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이중보온메리를 입고 온 아들

하늘위땅 2012. 11. 19. 10:31

아들의 보온메리


좀 늦은 신병위로휴가는 나온 아들

일명 깔깔이는 종이가방에 담아서 왔다.


"거는 마이 춥제?"


"말이라고 완전 춥다"


"니는 추운건 강하잖아"


"아이고 옴마 이건 강한거하고 상관없습디다 추버요추버"


이럼서 속에 입고 온 이중보온메리를 보여준다


"니가 내복도 다 입나"


"안입으문 얼어죽는다. 

눈도 왔다 눈 오니 그림같은 풍경이 쥐인다 운제 한번 온나"


눈보기 어려운 곳에 살다보니 그런가 아이같은 맘이 금세 나온다

이제 시작일낀데 눈...눈..




집에 오니 훌렁 다 벗고 반팔로 다닌다

보일러 빵빵하게 돌리는 집도 아닌데 우에는 그만큼 춥나?

진짜 완전 무장해제 상태로 늘어져 지내다 갈 모양이다


그냥 냅뒀다.

친구들도 죄다 입대를 해 만날 사람도 없으니 집에서 뒹굴뒹굴이다

안스럽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온갖 감정들이 반팔로 누워 자고 있는 아들을 보고 나오니 찬바람과 함께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어서어서 좋은 세상이 와야 할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