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야금야금 제주여행

고3 아들과 함께 한 제주 올레 8코스 걷기

하늘위땅 2010. 7. 22. 16:08

 

 2010년 7월 20일 서귀포 날씨 잔뜩 흐리고 후덥지근함 바람 심하게 붐

어제와 같은 시간 6시 40분경 숙소를 나섰다

근처 주연식당에서 돼지숯불고기정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강남장 사장님이 일러준 8코스 가는 버스를 타서

정류장으로 이동을 했다.

역시 5번 버스를 타야한단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고속화 버스와 좌석버스 몇대가 지나가도록 5번 버스는 콧배기도 안보인다

흐린 날인데도 어찌나 더운지 땀이 멈추질 않고 계속 온 몸을 적시고 있었고 기다림에 한계를 느끼고 택시를 타고 그냥가 말어

망설이는 시간도 십여분이 흘렀다

누구 물어볼 사람도 없고 .. 난감 백배

 

아들이 짜증스런 목소리로 징징거리기 시작할 무렵(고3이나 된 녀석이 헉~)

과감하게 택시를 잡았다.

어제 마감한 7코스 종점까지 이동을 해야하므로 택시비가 꽤 나왔다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하여 왠지 오늘의 일정마저도 순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밀려왔다.

 

서문로타리에서 월평 알마을 송이슈퍼 앞까지 택시비 7,200원

럭셔리 여행이 아닌데 속이 무척이나 쓰렸다.

택시에서 내리니 막 5번 버스가 우리 뒤에서 정차를 한다

이런이런..

 

 

 

 

 

 

월평 알마을 송이슈퍼를 뒤로하고 8코스를 시작하다.

잔뜩 흐린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말 듯 그러나 덥긴 마찬가지.

땀울 진뜩하게 흘리며 시작.

송이슈퍼에서 출발 스탬프를 찍고 올레꿀빵 2개를 샀다.

오늘의 이동식으로 결정.

 

 

 

 

 

포장도로를 이리저리 옮겨 걸으면약천사 앞까지 이동이 됩니다

약천사앞에서 리무진 버스도 서구만 ...그거라도 타고 올 걸...(그넘의 스탬프 때문에...)

교통이 편한 곳에서 시작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두번째 걸으면서 내내 했습니다.

 

 

약천사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다리와 그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길

그 길이 선궷내 라고 합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서 그 길로 가면 바다로 나갈것 같고 파도가 더더욱 무서워 우회길을 택합니다

아들도 좀 편한 길로 가자고 하고...

다리를 건너니 농로인 우회길이 나오네요

 

돌멩이와 나무와 땅바닥에 그려진 파란 화살표에 잔뜩 집중을 하며 걷습니다.

그 내 쪽으로 갔다면 더 좋은 풍경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조금 편한 길을 걷는 두 모자..

아마도 어제의 더위를 잊지 못해서 미리 겁을 먹었는지도 모릅니다.

 

 

 

 

 

 

 

우회길은 풀이 많이 난 곳과 밭사잇길로 꼬불꼬불 지나쳐 걸어야 하네요

한가로이 노닐고 있던 두마리의 말이 ...빤히 우리를 쳐다봅니다

이 더븐데 머하는 사람들이고? 라는 표정이지요.

 

적토마라며 아들은 즐거워합니다

저런 색의 말을 처음 본다면서 ..지난번 제주왔을땐 못 봤냐?

 

 

 

 

 

 

숲이 꽤나 우거졌고 키도 커서 헤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남의 밭길은 흰 줄로 연결시켜서 파란색을 칠했군요

이런 수고로음이 덥다는 것을 잠깐 잊게 해줍니다

밭 곳곳에 돌 무더기들이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반듯한 밭이 없었나 봅니다.

 

 

 

 

 

 

바다 가까이 다가가니 나무로 길은 따로 만들어 두었군요

울퉁불퉁한 돌길을 걷지 않아서 좋긴한데 ....약간의 아쉬움도 주는군요.

 

뒤돌아 선궷내로 돌아오는 길을 보니 바다 가까이로 휘 돌아 나오는 길이 보여서 저쪽으로 올 걸 잠시 후회를..

올레 길은 원래 길로 오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우회길은 만약에 대비해 준비된 길 같으니 말입니다.

 

 

 

풀숲과 밭길 바다테크 길을 지나기 이쁘게 만들어진 바닷길로 이어집니다

아들 녀석 두 팔을 들고 환호하네요

편한 길이라서?

 

오늘은 베낭을 하나만 준비 했더니 아들녀석은 다소 편하게 길을 걸을수 있을 겁니다.

