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야금야금 제주여행

고3 아들과 함께 한 제주 올레 7코스 걷기

하늘위땅 2010. 7. 22. 11:41

 2010년 7월 19일 

서귀포 날씨 구름 잔뜩 낀 후덥지근함 그냥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름

출발 하기전부터 땀으로 목욕을 하고 근처 '주연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올레책자 안내대로 서귀포 서문 로타리에서 택시를 타고 7코스 출발지 외돌개로 향함

택시는 기본요금 2,200원 나옴

2인이상 움직일시 택시 이용이 좋을 듯

외돌개 가는 버스도 있지만 일반버스 차비 1000원임

 

외돌개 도착 7시경

아무도 없는 안내소에서 어제 산 올레패스포드에 출발 도착 스탬프를 찍고 흐르는 땀을 쓰윽 닦아내며 걷기 시작

총 16.4키로 4~ 5 시간 소요예정(안내 책자에 의하면 날씨와 개인적인 여건에 따라 달라질수 있슴)

 

 

 

구름에 가린 해 덕분에 더워서 덜 덥게 느끼면 외돌개로 향했다.

먼저 길을 나서는 아들이 든든하다

아들은 벌써 땀으로 목욕을 했고 연신 땀을 훔치며 잘 정리된 길을 걷는다.

 

더위를 무척이나 많이 타고 땀도 많이 흘리는데 우리의 앞길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더울것이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이럴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원래 제주 날씨가 그런갑다 했구만 육지 날씨도 무척 더웠다고 하네요)

 

 

 

 외돌개 찾아가는 길은 공원처럼 잘 꾸며져 바다 조망을 하면 나무 우거진  길을 걸을수 있습니다

빠르지 않게 쉬엄쉬엄 완주가 목적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걷기 여행을 즐기기엔 딱 좋은 코스입니다.

초반 진입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편하면서 아름다운 절경을 함께 하는 길이라서 쉽게 접근할 수가 있답니다.

 

 

 

 바다를 보면서 땀은 났지만 시원하다고 착각을(?) 합니다.

잔뜩 흐린 하늘이 차츰 개이기 시작하고 외돌개의 모습도 우리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제주에 자주 왔건만 왜 이곳은 처음인지 모르겠군요

도대체 어디를 관광한거야?

 

 

 

이른 시간인데도 더위를 피해 일찍 관광나온 사람들이 꽤 있네요

우리보다 먼저 걷기 시작한 사람들도 보이구요.

바다를 보면서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아들녀석도 군소리 없이 잘 걷습니다

 

 

 

겨우 두어시간쯤 걸었을 뿐인데 완전 땀이 절어버린 아들이 바지를 걷어 올립니다.

 

그리고 눈에 띈 이것은?

세상에 길에서 이런 넘은 만나긴 생전 처음입니다

진짜 집 달팽이를 말입니다

신기해서 아들하고 한참을 들여다 보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달팽이 피해서 또 걷습니다.

 

 

 

 

 

 

구름을 뚫고 해가 쨘~ 나오니 완전 사우나 같습니다

그냥 땀은 줄줄 온 몸은 쉴새없이 나오는 땀으로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냅둬!

 

 

 

 

꽃과 바다

이쁜 색으로 변한 나뭇잎과 바다

엄마와 아들과 바다

그리고 올레

처음으로 아들과 마음 탁 내려놓고 시시껄렁한 대화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다이야기 꽃이야기 색이 빨간 나뭇잎 이야기

아들 눈치를 살피며 힘들지 않냐 목 마르지 않냐고 물어도 선뜻 대답을 잘하네요

앙탈도 안부리고.

 

 

 

 

 

사진으로 먼저 본 돔베낭길의 야자수가 아주 아름답다

정말 아름다운 길이라는 말이 딱 맞는 코스 같다

 

양옆으로 계속 눈을 돌리며 엄마와 아들의 걷기는 계속되고..

 

 

 

 

서귀포 여고 쪽으로 올라오는 길가에 핀 코스모스

때 이른 코스모스가 더위를 잠시 잊게 했다.

