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2013년 경복궁의 봄

하늘위땅 2013. 5. 13. 13:39


궁궐 나들이는 언제가도 즐겁지만 봄에는 더 화사하고 통통 튀는 재미를 가지고 둘러 볼 수 있습니다.

과거속으로 슝~ 돌아가 궁녀가 되고 상궁이 되어 가슴에 슬픔과 한을 담아 보기도 하고, 내시가 되어 그들의 생활속으로 풍덩 

빠져 보기도 하고, 곤전을 차지한 왕비가 되어 나라 최고의 여인이 되는 뿌듯한 상상으로 그림을 만들며 걷다 보면 구중궁궐의

다리 아픈 산책도 금새 잊어버리게 됩니다.


임금의 여인으로 살아본 다는 것은 어떨까?

감히 쳐다도 볼 수 없는 담장 안의 또 다른 임금의 여자가 되어 살아 가는 건,

생각만 해도 짜릿한 경험이 아닐수 없습니다

장옥정, 사랑에 울다의 김태희가 되어 보기도 하고, 궁중잔혹사의 김현주가 되어 보기도 하고, 천명의 송지효가 되기도 하고,


그 따뜻한 봄 날 또 경복궁엘 들렀습니다.

여전히 봄을 놓치지 않으려는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호젓하게 둘러 볼 수 있을 거라는 건 이기적인 욕심이였나 봅니다.


해설사님 뒤를 졸졸 따라다녀도 주변의 시끄러운 다른나라 언어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으니 이번 궁궐 나들이는 따박따박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속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겠습니다.






1985년 국보223호로 지정된 근정전입니다.

경복궁 근정전은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의 중심 건물로 신하들이 왕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거나 국가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입니다. 조선 궁궐의 정전에는 ‘정(政)’자를 넣어 이름을 지어 창덕궁은 인정전(국보 225호), 창경궁은 명정전(국보 226호), 경희궁은 숭정전(崇政殿)이라 합니다. 1394년(태조 3)에 지었으며, 정종을 비롯한 조선 전기의 여러 왕들이 이곳에서 즉위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 ‘근정(謹政)’이란 이름은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잘 다스려 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 1337~1398)이 지었지요. 현존하는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1867년(고종 4) 다시 지었지만 처음 있던 건물에 비해 많이 변형이 되었다고 합니다.





경복궁의 금천을 지키는 천록이 무서운 얼굴로 영제교를 건너는 이들을 째려 보는 것 같습니다.


근정전에서 근정문에 이르는 길 좌우에는 양반들의 지위를 표시하는 품계석이 차례로 놓여 있으며, 햇빛을 가릴 때 사용하였던 쇠고리가 앞마당에 남아 있습니다. 이 쇠고리는 새 임금의 즉위식이나 세자 책봉식 등 왕실 행사 때 햇볕이 지나치게 강할 때 차일(遮日)을 치기 위해서 만든 것인줄 아실테고.


주변에서 이 고리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군요 하하




교태전 뒷마당 전의 주인이 가꾸고 즐겼던 아미산에도 봄이 한껏 내려왔습니다.




교태전 온돌에서 나오는 연기가 빠져 나갈수 있는 굴뚝이 참 아름답습니다.




호수나 연못을 상징하는 석함을 두어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겨울잠을 잔 나무들도 눈을 뜨기 시작하는 아미산입니다.





자경전 꽃담벼락과 어우러진봄 꽃이 소담스럽습니다.





문을 지나고 또 지나고 깊고 깊은 궁궐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 왔을텐데 궁녀들의 어여쁜 가슴에 든 봄은 어떻게

지나갔을까요?





저 멀리 보이는 지붕으로 보이는 꽃을 보면서 담 너머 민간세상을 그리워했겠지요.






담장 위로 보이는 노란 개나리에 가슴이 벌떡거렸을텐데..






교태전에는 아미산이 있고 자경전에는 십장생 굴뚝이 있습니다.



벚꽃이 뒷마당 한쪽에 서서 십장생 굴뚝과 짝이 되어 봄을 화사하게 꾸며주고 있습니다.

이때 후다닥 달려온 초등학교 남학생 네명


"어디있지? 그거?"


"저거 아닐까?"


"뭐 찾는데?"


"굴뚝요"


"저기 있네 지붕을 쓴 담"


4명의 남학생 부랴부랴 사진을 찍고 후다닥 달려갑니다

집합 시간이 다 된 모양입니다.

이 넓은 궁궐에서 잘 찾아 나갔을까요?





덩그마니 텅 빈 까치집이 외롭습니다

 초록이 슬그머니 올라오면 가려져 덜 외롭게 보일까요?





자경전 안쪽 담장에도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자경전 바깥 담벼락에는 매화, 천도, 모란, 국화, 대나무, 나비, 연꽃 등을 색깔 있는 모양벽돌로 꾸며 격조를 높이고 있습니다.





경회루 주변에는 꽃도 늘어지고 수양버들도 늘어지고 수많은 사람들도 주변에 늘어섭니다.



고종이 건청궁을 지을 때 옛 후원인 서현정 일대를 새롭게 조성하였는데 연못 한가운데 인공의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육각형 정자를 지어서 ‘향기가 멀리 퍼져나간다’는 향원정(香遠亭)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향원지를 건너는 다리는 “향기에 취한다”는 뜻의 취향교(醉香橋)입니다. 진짜 향기가 나는 듯 아름다운 정자고 연못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맞지 않은 꽃이 더 아름다웠던 봄 날 

궁궐 봄나들이는 향원정에서 그 누군가 되어 향기에 취한 사람이 되어 마감을 했습니다.

그 누군가는 누구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