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아들때문에 간 떨어질 뻔 한 사연

하늘위땅 2012. 11. 21. 08:42

퇴근하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불이 난다


"이 시간에 전화 올때가 없눈데..."


고대로(?) 뛰쳐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기는 수송대....어쩌고저쩌고... 김일병이 아직 귀대를 안해서...."


오마이가뜨 이기 무신 소리


"아니 무신 말쌈을???? 사창리 도착했다고 전화 왔는데..."


"동서울 도착했다는 전화는 받았는데 아직...귀대를..."


"우얄꼬..... 아 참 뻐스타고 드 간다꼬 했는데 뻐스 들어왔어예"


내 머리는 뉴스에 나오는 그 무시키 '탈영' 이라는 단어가

가슴까지 내려와 쑤셔댄다 벌렁벌렁 손이 덜덜


"아직 버스가 안들어왔는데 버스 들어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머리에 샴푸는 툭툭 거품을 죽이며 떨어진다

수화기를 들고 한참을 섰다가  창에 비친 내 꼬라지에 깜놀 다시 욕실로 빽


씻는 둥 마는 둥 안절부절 그럴리가 저럴리가 혼자서 오만 생각 다하다

9시넘어 다시 부대로 전화를 했다

당직사병이 아직 버스 안들어왔단다.


"아들 들어오면 꼭 집으로 전화 한통 넣어주세요"


10여분의 시간의 어찌나 길던지.

울 아들이 그런 맘을 먹을 '간뎅이'는 아닌데..

혼자서 성을 쌓았다 무너뜨렸다 우주선 날렸다 추락시켰다 온갖 상상질에

머리가 어질

왔다리갔다리 정신을 못챙기니


"정신 사납다 버스가 좀 늦게 도착했겠지 울 아들이 그럴 넘이가 !"


우짜노우짜노...우짜노..


삐리리릭


"여보숑(이건 무슨 말??)  아들이가 왜 일케 늦게 드갔노 안들어왔다고 집으로

연락이 왔다 아이가 옴마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늘 일찍 드가다가 딱 맞춰

가니까 다들 걱정이 되서 챙겼는 갑다 됐다 욕봤다(?) 쉬고 내일 전화하자"


휴..

안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