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야금야금 제주여행

우리들의 여름휴가 제주도에서 3박 4일 넷째날 - 해 뜨는 성산일출봉 잡아라

하늘위땅 2013. 8. 31. 10:30

3일차까지 진행된 우리의 여행 다소 무리한 구석이 없지는 않습니다.

다들 너무 지쳤습니다


"언니야 우리가 나이가 되긴 했나보다 체력이 영 안된다 디다"


"글체 작년하고 또 틀리제"


"내일 마지막날 성산일출봉 가긋나"


"우짜노 그래도 가야지 대신 일찍 자자"


야구 경기 잘 나가다 슬 따라 잡히는 걸 보고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새벽3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8월24일 해뜨는 시간이 6시02분이라고 해서 말입니다.

숙소에서 성산일출봉 앞까지 시간과 올라가는 시간을 대충 잡아 보니 4시에는 서귀포 민중각에서 출발을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피곤해서 깊이 잔 것 같은데 피곤하기는 했습니다만 3시 알람소리에 일어나 귀가할 짐도 다 챙기고 깔끔하게 숙소를 나섰습니다

살아서 한번은 봐줘야할 것 같은 성산일출봉의 일출광경을 보러 갑니다.


4시 출발

비가 억수같이 쏟아 집니다.

약 1시간 가량 작은차 모닝은 달려야 하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집니다.

가는 것도 문제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인가도 문제도 해는 커녕이라는 체념이 앞서기 시작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작은차 모닝은 저속으로 비를 쫙쫙 맞아가며 조심스레 성산으로 향했습니다.






거칠고 세찬 비를 뚫고 도착을 한 성산일출봉 앞

어떤 고난을 이기고 온 승자같은 느낌으로 포즈를 취했는데 갑자기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차속으로 숨어야 했지요


우리처럼 일출을 보러온 다른 사람들도 망설이는 사이 아이를 데리고 온 어떤 가족이 용감하게 빗속을 뚫고 나가기에 우리도 망설이던 

다른 두명의 총각팀도 용기를 내어 입구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거문오름 매점에서 산 이천원짜리 비옷을 들쳐 입고 갑니다.

매표소도 문이 열려 있어 입장료를 냅니다

(아니 입장표 없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를 하기는 했지요 흐흐)


1시간쯤 걸려야 정상에 오른다는 사전 정보는 엉터리였나봐요

30여분 만에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5시38분 성산일출봉 일출 전망대에 조르륵 앉았습니다.

비는 여전히 날리는데 과연 해를 볼 수 있을까요?





일출 명소라서 오르는 계단 길에 조명이 있어 불편하지 않게 오를수 있었답니다.





구름이 두껍게 저 멀리 바다에서 달려오는 것 같네요

수평선주변에서 고깃배의 불빛이 떠오르는 해 인양 반짝입니다

날씨가 이런데 조업을 하는 배가 있기는 한 모양이에요





뒷쪽 광치기 해변과 성산읍쪽을 내려다 봅니다.

푸른 새벽에 갇힌 성산일출봉 주변입니다.


위에서 보니 다 보입니다.

올레1코스 걸었던 길도 보이네요.





아직은 깊은 잠속에 잠긴 집들과는 다르게 성산일출봉 입구와 길에는 조명이 환합니다.





아직 미련이 남은 달님은 높은 하늘에 머물고 있습니가

어지러운 그림을 그리며 구름이 층층히 덮히는 하늘이 조심스럽네요






해 뜰시간이 된 것 같은데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네요

언니다 님들은 가볍게 인증샷을 남기고 내려가야 할 것 같다 말을 나눕니다.





그래도 하마 해가 보일까 하마 보일까 보고 또 봅니다.






요래 보고 조래 보고 단디도 보고

해는 결국 나오지 못합니다.





해 뜰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구름 위에 햇빛이 '끝' 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8월24일 6시5분경 성산일출봉






내려오는 길 마을은 잠에서 깨어 나고 있습니다.





입구쪽으로 거의 다 내려오니 흰구름층 위로 맑은 빛이 느껴집니다.

저멀리 우도봉위로는 검은 구름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말입니다.






해 뜨기전 광치기 해변을 보다






해 뜰 시간 후에 광치기 해변을 보다.


지난번 걸었던 올레1코스 흔적을 더듬어 보니 새삼스럽게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결국 일출 광경을 보지 못하고 내려오기는 했지만 제주와서 가볼 곳은 거의 다 가봤다는 뿌듯함이 남았습니다.


졸음이 마구마구 밀려와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마지막 휴가 일정을 소화시키러 떠납니다.


재작년 갔던 그 해녀 전복죽 집이 없어지고 근사한 건물이 들어섰더군요

그곳에서 전북죽을 먹으려 했는데 그 집은 어디로 갔을까요.


관광지 주변의 변화는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대형프렌차이즈 체인점 메이커 없는 것이 없더라구요

입만 쩍 벌리고 말았답니다.


성산일출봉에서의 일출은 또 다음으로 정리가 되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