전날 베낭을 각자 메고 먹을 것들을 잔뜩 준비해갔는데 너무 덥고 힘들어 당췌 먹거리가 당기지 않아

그대로 가져왔더니 얼린 물과 귤 숏다리 한봉과 소세지 두개 우산과 우의 두개 수건하나만 넣었더니 ...

가벼이 지고 걷습니다.

 

 

 

 

 

이렇게 까만 돌이 위협적이고 무섭습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과 출렁이는 바다와 파도까지 왠지 모르게 공포감을 느끼면서 걷습니다.

늘 보던 바다의 모습이 아니라서 그런가 아니면 색이 주는 느낌이 그래서 그런가

까만 돌과 바위가...무서워..

 

 

 

 

오르막길과 꼬불한 밭길을 걸어 헉헉 거리며 걷다 만난 아들말에 의하면 어느 도련님 집이랍니다.

바닷가 아주 멋진 장소에 멋진 집 앞을 지납니다.

와~ 우~ 와~ 우

두 모자 시선을 거두지 못하며 걷습니다

 

"엄마 안에 도련님 있네"

 

차마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사람 있나? 늙은 사람 아이가?"

 

"아니 도련님 맞네 집 좋다"

 

바다가 바로 앞이요 그 옆으로 텃밭도 아주 정갈하게 있고 또 집 옆으로 2차선 도로가 물려 있고

집 한쪽은 나즈막한 언덕이 막아주고 이런 명당이 오데있을까 하면서 침을 질질 흘리며 감상을 했습니다.

 

 

 

 

그 집 이야기를 한참 하다 보니 주상절리 공원으로 이어진 길이 보이네요

이 길따라 쭉 가면 주상절리 입구가 나옵니다

다소 걷기 편한길인데 약간은 지루한 길이기도 하네요

부부끼리 연인끼리 온다면 더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걷기 좋은 길은 맞네요

 

 

 

 

그 편한 길을 정말 터벅터벅 걷다 보니 눈앞으로 주상절리가 보입니다

신기하군요

저것도 왜 처음 보는 건지 통 이유를 알수가 없네요

왜 이곳에 안왔던 거지?

 

아들은 수학여행때 왔던 곳이라며 자랑을 해댑니다.

머 지도 밤새 논다고 옳게 봤을라고 흐흐흐

 

주상절리공원에서 잠시 냉커피 한잔을 마시며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아들과 의논에 들어갑니다

다음 코스가 오름이 있어 극구 그곳은 빼고 가자는 말에 아들 의견을 들어 그럼 질러서 오름길은 빼고 걷기로 합니다.

 

 

 

 

 

 

중문관광단지로 진입하여 곧장 걸으니 씨에스 호텔 정원을 지나서 정문으로 돌아 나오게 되어있네요

이쁜 씨에스 호텔을 잠시 엿보면서 운치있는 호텔 정원길을 돌아 나왔습니다

 

"다음에 우리 요기서 한번 묵자 재미나겠다"

 

아들에게 그러자고 약속을 굳게 했는데 과연 또 같이 올 기회가 있을까요?

다음번 제주행은 씨에스에서!

 

또 찻길을 따라 걷게 되는군요

중문해수욕장까지...는..

그 중간에 배릿내 오름으로 갈라지는 길에서 과감하게 중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해수욕장을 찾아갑니다

 

이 선택도 아들과 의논한 것이지만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더 지나면 알수 있습니다

 

 

 

배릿내 갈림길을 지나 내려다본 중문해수욕장입구

내려가는 길

파도가 장난아니게 높게 일고 있지요

바람도 심하게 불고

물안개까지 옅게 깔리고 있었답니다.

 

 

 

  등산화를 신고 걷는 모래사장

윽~ 두배는 더 힘든 듯..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신발을 벗고 물에라도 들고 싶었으나 조금 이른 시간에다 사람도 없고 해서 그냥 입맛만 다지고 패스~)

하얏트 호텔로 올라가면서 돌아보니 중문해수욕장이 조용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잘 정리된 길을 따라 오르니 하얏트 호텔 내 정원길로 연결이 되는군요

쉬리 의자엔 먼저온 여자 두분이 앉아 있어 두 모자는 그냥 또 입맛만 다지고 건너갑니다.

아~ 너무 덥고 더워요..

 

 

 

 

 

꼭 가보고 싶어 택했던 8쿄스였는데 ㅠㅠ

파도가 너무 심하고 물안개와 바람이 불어 감히 내려가 보지도 못하고 앞에서 망설이다

결국 올레지기에게 연락을 합니다.

 

"해병대길 못가면 어디고 가죠?"

 

"찻길을 1시간 20분정도 걸어서 여래동을 거쳐 논짓물까지 가야 하는데 힘들겠죠? 택시를 하고 이동을 하셔서

논짓물은 시원하니 발좀 담그고 쉬었다 이동하시는 것이 좋은 겁니다"

 

윽~ 아침에 택시를 이용했더니 결국 또 걷자고 온 길을 택시로 도배를 하게 생겼다...

