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쁘게 왔다 갔다 했는데 출근길 잠시 눈을 돌려 보니 어느새 석류가 이렇게나 익었군요.
곧 수확을 해야 하겠어요. 시기만 한 석류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네요.
올 해는 이 녀석을 어찌 정리를 해야할까 살짝 고민이 됩니다.
몇녀석은 나눠주고 그래야 할 것도 같습니다.
참으로 길어질 것 같던 여름도 처서를 고비로 슬슬 꼬리를 내리더니 백로를 지나니 완연하게 표가 납니다.
귀뚜라미 소리 넘 시끄럽지만 덥지 않은 것이 어디냐며 소음도 그냥 참아 줍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기까지 해서 두께가 있는 이불을 찾고 긴 팔 옷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덥다덥다를 너무 해대서 조금 추운 듯 해도 아직은 반팔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기를 느끼며 지난 여름을 잊어 버리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입이 툭 벌어질 것 같은 색 고운 석류입니다.
훤한 날 출근을 했는데 어스럼 해뜰무렵이 되어 버렸군요.
철모르는 꽃들은 벌써 일어나 함박함박 해의 기운을 빨아 들이고 있습니다
뽑아 버릴 때가 된 것 같은 봉숭아가 꽃을 피웠군요.
이런 철없는 꽃 같으니....
느까서야 꽃을 피울 요량인 이 채송화는 어쩌지요.
한귀퉁이 심어진 밀감나무는 밀감을 아주 풍성하게 맺었습니다
노랗게 익을때까지 어찌 기다리지요?
몇해전 도둑 맞았던 꽃사과도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이거 머할끼고 씰데도 없는 사과아이가?"
울 신여사님 푸념입니다.
이걸로 뭘하나요?
난간참이 뽀사지겠습니다.
하나둘 사다들인 화분들이 넘칩니다.
올 해는 진드기 때문에 따 먹지 못한 뽕나무도 가을맞이 준비를 하는 것 같네요.
툭!
썩어 떨어진 석류가 차 위로 떨어져 올려다 보니 잘 익어가는 녀석들이 자랑하듯 몽글몽글 모여있네요.
"하이고 저것들을 고마 우째삘꼬.."
배웅인사를 받은 듯 출근길이 신나신나..
여름이 가버렸다는 것도 기쁜데 선선한 바람이 불어 주시니 가뿐한 하루가 됩니다.
어느새 가을이 깊숙히 들어온 모양입니다.
온몸이 쑤신다는 사람은 가을앓이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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