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일기를 쓴다는 건 여전히 어색한 작업이다

하늘위땅 2011. 1. 20. 12:33

어릴적에도 일기는 무슨 일 같았다.

방학 숙제로 늘 일기쓰기는 있었다. 하지만 한번도 매일매일 일기를 써 본 적이 없다.

글 솜씨가 없었기도 했고 매일매일 뭔가 남기는 건 특별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방학이 끝날무렵 후다닥 한달치 넘는 일기를 비스무리하게 그려서 숙제로 내곤했다.

그땐 일기를 착실하게 정직하게 진솔하게 적어 내는 아이는 극히 드물었고 그런 아이는 모범생 혹은 조금 특별한 아이였다.

 

그 일기란 걸 매일 적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협박도 어린시절 나에게는 노는 것보단 덜 중요했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시절은 죄다 특별했던 일상이였는데...

 

아들의 오래전 일기장을 뒤져보니 우습기도 했지만(내용이 거의 비스무리해서) 비뚤비뚤 적어 내려간 아들의 흔적이 새삼스럽게

뭉클하게 다가왔다.

 

내 흔적은 이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일이 없는데 말이다.

 

일기란 것을 한번 적어볼까?

어제일을 간단하게 남겨보았다.

 

여전히 날 드러내놓은 글은 어색하고 부끄럽고 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단편적인 것만 쓸뿐이네..

 

 

 

 

어제는 처음으로 봉화마을을 방문했다.

마음은 열두번도 더 갔었는데 가깝다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서야 다녀온 것이다.

그 미안함이 한꺼번에 터져서 울컥 울고 말았다.

미안합니다..미안합니다...정말 미안합니다...무슨 드라마 대사를 읖조리듯 그렇게 말하며 눈물 줄줄 흘리고 있는데

그곳에 있던 많은 분들도 덩달아 우셨다.

눈물바다를 이뤘다.

 

다들 미안합니다를 말했다.

그리곤 빨개진 눈을 서로 마주보지도 못하고 고개숙인채 각자의 갈 길을 갔다.

 

바람이 찹게 눈가를 스쳤다.

그 분은 어떠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