아들도 웃으며 덥다는 말을 멈췄으니..

 

앞에서 가던 5명의 아주머니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서귀포여고 앞 도로를 걷다보면 다시 바다로 이어지는 길로 내려가게 된다

하수종말처리장을 질러 가야 하는 모양인다...

고맙게도 길을 열어주신 모양인데 올레꾼들을 위한 냉온 정수기까지 준비가 되어 잠시 목도 축이고

아들은 얼굴을 씻기도 했다.

 

 

 

 

 

 

 하수처리장을 질러 바다로 내려가면 대륜동해안을 만나게 됩니다.

재미난 스토리 우체통과 1년뒤 받을 수 있는 편지도 부칠수 있군요..

준비된 엽서가 있더라구요

내용을 작성하고 각각의 우편함에 넣으면 됩니다

1년 후 받을 엽서는 우표값을 꼭  넣어주셔야 됩니다.

 

잠시 노닥거리다 길을 따라 내려오니 이런 물이 불어서 돌을 건너 갈 수가 없었어요

아들이란 둘이서 눈 찔끈 감고 물위에 펼쳐진 평상위를 지나왔는데....

 

 

 

 

바다를 끼고 걷는 길..

처음 본 커다란 선인장과 그 꽃에 놀라고 야자수 가로수에 또 놀라고

그러면서 또 걷습니다.

길을 잃을 만 하면 나타나는 올레 리본과 파란 화살표가 반가워서 그 표식이 어디있나 찾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주더군요.

 

땀이 찌들은 아들이 바다를 보면서 시원한 파도소리에 땀을 식히네요

군말없이 잔소리 없이 앙탈 없이 잘 걷네요.

 

고3인데 얼마나 마음아 복잡하며  바쁠지 아는데...(울 아들은 안그런가? ㅎ)

 

 

 

 

 

바다를 가까이 두고 걷는 길이 여러번 이어집니다.

 

 

 

항상 궁금했던 길이 눈앞에 쨘 나타났습니다

올레꾼이 가장 사랑한다는 그 길

수봉로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걸었음을 보여주네요 발자국이 어지러이..

 

 

 

자잘한 자갈이 깔린 길도 지나게 됩니다.

 

 

 

무섭게 변하는 하늘과 덩달아 변하는 바다 그리고 올레...

두 모자... 무서워하면서 걷습니다.

까만 돌들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잠시 잘 포장된 길 위에서 발걸음이 가벼워지기도 하고...

손을 들어 화이팅을 외치는 아들.

 

 

 

그렇게 가다 만난 호도하우스에서 뜨거운 오미자차와 금귤쥬스

단숨에 금귤쥬스를 다 마시고 오미자차를 남은 얼음에 부어 또 단숨에 빨대로 빨아버리는 무서운 아들의 빠는 힘..

 

이 한잔의 뜨겁거나 차가운 음료가 다시 기운을 내게 하는군요.

 

 

 

 

 

다시 길을 나서니 잠시 쉬어서 그런지 다리가 무겁습니다.

아~ 스쿠터를 타고 가는 마을 아저씨가 왕 부러운 순간입니다

 

"옴마 우리도 스쿠터 탈까?"

 

 

 

 

앙... 일강정바당올레를 걸으며 두 모자 완전 체력고갈이 됩니다.

이 울퉁불퉁한 돌 길이 기운을 쫙~ 다 빼버리네요

헉헉 거리면 걷습니다.

 

 

 

다소 정돈된 길이라지만 발바닥은 불이 나고 있었고

후덜거렸으며 태양은 없어도 불볕더위가 어깨를 누르고 있습니다.

 

 

 

 

왜 썩은섬이야?

라며 설명해 놓은 것을 읽을 생각도 않습니다

이 길을 어서 지나고 싶은 마음에...

아들은 어느새 짜증이 슬슬 밀려오는 듯 앙탈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겨우 바당올레를 지났습니다.

