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야금야금 제주여행

친정엄마와 함께 한 당일치기 여행 - 외도, 신선대, 바람의 언덕

하늘위땅 2013. 5. 7. 13:17



친정엄마와 함께 한 2박3일 이쯤되는 제목이면 참 좋은데 말입니다. 

더 많은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쉬는 당일로 오래전 다녀오셨다는 외도가 포함된 테마여행을  예약 했더랍니다.


"옴마 거제 외도 놀러가까? 가봤나?"


"오래전에 가 바따"


"그럼 딴데가까

  딴데는 박람회, 꽃축제 이런데라서 땡볕에 걸어댕기야 하는데 .."


"낸 그런데 몬간다 그냥 외도 함 가보자"


"거도 쫌 걸어야 할끼다"


"아라따"


수덕사 가는 여행편이 있어 옳다구나 했는데 신청 인원이 없어 취소가 되었다고 연락이 와 버스타고 갈 수 있는

여행을 허겁지겁 뒤지고 다닌끝에 '부산테마여행사'에서 가는 거제 외도 신선대 바람의 언덕 상품이 한눈에 딱.

거의 대부분 테마여행들이 꽃축제장이나 보리축제하는 곳이라 종일 놀다 오기는 지루하고 많이 걸어야 할 것 같아

적당하게 걷고 구경거리도 되는 곳으로 안성맞춤.


엄마는 20년도 더 전에 다녀온 곳이라고 하니 지금 모습까는 많이 다를것이니 모처럼의 버스 단체 관광여행에

더 설레는 사람은 나였다.

점심까지 포함된 경비 인당 60,000원


7시 20분경 부산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우리 도 모녀를 같이 싣고 거제로 쌩 내달렸다.


거제 외도 > 신선대 > 바람의 언덕 > 거제포로수용소 를 한꺼번에 돌아보는 나름 알찬 코스라 기대만발




도장포에서 외도행 9시50분 '해금강2'호를 탔습니다.

작은 배라 멀미가 날까 걱정했지만 여행의 설레임은 이 배 멀미까지도 앗아가버린 모양입니다.

소풍가는 아이처럼 아니 수학여행 떠나는 여학생처럼 모든 나쁘고 좋지 않은 기분은 없어진 아주 즐거운 감정만 충만된 채

울렁이는 배를 탔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 외도 가시는 손님들 대박이십니다...."


요 근래 날씨가 영 좋지 않아 쉬는 날 제대로 배 운행을 못했다고 한껏 들뜬 선장님 입담이 아주 거침이 없으시네요


"그래서 다 구경합니다. 해금강... 동굴 전부다"


선장님 좋은 날씨덕에 파도도 높지 않고 기분도 좋다고 십자동굴과 해금강의 작은 동굴까지 배를 넣어서 구경을 시켜주십니다


"캬! 장가계보다 좋네"


장가계 가보지 않았으나 어떤 곳인지 알겠군요.

울 신여사님도 다녀온 중국여행지랑 비교하기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십자동굴 깊숙히 배를 넣으시고 구경하시라 방송을 신나게 하시는 해금강2 호 선장님 감사합니다.


짧은 해금강 선상구경을 하고 30여분 뒤 드디어 외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먼저 너무 많은 사람들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순식간에 들어왔다 사람들을 싣고 나가는 배 수에도 놀랐습니다.


해금강2호를 잘 기억하시고 꼭 그 시간에 승선을 하시기 바랍니다


선장님의 말을 똑띠 기억을 해봅니다.



시작부터 오르막길

다리 아픈 울 신여사님 과연 잘 올라가실까 걱정이였는데 계단이 아니라서 쉬엄쉬엄 지팡이를 짚고서 잘 오르십니다.

오랜만에 바람쐬기라 기분이 좋은 신 듯 하군요.


땀도 나지 않지만 따뜻하니 참 좋은 날씨가 이어지니 섬 한바퀴 돌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열대성 식물이 제일 먼저 반기는데 지난 겨울 한파에 얼어버린 모양입니다.

이국적인 느낌이 여행을 왔다는 기분은 더 상승시켜주는군요.




울 신여사님이 감탄을 마지않고 보고 또 보고 만지고 또 만지고 했던 대형 아이비입니다.

이런 품종이 있는 건지 이렇게 키운건지 욕심을 많이 내는 울 신여사님.

작은 이파리보다는 큰 이라피가 담을 이루니 더 상큼하기 시원합니다.





비너스가든 테라스에서 잠시 쉬고 계시는 신여사님 

무얼 보고 계실까요?

이 백년초를 생각하고 계실까요?

유난히 관심을 가지고 말씀을 하셨던 이 백년초

(우리집 옥상에도 천년초가 꽃을 활짝 피웠거던요)






비너스가든 테라스를 타고 오르른 장미덩쿨이 5월의 찬란하고 아름다움을 말해주려는 듯 한껏 봉오리를 올리고 용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향기, 꽃향기가 어지러운 외도 보타니아입니다.





