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무작정 팔공산 갓바위 가기

하늘위땅 2010. 1. 13. 11:13

 일기예보를 들으니 무척이나 추운날이 될것이란다.

갈까말까 ...그러다 추운데 몸도 별로 좋지 않은데....가지 말자라고 마음을 잡고 뜨끈한 방바닥과

조우를 하려고 다시 누웠다.

 

심야보일러로 밤새 열발이 오른 방바닥은 지글거려서 노근노근 온 몸을 녹이고 참 좋았는데..

 

마음 한켠에서

 

춥다고 자꾸 안에만 있을래 가기로 했잖아 꼭 한번은 다녀와야한다며...

 

재촉을 했다.

 

다시 일어나 씻고 따뜻하게 옷을 갈아입고..집을 무작정 나섰다.

차 시간이 임박하여 걸어서 역까지 갈까했던 마음을 접고 택시를 탔다..

 

9시 20분 출발하는 새마을호를 타고 동대구까지 일단 무작정갔다.

밖은 흐리고 바람도 심하게 불며 기온까지 마구마구 내려가고 있었다.

 

뭔가 이동 수단에 올라 있으면 왜 그리 마음이 행복한지..

다른 아무런 생각도 없고 그냥 이 움직이는 물건이 참 좋구나 생각만 들었다

 

북적이는 동대구역에 내리니 역시 방학이라 그런지 더 많은 사람들이 어디를 가는지

어디서 오는지 빠르게 혹은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정류장, 역,공항에 가면 내 심장은 흥분으로 떨리고 어디로 갈까, 가고싶다는 마음에

그 설렘이 곧 행복으로 확 번진다.

 

멈출수 없는 이 여행에 대한 갈망이라니...

 

오고가는 사람들은 헤치고 목적지 그래 팔공산 가는거야.....결심을 하고 그곳으로 데려다줄

대중교통을 이용하러 바람부는 밖으로 움직였다.

 

명동에서 산 까칠한 목도리(?) 를 다시 고쳐 매고선..

 

동대구역 근처에서 출발하는 401번 버스가 눈앞에서 지나갔다

아뿔싸..

흐리고 추운 버스 정류장에서 10여분을 기다렸다.

연이어 온 401을 타니 따뜻한 온기가 언 몸을 녹였다.

뒷쪽 자리에 앉아 종점까지 살짝 졸았다.

 

팔공산 갓바위 가시는 분들이 꽤 되는 모양이였다.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그 유명한 갓바위...

과연 어떤 곳일까..

 

활짝 개운한 몸 상태는 아닌데도 마음은 어느새 갓바위에 오른 듯 하다.

 

갓바위 주차장에 내렸다.

산쪽으로 휘돌아오는 바람이 아주아주 차갑게 온 몸을 안는다.

으...부르르 떨며 그 바람을 떨치며 먼저 내린 사람들 뒤를 따랐다.

 

마산에선 보기 힘든 잔설이 곳곳에 남아 추운 날이 맞구나...

 

 

잘 정비된 갓바위 집단시설지구 하천입니다

잔설이 남아서 황량한 겨울을 보여줍니다.

 

 

 

 

 

오모...나...

날개를 잔뜩 웅크리고 오로로 모여 해바라기 하고 있는 뚱띠 비둘기를 보라..

춥긴 한 모양이다..

비둘기들이 해바라기 하며 머리를 날개죽지속으로 쳐박고 떨고 있는 비둘기라니..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얼음이 녹지 않은 곳의 잔설과 바스라질 것 같은 낙엽들...

 

 

 

 

 

앙상한 나무들 사이로 오히려 포근해 보이는 잔설...

 

 

 

 

 

흐린 하늘에 드디어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해는 나오데 눈은 녹이지 말지 하는 마음은 또 뭐라니?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에서 갓바위까지 2키로를 걸어가야 한다는데

1시간이면 갈라나 했는데..

오..이런....

 

가는 중간에 위치한 어느 절의 담 벼락

이끼도 겨울잠을 자는 모양입니다.

비스듬히 비치는 햇살이 더 춥다.