호~ 이런 길 참 좋습니다

바다를 향해 난 풀숲길.

두갈래길 중 윗길로 가로질러 가니 또 바위길이 기다리고 있네요

다시 돌아서 조금 편한 길을 찾습니다.

그래서 만난 것이 풍림교..

악근천을 가로질러 풍림리조트로 들어가는 출렁다리

물살이 거세 흔들림이 있어 위험하다고 자신의 책임으로 건너가시라는 안내표지판까지 있으니 참고하세요

돌아서 가는 길도 있습니다.

 

 

 

풍림교를 건너 풍림리조트에 도착을 하니 아들은 갑자기 체력저하로 기운이 없다고 하네요

입구에 비치된 정수기에서 냉수를 마시고 세수를 하고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두어시간 휴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이른 시간이라서.

아마 더위를 먹은 듯 하여 따뜻한 물과 짭쪼름한 오다리와 귤 등을 먹고 아들은 잠시 누워 휴식을 ...

 

 

 

바다도 보고 바람도 맞고 많은 사람들이 적어둔 꿈과 희망도 읽으면...

두 모자 조금 긴 휴식시간에 들어갑니다.

발바닥에 불이 붙었거던요.

 

 

 

 

 

두어시간 쉬고 풍림리조트 뷔페에서 올레꾼들을(?) 위한 점심 뷔페를 먹고 ((아! 허기져)

다시 불볕 더위아래로 나가 우리의 길을 찾습니다.

 

 

 

 

강정올레 쉼터에서 스탬프도 찍고 강정포구로 진입을 합니다.

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니 이건 머 막을 방법이 없이 그냥 그 강렬한 여름 태양아래 온 몸을 맡기고

땀에 쩔은 몸을 이끌고 마지막을 향해 힘을 내 봅니다

 

설레임과 더위사냥으로...

 

 

 

 

강정 마을앞 바다에 널린 솟대들.

 

 

 

 

 

물질하는 해녀 처음 본다며 두 모자 신기하게 구경하면 좋아라 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것들이 많은 날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땡볕아래 포장길을 한시간 가량 걸어서 도착을 한 7코스 종착지 월평포구..

아~ 간세야 반갑다

널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아니?

 

 

 

 

포구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작은 월평포구

이곳에 종점인줄 알았는데 흑~

한시간여를 더 걸어서 다시 정해진 종점까지 걸어가야 했답니다

끝이라 생각했다 다시 걸으니 발에 쇳덩이를 단 것 같고 더 더워진 것 처럼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그렇게 돌아돌아 오늘의 마지막 장소 월평 송이슈퍼 앞에서 두모자 완전 탈진합니다.

도착 스탬프 찍고 서귀포 돌아가는 버스 기다리는 30여분 ...땡볕에 서 있어야 했답니다

(버스 한대가 빵꾸를 내고 오지 않았어요 너무 힘들어)

아들 다독이며 2시경 도착한 5번 버스를 타고 서문로타리까지 단숨에 도착..

눈앞에 보이는 강남장이 왜 그리 반가웠던지...

 

땀을 씻어내고 우리는 그냥 널부러져 낮잠을 심하게 잘 수 밖에 없었답니다.

초복날 ....더위에 당하고 저녁에 먹은 삼계탕도 참 맛이 없더군요.

 

 

 

 

 

 

숙소에 누워 지나온 길을 더듬어 보며 그 긴 길을 별 불평없이 따라와준 아들에게 참 장하다 몇번이나 말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을 이야기하며 웃었네요

더위와 땀에 힘들었던 하루였으니 일찍 잠이 들어버렸답니다.

 

* 강정포구에서 월평포구까지는 그렇게 아름답게 갈 길이 아니고 더운날 가면 딱 질리기 쉬운 길입니다

강정포고에서 나오시는 것도 좋은 방법 같구요

풍림리조트에서 돌아오는 것도 한 방법 입니다.

코스를 전부가 걸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쉬어가며 걷는다고 해도 땡볕에 포장된 길을 걷는 다는 건 사서 고생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