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고양이의 복수 1

하늘위땅 2011. 8. 8. 12:20

고양이의 복수

얼마전 우리집 테라스 한켠에 놓아둔 박스를 정리하다 깜짝 놀랐다
그 박스에 눈이 동그란 고양이 새끼 4마리가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옴마야!"

고양이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떠올라 그 이쁜 새끼들마저 공포스럽게
느껴진 모양이다.
내가 근처로 가는 낌새를 느낀 에미는 어디로 숨었는 지 보이지 않고
새끼 4마리는 눈만 동그랗게 끔뻑이며 작은 소리로 울어댔다.

분명 주변에 에미가 살표보고 있을낀데 싶어 손도 못대고
그냥 있던대로 박스를 덮었다.

'아이코 클났네 저것들이 죠다 살림을 차리면 안되는데 어찌 쫓아내나'

짐승을 키워본적도 없고 그것조차 싫어하는 지라 걱정이 태산이 되어 덮치기 시작했다.
동생들에게 알렸더니 밤에 박스를 열어보고 감탄을 지른다.
다음날 아침 다시 고양이를 보러간 동생이

"고양이 어데갔노 분명 금방까지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어미가 새끼들을 물고 나른모양이였다.

'다행이다 물리적으로 행사를 안해도 되어서 휴'

그렇게 새끼고야잉 4마리와 어미고양이 일은 잊어버렸다.

그런데......

 

 

 

 

비가 올 듯 후덥지근한 어느 밤

집 뒤켠에 있는 실외 화장실을 조용히 혼자 이용하고픈 마음에 발길을 돌렸는데

컴컴한 계단에 보이는 야광빛이 섬뜩했다.

 

"아이쿠야! 저 머꼬?"

 

한참을 째려보더니 휙 사라지는 두개의 퍼런 빛

무서움 별로 타지 않는데 갑자기 나타난 그것 때문에 실외 화장실 이용을 포기하고 말았다.

 

'머야 들고양이인가? 왜 째려보는거야 '

 

동네 주변에 산이 있어 그런지 유난히 도둑고양이며 들고양이가 많은지라

신경도 안썼다.

 

다음날 이른 새벽 출근을 서두르는데 마티즈 아래 떠억 버티고 앉은 시커먼 고양이 한마리가 식겁을 하게 만들었다.

훠이~ 훠이~ 손사레를 쳐도 꼼짝않고 째려보는 눈빛이 어째 요상했다.

 

"저넘이 우리집에 살림을 차리려다 도망간 어미아이가?"

 

"맞는 갑다"

 

" 근제 와 째려보노? 우리가 머 어쨌다고 새끼들 손도 안댔구만 저리가!"

 

한참을 씨라더니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고양이.

아~ 놔 정말 뭐야..

 

그 다음날은 길 건너 집 보일러 기름통 앞에 앉아 야옹 거리며 째려보고 있었다

밤이면 우리지 옥상에서 왔다리 갔다리 발자국 소리를 내며 괴롭혔고

새벽녘이면 창가에서 어찌나 울어대는지...

 

아~ 고양이의 처절한 복수극에 또 휘말렸구나 ㅡ.ㅡ;;;

 

무섭다 무서워...

 

그렇게 몇날 몇일을 우리집 주변을 맴돌면서 괴롭히더니 갑자기 잠잠해졌다.

이제 맘이 풀렸는갑다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