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맛있는 이바구

남해가면 어디서 밥 무글까예 봉정식당으로 가보시다

하늘위땅 2013. 12. 27. 14:00


"선생니임 남해서 점슴 무글라쿠는데예 집 밥 같은 거 무글때 있지예"


다짜고짜 그냥 묻습니다.

남해 갈 일이 갔는데 마침 밥때가 되어 아침도 안먹었는데 분식을 먹기엔 미안해서 집 밥을 찾아 먹기로 했습니다.

자주 남해에 가기는 했는데 밥을 먹고 나온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관광지 흔히 아는 곳에서 먹은 관광객음식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찾아가는 곳이 궁금했던 것입니다.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보이는 흔한 밥 집도 많았는데


"그럼 봉정식당이나 그아페 국밥집 가보시다"


"어데 있어예?"


"남해시장 안에 조금 둘러보면 간판이 보일끼라 어물전 골목에 있으니 잘 차자보시길"


남해 시장이 억수로 널븐 곳도 아니니 품을 팔아 찾아보기로 하고 먼저 일을 본 뒤 사장으로 향합니다.

남해시장은 4일 9일이 장날이라 더 북적인다고 합니다.

바다냄새 가득한 어물전을 어물쩡거리며 돌아보니 시장끄티에서 식당 간판을 보게 됩니다.




힘있게 오래된 문을 열고 드가면서 어색하지 않은 척(혼자 여행은 이 밥 집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시작입니다)


"정식 하나 주이소"


문을 열면서 메뉴판을 휙 훑어본 뒤 평범해 보이는 메뉴를 불렀는데 먼저 온 사람들은 전부 물메기탕을 먹고 있었네요


'헉! 물메기탕 먹을 걸 쩝'


주문과 동시에 나오는 슝눙이 뻑뻑하니 구수하고 엄마가 해주던 그 슝눙 맛이 납니다.




시장통 작은 밥 집입니다.

멸치쌈밥도 잘하고 생선구이도 잘한다고 합니다.






까만쌀이 섞인 고봉밥은 금방 한 듯 밥 알이 입에서 고소하게 돌며 씹힙니다.

시락국은 정말 진한것이 엄마 손 맛 그대로 입니다.

시원하게 속을 훑고 가는 된장의 맛입니다.

갈치구이 두 토막까지 나왔네요






남해산 시금치나물은 두번을 더 추가로 달라고 해서 먹었습니다.

달큰하고 싱싱한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남해산 풋마늘고추장 무침인가요?

아주 입맛을 그냥 잡아 당깁니다.






유후!

미역쪽파무침입니다.

마늘이 들어가 마늘향이 미역의 바다맛을 조금 가리긴 했지만 신선한 맛으로 한번 더 추가를 청해서 먹었네요





신선한 굴무침도 나옵니다






순식간에 바닥을 보인 시락국입니다.






작은 곳인줄 알았는데 옆에 있는 점포도 봉정식당에서 사용을 하고 있더군요

단체 40명이 앉을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주인 아주머니 신문에 칼럼을 써 내기도 하는지 밥 먹는 사람들 옆에서 지난 글을 읽어주시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남해 사랑이 남다른 분이신 듯. 그래서 더 밥 맛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고봉밥을 다 먹고 시락국까지 다 비웠더니 배가 남산만해져 걷기가 불편했는데 오후 남해바래길 걷기는 어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