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비오는 수요일엔 호박전으로

하늘위땅 2016. 4. 27. 15:41





비가 온다

출근길 바지가랭이 다 젖었다

성질이 났지만

내 걸음걸이에 문제가 있어 그런거라 생각했다


멀쩡하게 잘 걸어가는 딴사람들이 부러운 날

비오는 날


사무실에서 젖은 바짓단을 닦으며 연신 궁시렁거리는 나

어쩌겠노


..



주변이 온통 식당이라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음식 냄새는 자극적이다

꼬르륵 꼬르륵 울어대는 배꼽시계가 민망했다


"어서 밥 무로 가까예?"


할수 없이 조금 서둘러 앞집 식당엘 갔다


"오늘 비도 오는데 찌짐 없어예?"


"늘 나오는 호박전 드세요"


이런날은 정구지찌짐이 최곤데


내어주는 호박전으로

비오는 날 기름진 맛의 허기를 채웠다


다 마른 바짓단은 여전히 축축한 느낌이다


비가 그쳐야

뽀송하게 느껴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