겨울연가의 촬영지였던 리스하우스가 지중해풍으로 궁금하게 만드는데 들어가 볼 수는 없네요

사택으로 사용중인 모양입니다.





리스하우스 옆 화훼공원에서 신여사님 독사진 한컷.

꽃도 이쁘고 울 할매도 이쁩니다.

빨간 썬캡은 간질작살입니다 .





인공적인 곳이라지만 세월이 많이 흐르니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곳 외도 보타니아입니다.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내 것이라면 하는 욕심이 생길만큼.





휴일이라 그런지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찾았는지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행여 신여사님 잃어버릴까봐 멀리 가지도 못하고 종종 따라 다닙니다





등산용 스틱을 탁탁 짚으며 잘 내려가십니다.

계단이 거의 없는 곳이라 어르신들도 아이들도 구경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양쪽에 층층히 심어진 각종 꽃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1시간 30분의 여유있는 관람시간을 20여분 남기고 선착장에 미리 내려왔건만..

아찔한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타고 왔던 그 '해금강2호' 를 타지 못한겁니다.

분명 방송을 한다고 했는데 잠시 기다리며 앉은 자리에선 시야가 가려 배 이름을 정확하게 볼 수가 없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했던 모양입니다. 배가 들어올 시간이 되었지 싶어 시계를 보니 아뿔싸 약속한 시간보다 5분이나 지나버린 겁니다.

진짜 딴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가야되나 황당했는데 다행히 다른 배를 타고 출발했던 선착장으로 돌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설마 배를 못 타겠냐며 배를 놓친 사람들은 바보아이가 이랬는데 우리가 바보가 되어버린 날이였습니다.


이런 경험은 생전 처음이라 웃을수 밖에요.





겨우 다른 배를 타고 나와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버스에 올라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배도 부르고 햇빛도 뜨겁고 외도에서 놀란 가슴에 신여사님은 신선대까지 다리가 아파서 못가겠다 하시고

혼자서 내려갑니다.


노란유채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주고 차르륵차르륵 몽돌에 부딪히는 파도가 다시 기분은 충전시켜주네요





바위 그늘에 혼자 앉으신 어르신 등이 참으로 외로워보여 맘이 짠하려고 하는 순간 저 아래서 놀고 있는 손자들을

부르시네요. 다행이다.


기다리고 있을 울 신여사님께로 총알같이 올라갑니다.





하늘 빛 너무 좋고 5월은 푸릅니다.

콧노래 절로 나오는 날입니다.





맞은편 바람의 언덕으로 같이 가려고 했으니 너무 멀게 보이고 오르막길을 보시는 순간 못가겠다 하시는 신여사님은

입구 장사하시는 난전에 계시고 또 혼자 쌩하니 늦지 않게 다녀오려고 발에 모터를 단 듯 걸었습니다.

늘 넘의 사진으로만 봐 왔던 곳이네요

진짜 바람이 너무너무 많이 부시네요.





배를 놓쳐 일행들에게 미안한 맘이 있어 좀 일찍 와서 또 기다립니다.

우리를 싣고 갈 차가 잘 보이는 땡볕에 앉아서 말입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시네요.

제주도만 사람들에 가라앉을 판인줄 알았는데 거제도 마찬가집니다.


차와 사람 엄청납니다.




신선이 놀다 갈 만한 곳입니다.

경치 빼어나고 전망이 좋아 잠시 쉬기에 더 없이 좋은 곳입니다.



신선대 옆 작은 몽돌해수욕장인 함목해수욕장도 일품입니다.

자그르르륵.

몽돌에 와 밀려가는 파도소리가 아주 개운합니다.


우리 신여사님은 어디서 기다리시나.





사람사람사람 또 사람 그리고 바람.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을 순식간에 날라다니 듯 보고 나니 다리에 알이 베깁니다.

외도에서 지쳐버린 건지.


오늘의 마지막 장소 거제포로수용소로 우리를 실은 골든관광버스는 달립니다.

약간 졸다 깨니 도착을 했네요.





난리통의 경험이 없는 전 그냥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였는데 어릴적 경험했던 을 신여사님은 눈이 반짝반짝이십니다.

많은 관람객들 중 관심있게 보시는 이는 어르신들이네요

아이나 젊은 사람들은 그냥 쓱 지나갑니다.

할 말이 많은 어르신들은 안타까운 듯 젊은 사람들을 보시네요

그래도 한번쯤은 가보면 좋은 곳 같습니다.


신여사님의 새밭골 전쟁 체험기는 다음에.


우리외 다른 한 일행의 외도 지체로 출발시간 지체를 우려했지만 다행히 예정했던 시간에 거제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외도에서 배를 타지 못했던 사건은 창피하지만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어 늘 떠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배 놓친 이야기를 하면서 박장대소 또 얼마나 웃었던지.

괜히 식겁했을 그날 가이드님 고맙고 죄송했습니다.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