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야금야금 제주여행

우리들의 여름휴가 - 제주도에서 3박 4일 둘째날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

하늘위땅 2013. 8. 27. 12:04


심한 피로감으로 한알의 우루사를 삼킨 덕분인지 우리의 일정상 5시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간밤에 서귀포에는 소나기가 왔다리 갔다리해서 좀 시원할런가 했는데 여전히 후덥지근 하였지요.

작은 렌터카 모닝이 과연 간간히 내리는 새벽 빗길을 잘 달려줄지 걱정이 슬 들기는 했지만 렌트사의 말을 믿고 출발을 하는

용감한 언니들입니다. 1100도로 타기가 쉽지 않다는 여러 글을 읽고 다소 긴장을 하면서 말입니다.


어두운 새벽길 서툰 네비양의 안내를 따라 달리는 차안은 조용합니다.

잠이 와서 그런건지 빗길 운전이 위험해서 그런건지 피곤해서 그런건지 여튼 적막하니 시커먼 하늘이 뒤덮고 있는 하늘만 

다들 내다보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이르게 도착을 한 차가 보입니다.

먼저 올라간 사람이 있다는 거죠.

이런 승부욕이 불끈 타오르는 경우가 있나.


동생들을 서둘러 내리게 한 뒤 가자고 재촉을 해 봅니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빗방울도 날리는데 무슨 맘으로 올라가자고 한건지.





영실 매점은 문도 안 연 시간에 우리들은 윗세오름까지 오르겠다 당찬 결심을 가지고 산으로 들어갑니다.






산뜻하게 사진도 찍으면서 앞으로 펼쳐질 고난은 전혀 모른체 히히낙락 즐겁습니다.

빗방울 정도야 가뿐하게 책임지리 다들 기운이 뻗칩니다.





해발 1400미터 

여기까지 오는 것도 억시 힘들었습니다.

바람과 비  한치앞도 안보이는 시야

그 난관을 뚫고 우리는 오르고 또 오르고.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도 이런 상황에서 백록담까지 오르고 말지요.

아닌가? 백록담엔 못갔나?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덩치가 좀 되는 삼순이도 오른 한라산 우리는 좀 가뿐하니 더 잘 오르리라는 건 착각이였습니다.

원빈 등산화도 힘이 듭니다.

살짝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와 ~ 우 장관입니다

근데 그 장관을 보게 두지 않네요

구름이 살짝 심술을 부립니다.

맑은 날이면 저 멀리 바다까지 보일듯 한데 아쉽습니다.


갈길이 먼 언니야들은 위로위로 오릅니다.

죄다 계단길 지긋지긋한 관절염이 생길것만 같습니다.






계단을 만들려고 준비중인 쇠들이 뒹굴어 한층 더 위험합니다

조심조심 계단을 밟고 오릅니다.





체력이 극 즈질인 막내언니야는 무척이나 힘이 든 모양입니다

자꾸 뒤로 쳐지니 기다려줍니다.

뒤에 혼자오면 안그래도 무서움 많이 타는데 놀라서 기절할 수도 있습니다.





막내언니야가 가까이 오길래 장난끼가 발동 셀카질을 했는데 바람이 아 글세 이런 사진은 찍게 했네요







위가 안보이니 어디까지 올라가야하나 짐작이 되질 않습니다.

그냥 오르밖에요.

오르다 보면 끝이 나오리라....싶습니다.







이런 젠장.

영실기암과 오백나한을 볼 전망대에 와도 전혀 볼 수가 없네요

오백나한도 부끄럼쟁이 같습니다

꼭꼭 숨어 우리 언니야들한테는 보이질 않네요.


가을에 다시 와서 보나 어쩌나 잠시 망설입니다.






계단길이 끝나니 바위 너덜길이 있고 그러고는 정원같은 숲을 지나니 시야가 확 트이는 평야 가튼 선잣지왓에 도착을 합니다.

운무에 쌓여 분간이 어려웠지만 짐작컨데 대단한 풍경이 숨겨져 있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땀에 젖고 비에 젖고 구름에 젖고 우리 맘은 뽀송하니 다행입니다.


까르르 웃음에 구름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이럴때 사진 한장이 아주 필요하죠.





어디가 끝인지 모를 테크로드

분위기 엄청 좋습니다

아니 끝내줍니다.

이런 날씨에 이런곳에 있어 이런 풍경을 보고 그 속을 걸었다는 건 분명 축하 할 일 같지 않습니까


정말 축복받은 날 같습니다.





물맛이 꿀맛이라는 노루샘에 도착을 했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 거의 다 왔다는 증거겠지요

뒷맛이 달큰한 물을 세 모금 마십니다.


한라산의 신령한 정기를 몸으로 삼키는 듯 조심스럽게 물을 삼킵니다.

기운이 불끈 솟아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시 우리의 목적지를 찾아 걷습니다.


8시10분경 드디어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1500원짜리 라면을 4개 사고  잠시 기다리면서 이렇게 놀았습니다.






아 꿀맛같은 라면의 맛.

허기진 배를 아주 달콤하게 채워줍니다

더불어 500원자리 믹서 커피도 아주 맛나게 마셨습니다.


이 라면이 그렇게 유명하대서 이걸 먹으러 일부러 온 사람들이라고 말은 못하겠습니다

여튼 꼭 한번은 경험해 보시라 말씀은 드릴수 있겠습니다.





라면을 먹고 나니 비로소 윗세오름 대피소 주변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가 심하게 내리니 살포시 문을 열어 보니 노랑꽃이 장관입니다.


꽃앞에서 사진도 찍고....


배경이 된 꽃에게 미안 .






비가 더 내리기 전에 서둘러 내려갑니다.





내리는 비를 철철 맞고 가는 걸음도 가볍습니다.

여름 내 비 한방울 구경 못한 마산사람들 이리라도 비 맞으니 어찌나 좋은지(이날 마산에도 비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너른 선잣지왓을 건너서 우리 언니야들 씩씩하게 잘 내려갔습니다.

양다리 알통이 욱씬욱씬거릴만큼 내려가는 길 너무 멀게 느껴졌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므로 항상 조심조심.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이나 시간은 얼추 비슷하게 걸린 것 같습니다.

비 맞은 생쥐꼴로 산에서 아래로 내려오니 이런 황당시츄에이션이 있나요


아래는 해가 쨍쨍 더버 죽을판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