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아들과 맞장구 치며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 최고의 사랑 '을 보면서
(울 배우 나오는 공주의 남자는 더한 폭풍 시청률 따논 당상 기대만빵 설레임 연속)
낮의 더위를 식힐 요량으로 아들은 더블비앙코, 나는 수박바와 비비빅을 순식간에 해 치웠다.
천천히 음미를 하면서 먹던 아들 뜨아!
"옴마 그리 빨리 무몬 무도무도 묵고 싶을낀데 좀 천천히 묵지"
"이거 머 천천히 빨아 먹고 할 끼 있나 후딱 묵고치아야제"
그러면서 아들넘 더블비앙코에 눈을 슬쩍 올리니
"택도 없다 눈 돌리소"
란다..
매정한 넘..
그렇게 아들과 드라마를 보면서 금지식품을 몸 속에 넣고 말았다.
그 후유증인지 새벽 알람이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무거운 몸띠를 억지로 일으키며 옷을 갈아입었다.
아들녀석은 덥다고 배까지 내 놓고 자고 있다
'짜슥 편한 것도 이번주까지만이다 다음주부터 지옥 알바가 기다리고 있으니 ..흐흐흐'
창밖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맑은 하늘은 저멀리 보이지도 않고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람이 심하네'
갈까말까 전제보는 마음은 없었다.
비가 올까안올까 염려를 하면서 나섰다.
적당한 스트레칭과 오늘도 잘 걷고 오자며 신발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씩씩하게 나섰다,
하늘을 찌를 듯 전봇대 녀석이 시커먼 구름아래 놓여있다.
복잡한 전깃줄이여 니가 바로 우리네 인생이구나..
카르마의 법칙을 깨닫고 자신의 본연을 알게 되면 다음번 생은 사람보다 한단계 높은 경지의 무엇으로 태어난다는데...
윤회의 법칙을 어찌 알까..다만 착하게 살아서 업을 더 쌓지 말아야지 하는 것만 알았을 뿐..
발목 돌리기를 하면서 여전히 시선은 하늘에 박고 있었는데
구름이 씰려가면서 반쪽 달을 보여준다.
오메 달! 너 아직 있었구나 얘 ^^
아니 자유롭게 떠 있던 달아 너 왜 전깃줄에 갇혔냐?
불쌍타 반쪽 달아..
니 모습이 꼭 우리 인간들의 일상같고나...
바람이 부는 대로,
칸을 지른 그 누군가의 뜻대로,
자신의 의지는 잃어버린채 그 속에서도 아웅다웅
다툼에 여념이 없는 인간사 로다..
널 꺼내주리라 ㅎ
무학산 둘레길은 좀 더 맑은 날 오르기로 하고 흙을 밟을 수 있는 마산 동중 운동장으로 고고고,,
날이 이런데 사람들이 운동을 나왔을까?
그러면 그렇지..
아무도 없다.
교실앞 처마밑에서 제자리 뛰기를 하던 아저씨도 없다.
조용하게 운동을 하겠구나..................................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 늘어나는 어르신들..
늦잠을 잘라켔는데 비가 그쳐서 나온 모양일세..
밤사이 꽤 많은 양의 비가 운동장을 적신 모양이다.
물 웅덩이가 군데군데 발길을 피하게 만들었다.
앞에서 팔을 흔들며 가는 아저씨 따라하다가 물 웅덩이에 빠질 뻔 했다.
운동장 가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던 저 나무들이 왜 저리 몽땅하다냐?
저 녀석들 (아이쿠야 아니구나 저 나무들 내가 학교 다닐때부터 있었으니 한참이나 선배구나)의 이름이
아마도 플라타너스?
송충이가 엄청시리 많이 생겨 무섭고 징그러운 나무라고 기억속에 저장된 나무.
시원해 보이긴 한데 한낮엔 덥겠다.
어찌 저리 싹뚝 잘라버렸을까?
야속토다
밤사이 내린 비가 물길을 만들어 두기도 했다.
나 밤새 많이 내렸다 봐라 봐 하는 듯..
그래 양껏 밟아 주고 가꾸마 에라잇!
물이 고인 운동장 에 하늘이 내려앉았다.
우주가 갇힌 듯 굉장히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 아침..
땀은 어느새 온 몸을 강타하고 또르륵 물 웅덩이로 떨어졌다.
양손에 들린 핸드폰과 디카 때문에 닦지도 못하고 그냥 땀방울 흘리면서 걷는다.
무학산이 구름 날개를 단 듯 하다.
붉은 빛이 도는 것이 태양이 숨어서 슬쩍 나오려 하는모양이다.
바람은 심하게 부는구만..
덥기는 덥다.
철봉에 매달린 아저씨 기합소리가 무슨 신음소리같이 운동장을 쎄리 돌고 있다.
아흐~ 아자씨 기쁨의 비명을 지르소서...
당신의 고통이 너무 적나라해서 차마 귀를 열고 있을수가 없답니다.
크~으 ~ㅇ ..
갑자기 내앞을 쏜살같이 지나쳐 축구 골대기둥에 한쪽 발을 들고 표시를 남기는 똥개한마리..
찔금 내지르고 바닥을 박박 긁는다
아니 저건 무슨 시추에이션?
'니가 시추였다면 귀엽다 봐줬을낀데 정말 참 우끼게 생겨서 니 하는 짓도 우끼네 개야!'
"야~ 개! 너 엇다 실례질이냐 훠이~"
힐끔 치다보곤 무심하게 고개 돌려 지 갈길 가는 나쁜 떵 ..개.......쉐이
개 무시 당하고 혼자서 씨불랑씨불랑 해봤는데.....뭐냐고 개!
유유히 걷는 그 개 녀석을 쫓아버리려 발걸음 좀 빨리 했더니 그 실례한 녀석 뒤를 한번 휙 돌아보더니
속도를 내어 쌩 달려가삔다.
'야~~ 개!!! 니 내일도 나오면 주거쓰'
라고 해봤다.
내일 그 개가 나오면 난 어떻게 그 녀석을 '주거쓰' 만들어 주지?
아이고 더버라.
* 저녁에 뭘 먹는 건 다음날 힘든 기상을 예고함.
잠이 조금 옴
역시 아침은 사과 하나와 천년초 식초 아임에너지를 탄 생수 한잔으로 끝
'♥오여사의 제1,2의 활동 > 얍! 건강하고이뻐져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걷기 5일째] 태풍이 올라온다는데 그래도? (0) | 2011.06.27 |
---|---|
[새벽걷기 4일차] 종이컵 다이어트 해볼래 빌리부트 캠프 해볼래 (0) | 2011.06.24 |
[새벽 걷기 둘째날] 비가 오는데 어쩌나 (0) | 2011.06.22 |
천생미 천년초 생팩 사용후기 (0) | 2011.06.21 |
[ 새벽걷기 첫날 ] 다시 걷기 100일 프로젝트 시작 (0) | 2011.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