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맛있는 이바구

엄마 솜씨 딸 솜씨 대결 - 제피고추장무침과 아삭고추된장무침

하늘위땅 2013. 4. 20. 09:04



뭐든 제철에 난 것으로 한 반찬은 그게 어떤 것이든지 식욕을 자극 하는 것 같습니다.

유독 겨우네 입맛을 잃지도 않았으면서 봄이면 갖은 봄나물에 식욕이 더 왕성해지는 것은 저만 그럴까요?

살 좀 빼보려고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는데 봄나물의 유혹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문과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쑥, 냉이, 달래, 머위순, 촛물 부추등으로 봄 입맛을 완전 살리고 또 살리고 단식의 효과는 어디로 갔는지.

장아찌로 봄의 기운을 저장도 했고 든든하게 여름을 맞겠다 싶었던 찰나 .

울 신여사님이 억수로 좋아하는 그 옛날 반찬 한가지를 쓱 내오십니다.


"이거 무치까?"


퇴근하고 잠시 널부러져 있는 딸에게 묻습니다.


"몬데"


"제피 말린거"


"어째 무칠낀데"


"고치장 넣고 무치지 머"


"함 해보시소"


딸년은 널부러져 있고 옴마는 부엌에서 한껏 솜씨를 발휘하신다.

간단하다.


제피를 고추장 물엿 통깨로 버무리면 끝

그래도 좀 대단한 우리는 감히 해 볼 엄두도 못내는 것을 하는 것처럼 신여사님 추겨 세우며 해보시라 했다.

금방 무쳐서 들고 오신다


"봐라 어떻노"


"옴마야 맛나네 좀 싱겁다"


"소금을 쫌 너어보까"


다시 들고 오시는 신여사님


"맛나네 옴마 입맛이 확 도라온다"


"맛나제"


두어번 더 집어 먹으며 신여사님 솜씨가 특별한 것인양 '맛나다, 맛나네' 하니 으쓱 해지는 울 옴마





제피고추장무침

(신여사 식으로)


1. 제피 새순을 시장에서 산다(좀 비싸요)

2. 살짝 데쳐서 말린다

3. 무치기 전 물에 불린다

4. 물기를 꼭 짜고 고추장, 물엿, 통깨로 버무린다

4, 뒷간은 소금으로 한다.


데쳐서 말렸다 불려서 사용해야 쫄깃하다고 합니다.

연하고 작은 잎이라 생것으로 하면 집어 먹을 것도 없을 듯,

젓갈로 김치처럼 버무려 먹어도 엄청 맛납니다.

밥도둑이 따로 없지요.


향이 아주 과감하게 입안을 헤집고 넘어가면 목구멍도 향을 칠하고

뱃속까지 제피향이 확~ 퍼지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우리나라 허브가 최고입니다.





신여사님의 제피찬에 고무된 딸 오여사도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불끈 솟는 어떤 기운.

냉장고 뒤져봐도 마땅하게 해 볼 것도 없고 아침도 안먹는데 하려니 영 그랬는데 눈에 띈 시들어가는 고추 두어개

아따 저걸로 하면 되겠다.


모닝고추된장무침


모닝고추...가 야하다는 어떤 동생 떽!

모닝고추가 왜....왜....왜...야하네 ^^

(상상해보셔요 호호호)


모닝고추(고추이름이어요)랑 집 된장이랑 물엿 혹은 꿀 그리고 참기름 통깨로만 버무리는 찬

짭짤달콤고소함이 동시에 입 안에 퍼져야 완성

달아도 안되고 짜기만 해도 안되고 고소한 맛이 넘 지나쳐도 땡!


반찬으로 먹기 좋은 단 맛과 짠 맛이 잘 어우러져 고추의 아삭함을 느낄수 있게 만들면 통과.


휘릭 버무리니 아침에 상큼하게 샐러드가 되어버렸네요.


이 된장소스는 부추무칠때 사용해도 됩니다.

고기 구워먹을때나 장어 새우 먹을때 같이 곁들이며 좋은 것 같아요.


엄마와 딸의 솜씨 대결은 엄마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역시 깊은 맛은 세월이 필요하군요.



여기서 잠깐

제피를 모르시는 분들이 있어서 

산초와 제피는 다릅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추어탕이나 겉저리, 김치 등에 초피를 넣어 먹지만 

산초는 거의 대부분 기름을 짜서 소비합니다.

제피라 부르는데, 이의 표준말이 초피랍니다

 

산초와 초피를 함께 보면 금방 구분이 가는데, 하나씩 두고 보면 사실 구분이 영. '초피는 남자에 비유되고 산초는 여자에 비유된다~'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네요

 

초피는 생김새가 거칠고 가시가 굵습니다...그리고 열매는 많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산초는 초피에 비해 야들야들해 보이고 열매는 아주 많이 열려서 하늘을 향하게 됩니다..


초피나무는 가시가 두 개씩 서로 마주 달리고,

산초나무는 하나씩 서로 어긋나게 달리는 것이 가장 분명한 차이입니다.

두 번째는 꽃피는 시기가 서로 달라 초피나무는 봄(4~5월)에 황록색으로 피고

산초나무는 여름이 가고 가을의 문턱(8~9월)에 연한 녹색 기미가 있는 흰색으로 핀다고 하네요




가시가 마주보고 나는 제피(초피)나무




가시가 어긋나게 나는 건 산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