'
생각하지도 못했던 길 발견
슬쩍 들어섰다
소나무 재선충 작업으로
잘려나간 소나무들이 향을 진하게 내고 있는 고내봉
길이 아닌 길이 생겨서
이 길인가 저 길인가
길처럼 보이는 곳을 따라 걸었더니
세상에!
물이 있는 개울이 나타났다
제주에서 물 흐르는 하천을 발견하다닛!
것두 여느 육지 시골 개울 같은 곳을 말이다.
뭔가 바보 같은 발견이였지만
새로운 호기심에 막 재미있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봄에 오면 어떨까 하는 맘에 말이다
산책하기에도 완벽한 길 같았다
물소리 새소리 차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까지
문득 나선 산책길
횡재한 기분이다.
콧노래 절로 나오니
누가 보던가 말던가
큰소리로 노랠 불렀다.
예전엔 음료수로 사용했다는 우물도 발견했다
자주 지난 길이였는데 처음 보다닛!
봄 날 이른 아침 산책길로 찜!
비밀로 하고 싶다 .
우물도 신기한데 개울물까지.
브로콜리는 쑥쑥 잘도 자라겠다.
자주 찾아 오꾸마!
내 비밀 산책길이여!!
생각지도 않은 것을 얻는 기분 좋은 산책길
볕도 많이 쬐고
맘도 가벼이 털고
한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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