 

 

 

 

 

물을 준비하지 않아 감로수 한모금 마시려 가까이 가니..

얼음이 오로로 붙어있네

파란 바가지에 물은 담아 한모금 마시니...찬 물이 식도를 타고 쪼르르 내려간다

으....찹다...

세금도 못 마시고 말았다

 

물 한모금 마셨을뿐인데 온몸으로 찬기운이 쫙 뻗쳤다..

 

 

 

 

 

저 다리를 건너면 해탈을 한단다.

해탈교라고 하는데..

건너가볼까 하다..

해탈을 하기엔 아직 할일이 너무 많아서

다음 기회에 건너보기로 했다.

 

정말 저 다리 건너면 해탈할까?

 

 

 

 

초입 얼마간 경사진 포장도로가 있었고

그리고 내내 이런 계단길이 끝까지 이어졌다.

 

꼭 청도 사리암 가는 길 같지 않은가.

준비없이 왔는데..우짜지...

 

가도가도 계단은 가파르고 다리는 자꾸 모이고

숨은 차고

호흡이 깊이 안되고 가슴께에서 심하게 오르내렸다

심장도 더 심하게 할딱거리고..

 

얼마나 많이 쉬었다 올랐는지...

 

그래도 결국은 도착을 했다.

 

오~ 갓바위여~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소원을 들고와 열심히 절을 하면서 기도하고 있었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심하게 모이고 당겨 차마 절은 하지 못하고

초를 하나 사와 불을 밝혀 꽂으며 소원을 말했다.

 

약사여래불이라고 하니..

 

건강하게 해주세요

행복하게 해주세요

사랑으로 넘치게 해주세요

풍요롭게 해주세요

부자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꼭요!

 

정말 처음으로 부처님게 소원을 말한 것 같다

절에 가면 항상 그냥 잊어버리고 그냥 내려오곤 했는데

이상하게 이 날은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이 강하게 되뇌여졌다.

 

갓바위 주변을 한참이나 어슬렁거리며..돌아보고 또 생각하고

간절하게 절을 하는 많은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

 

 

주변을 둘러보니...녹지 않은 눈이 쌓인 팔공산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

구불구불한 저 길을 따라.

아니면 산속에 난 작은 길을 따라..

아니면 경사진 길을 차를 타고

한 마음으로 모두들 올라왔겠지..

 

한무리의 젊은 청년들이 올라왔다.

저마다 뭔가 간절한 마음들을 가지고 왔나보다

엄숙하게 절을 한다.

 

이런 평일날 보이는 중장년의 남자분들은?

고민이 가득한 얼굴 빛과 기운 없어 보이는 눈빛이....

 

낙숫물이 바위를 뚫어버리듯 한가지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는 안내 글이 있는 갓바위...의 영험함...

많은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주고 있다지요.

 

주변 어떤 분은 디스크때문에 기다시피 오르다 잠깐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순간 환청처럼 들렸답니다.

이제 허리 아프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일어나리 아프지도 않고 걸어서 내려갔다는....

 

초하루나 입시철이 되면 간절한마음들이 이곳엔 넘친답니다.

 

 

 

 

 

후덜덜한 다리를 조심스럽게 디디며 내려오는데...

누군가 이런 장난을 햇군요...

 

이쁩니다.

 

1시가 넘은 시간 배도 고프고 힘도 없고 춥기도 하고..

그냥 무작정 나와서 올랐던 갓바위였습니다.

 

어째 이곳은 평생 처음 가본 곳입니다.

좋다는 곳 다 다녔는데 지난번 처음 가본 청도 사리암과 이곳 갓바위...

다시 가볼수 있을까요?

계단 생각하니 ....으휴~

 

꼭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답니다.

 

 

대중교통이용해서 팔공상 갓바위 가기

 

마산출발 기차이용하기    >>>>>>>>   코레일  (동대구역 도착)

 

고속버스타고 가기  >>>>>>>>>>>>   코버스  (동대구터미널 도착) 

 

동대구역 오른쪽 육교아래 시내버스 이용  401번

갓바위 종점 하차 도보로 2키로 등산후 도착..

 

 

선본사 갓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