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추억의 빼다지

연탄 아궁이와 아랫목에 둔 밥

하늘위땅 2010. 12. 23. 17:55

 

요즘처럼 불을 맘껏 사용하지 못했던 그때는 연탄아궁이 불 하나로 방도 데우고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반찬도 만들었다.

내가 살았던 마산시 회원동 384번지는 작은 평수의 집들 다닥다닥 붙어 살았던 일명 나래비 집이였다.

일제강점기때 아마도 어떤 시설이였던 곳이라고 했다

(마산도시탐방대를 따라 마산 탐방을 하면서 그 곳이 일제시대 마굿간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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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길게 놓여있고 그 아래 칸을 지른 집들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그런 집들중 하나였던 우리집은 미닫이 문이 방중간에 있어 열면 한칸이요 닫으면 두칸이 되는 집이였다.

작은 장독대도 있었던 것 같은데 좁은 마당을 그냥 지붕으로 덮어서 문을 열면 오른쪽으로 장독대가 있고 왼쪽은 방문과 그 아래로 연탄아궁이 문의 정면으로 부엌 살림들이 있었다.

 

연탄불로 데우는 온돌방이 그때는 정말 따뜻했는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

 

보일러 시설도 없이 그냥 연탄구들이였으니..

 

 

 

 

 

 

 

연탄을 제때 갈지 않으면 밑불이 꺼져 싸늘한 방에서 불이 붙고 데워질때까지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연탄불 봐라~ 하고 외출을 한 엄마 말을 머리속에 담아두고 노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매번 불을 꺼지게 해서 야단은 내차지였다.

 

해가 질 무렵 집집마다 저녁하는 손길이 바쁘다.

연탄 아궁이 불문을 열고 냄비나 솥에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서둘러 해서

많은 식구들 둥그런 상에 둘러앉아 밥 먹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였다.

 

가끔은 이 연탄에서 나오는 고약한 넘 때문에 사람이 상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구들이 잘 앉혀졌고 방바닥이 잘 메워졌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였지만.

연탄가스로 사람이 죽기도 했으니..

언제나 조심조심...

 

 

 

 

 

연탄불로 데워지는 구들의 아랫목은 두꺼운 목화 솜 이불이 온기를 지켜내고 있고

그 속에는 아침에 해서 둔 양은 찬합이나 찬기속에 든 밥이 있었다.

보온 밥통이 없었던 그 시절 이였으니 매끼니 새밥을 할 수 없고

점심은 그렇게 미지근한 밥을 먹었던 것 같다.

보온 밥통의 탄생은 획기적인 제품이였던 것은 당연!

 

추운날 아랫목에 차지를 서로 하려다 넣어둔 밥통을 엎어버리면 그날을 빨간 엑스란 내복을 입고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그 아랫목에서 막걸리도 발효시키고

콩나물도 길러 먹고

청국장도 띄우고...

 

한이불아래 1남4녀와 부모님의 발이 엇갈려 긴 겨울밤을 보내곤 했다.

두툼한 목화솜 이불...

자면서도 발 장난을 하다 혼나는 아이들...

켜 놓은 라디오에선 흥미진진한 연속극이....

어릴적 겨울은 죄다 이렇게 따뜻하고 웃음이 나기만 했을까?

 

문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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