찻길을 1시간 20분이상 걸어야 된다는 사실은 차라리 중도에 그만두고 말지라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로

더워서 또 과감하게 택시를 불러 그래 이왕 이렇게 온 거 강제로라도 한번 가보자 제주올레 올레 하는데 말이지...

 

한결 지친 아들 손을 잡고 택시를 탑니다.

이상하게 제주 택시들은 에어컨을 틀지 않네요

잠시나마 시원하게 이동을 할까 했던 기대는 와르르 무너지고 푹푹찌는 차안에서 20여분 땀을 뻘뻘 흘리면 논짓물까지 갔습니다.

 

제발 택시에 에어컨 좀 켜 놓으세요.. 것도 세계적인 관광지 아닙니까?

우리 차림을 보더라도 올레꾼들임을 알텐데 ..더버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서귀포 분들은 덥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들과 저는 혀를 내 둘렀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논짓물...

발을 담그고 싶었는데 아무도 없어 그래도 되나 어쩌나 싶어 망설이다 결국 그러지 못하고

그늘에 앉아 송이슈퍼에서 산 올레 꿀빵과 더운 옥수수수염차 한잔으로 땀을 식히고는 잠시 쉬었답니다.

바람은 심하게 불고...

 

 

 

 

저 멀리 해병대길과 존모살 해변 가는 길이 보입니다

파도가 치니 물 안개와 함께 비바람이 치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논짓물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저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보여 더 아쉬웠고 아쉬웠는데...

..자꾸 돌아보며 아쉬워 하니 아들이 버럭 화를 냅니다.

 

"그냥 앞으로 가자!"

 

저 길이 8코의 하이라이트인데...아...쉽...다..

 

 

 

 

 

 

논짓물에서 마지막 종점 대평포구까지는 오래전 만들어진 옛 포장길을 걸어서 바다를 조망하면서 걷게 되어있군요

그늘도 없고 딱딱한 시멘트 포장길이 쭈욱~

 

자전거 여행을 하는 한쌍의 남녀를 부러워 하며 또 걷습니다

아들은 자전거라도 탄다면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는지 자전거 타고 싶다고 아이처럼 입에 달고 있구요.

 

더워도 잘 참고 여기까지 온 것이 대견해 묵묵부답 다 들어줍니다.

 

대평포구까지 지루한 길이 이어집니다.

 

 

 

 

 

 

시커먼 하늘과 시커먼 바다를 보면서 심하게 몰아치는 파도에 약간 무서워하면 걷습니다

한가한 길입니다

가끔 지나가는 차 몇대...

걷는 사람은 한명도 못 봅니다.

 

이런 더운날 바다길을 걷는 다는 건 정말 무모한 도전이 아닐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더 빨리 지치기 시작은 두 모자( 중간에 패스한 곳이 있어 거리는 짧은데 더 많이 더 빨리 지칩니다)

가져간 물도 바닥이 났고...

헉헉 거리며 ....겨우 도착을 했군요

대평포구..

 

 

 

 

악~ 반갑다 대평포구야~~

이곳이 끝이길 바랬는데 그넘의 스탬프 때문에 10여분을 더 9코스를 따라 걸었다는 거 아닙니까?

날도 덥고 너무 지쳤는데...ㅠㅠ

 

명물식당에서 스탬프를 찍고 서귀포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10여분을 또 걸어서 이동..

완전히 지쳐서 도착한 대평마을 버스종점

다행히 금방 출발할 100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시원한 설레임과 얼음과자 하나씩 입에 물고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버스에서 올라

서로 마주보고 피식 웃었네요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골아 떨어진 두 모자 ...

고개가 어디로 떨어지는 지도 모르게 졸다보니 어느새 서문로타리에 도착

계획했던 이틀간 두코스(어정쩡하지만)를 걸었답니다.

 

여름 제주올레 길은 정말 단단히 마음먹지 않음 절대 시도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습니다.

시원할때 덜 더울때 걷기엔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 더운날은 결코 아무나 도전을 해서는 안된답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썼건만 코와 얼굴 아랫부분은 시커멓게 탔고 다행히 긴팔과 긴 바지 목이 있는 옷을 입어

다른 곳을 자외선의 피해를 덜 보긴했으나 내처 노출 시키고 온 아들은 얼굴이며 팔이며 목이며 그냥 새깜뎅이가 되었답니다

바다에서 자외선은 산과 계곡에서 것보다 더 강하다는 거 아시죠?

 

다음 제주 방문은 씨에스나 롯데에서 꼭 편하게 즐기자는 아들의 요구를 응할수 밖에 없는 2박3일의 제주여행이였습니다.

 

올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