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남부지방 폭설 경남 남부 지방 눈 이제 그치고

하늘위땅 2012. 12. 28. 13:47

이른 새벽부터 눈이 펄펄 내리셨지요.

좋아하는 맘은 아주 잠깐 이였고 이내 한숨이 나옵니다

저걸 어찌 치우나.

새삼 강원도에서 겨울을 보낼 군인 아들을 생각합니다


"눈 치운다고 토 나올뻔 했다"


는 아들 말이 진심으로 가슴을 때립니다.

아! 나도 토 나오겠다 .


잠시만 아주 잠시만 눈을 보고 아이들처럼 좋아라하기로 합니다.


우리집에도 눈 폭탄투하로 초토화가 되었습니다.





신여사님이 손수 만드신 메주에도 눈이 날려서 쌓였네요.

잘 마르면서 곰팡이가 붙기 시작했는데 망치는 건 아니겠죠.






눈 치우려고 나가보니 발이 푹 빠집니다.

한 20센티는 온 것 같은데 일기예보에는 십센티정도라고 나오네요.

아닙니다 20센티 넘게 내렸어요

평균을 내는 건가?





눈에 묻히 저 빨간꽃은 곧 얼어버리겠네요 화분에 심어두고 뽑아 먹을 대파도 눈에 묻히고

로즈마리도 푸르르 눈에 덮였네요

동백나무도 눈 옷을 입었네요






석류나무도 눈 옷을 입고 묵묵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창을 열고 보니 석류 나무는 여전히 묵묵히 눈을 맞고 있습니다.

처마밑에 사는 이름모를 새도 눈 오는 것이 좋은가 끽~ 끽~ 거리며 노래하네요






전기계량기통 위에도 눈고깔을 씌웠습니다.

은색 마티즈위의 눈을 치웁니다.

힘드네요

토 나올 것 같은데.





쉬고 있는 동생이랑 신여사님이랑 "눈 치우자" 고 하면서 씩씩하게 눈 치우기 대작전을 수행합니다.






집에 있는 삽과 빗자루가 총 동원됩니다.





울 신여사님 참말로 장골입니다.

남자 못지 않습니다.

오여사 팔뚝이 굵은지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울 신여사님 닮았습니다


오마니!!







오가는 사람들은 많은데 눈 치우는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 집 앞 눈은 알아서 치워야 할 것 같습니다.


꽈당 미끄러지면 아픕니다.


제법 넓은 면적을 눈 치웠습니다.

땀이 나고 숨이 차고 토가 나오려고 하네요


진정으로 아들 심정을 이해합니다




차 위에 눈을 치우고 돌아서니 금세 눈이 내려서 차창에 알갱이 같은 입자를 남기네요

눈 입자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소금 같기도 하고 이쁘긴 합니다.


얼어버리면 곤란한데..


1시간도 넘게 눈을 치웁니다

입에서 단내가 납니다

팔이 후덜덜합니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댕깁니다.


하지만 허기가 집니다.

쑥 차 두잔과 고구마 말랭이 한접시를 후딱 먹어버렸어요.


목욕탕에 가서 몸무게 달아 보니 깜짝 놀랬는데 다이어트는 어쩌고..

하! 하! 하!




신여사님이 애써 말려둔 고구마 말랭이 한접시

넘 쫀득합니다


한 접시 후딱 해치웁니다.


몸무게 초과 된 건 어쩌라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