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겸 도보여행을 못가는 날
일찍 일어나 산책 겸 동네를 둘러 보기로 하고 집을 나선 길.
이왕이면 2시간 정도 걷자 - 시간도 널널하고 할 일은 오후에 있는지라- 하고 작정을 하고 나선 길.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가 영 찜찜하게 걸렸지만 나서는 시간에는 흐리기만 할 뿐.
하늘 한 번 올려다 보고 산복도로로 바로 진입.
출근을 서두르는 차들 바쁘게 달려 내려오고 먼저 핀 꽃들은 그 바람에 날려 온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이른 아침.
걸어서 가곡전수관을 지나고,
앵지밭골 입구를 지나고,
경남은행 연수원도 지나고,
서원곡도 들어 갔다가 다시 추산공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빗방울이 하나 뚝 떨어지는 것 같아 잠시 망설였지만 비 좀 맞지 그냥 걸었다.
우산 없는 사람들 발걸음이 빨리지는 것 같았지만 급한 일도 없고 느긋하니 공원 들렀다 가면 될 모양.
느리게 걷는 걸음이 다소 무겁다. 신발이 좀 무겁나?
처음 가는 추산공원 다른편 언덕배기에서 우리 동네를 한눈에 싹 잡앗드니...
하이고 멋지다.
멋진 그림이 쫙 나왔다.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지도를 함 봅니다
공원 한쪽에 저런 밭이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확인을 합니다.
잘 만들어진 길만 걷다보니 저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
구불구불 텃밭사이로 난 길을 헉헉 거리며 오르다 돌아보니 빼곡 들어찬 집들이 아우성을 치는 것 같다.
'나 쫌 봐줘'
저 뽀족 아파트는 교원동 자이 인가?
회산다리 근처?
좀 더 길게 마산을 잡았드니...
옴마야 넘 멋지다.
스맛폰 영 씰데없다 생각했는데 디카에 없는 파노라마 컷이 참으로 요긴하다.
이런것도 찍게 되고.
좋은 폰 생기면 이 곳에 올라 꼭 내고향 마산 파노라마로 담으리.
텃밭 손질을 하고 계시던 어르신이 자꾸 쳐다보시는 바람에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높은 곳이라 그런지 텃밭은 아직 겨울같고 매화꽃이 피어서 봄인줄 알겠더라.
바다쪽을 보니 시야을 가린 높은 건물 몇개 영 껄끄럽다
피기 시작하는 꽃이 완전 양지바른 곳은 아님을 알려주는 것 같은데 이런곳에서도 뭔가가 잘 자라는 모양이다.
물도 없는데 어찌?
층층이 텃밭은 타고 올라 언덕을 넘어오니 캬~ 잘 정돈된 회원현성지가 바로 딱 코 앞에 나타난다.
한쪽은 도심에서도 살아 숨쉬는 밭이 있고 다른 한쪽은 아주 손질이 잘 된 잔디가 깔리고 벚꽃은 만개를 해서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다.
꽃속에 담긴 마산만이 저 멀리 보인다.
눈 오는 날씨 같은 봄 날이다.
꽤나 운치있는 이런 길도 추산공원엔 숨어있다.
초록이 풍성할 때 더 이쁜 길이다.
가을 단풍때 오면 또 황홀할 만한 그림을 남겨주기도 한다.
뱅뱅 돌았다.
폭삭한 길이 좋고
흐린 하늘 이고 활짝 핀 벚꽃 떨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돌았다.
목줄도 매지 않고 커다란 얼룩이 있는 털을 가진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기본도 안된 어떤 아저씨 때문에
좋은 내 시간과 내 자리를 두고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목줄 안매고 델꼬 나오면 벌금 물지 않나'
말이 목안에 맴돌았지만 얼굴무늬 그 사냥개가 사실 굉장히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힐끔 쳐다보기만 하고 쏜살같이 내려오고 말았다.
제발 공원에 개 델꼬 오지 마시소.
제발!
지금쯤 추산공원의 벚꽃은 다 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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