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징그럽게 덥다 싶었다
남해에서 보내는 여름이
생각보다 더디고
지루하며
쉽지 않게 지나고 있다
'지금쯤 비가 와줘야 하는데'
하늘을 매일 올려다 보았다
비 소식에
과연 비가 더위를 식혀 줄 것인가
갸웃했다
잔뜩 묵히던 날씨는
견디지 못하고 빗방울을 나리기 시작했다
퇴근 길
살짝 젖는 옷이
찌푸둥한 기분을 날려주는 것 같았다
빗소리 들으며
피곤한 몸을 하염없이
방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누워 있을수록
기운은 빠지고
팔다리는 힘이 더 없어졌다
'더위 뭇나 와 이러지'
힘겹게 팔을 들고
병원에 다녀오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렸다
터벅터벅
비를 맞으며 걷는 걸음이
무겁다
기분은 하염없이
가라앉고
비처럼
몸도 길바닥에 젖어 내려 앉는 듯 하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구름만 어지러운 하늘이
얄밉다
'훅 하고 더운 기운은 가셨네'
땀이 덜 나기는 하지만
푸석해진
머리칼은 어쩔?
기운 없고
입 맛 없다고
준비해 준 김밥도 영 아니다
입맛이 완전히 간 모양이다
뭔가 이런 기분
좋은 것 같은데
나쁘고
무겁고
가볍고
몇가지 감정이 섞인 듯
아주 어지러운 날이다.
..
묵은 김치랑
물에 말은 밥 먹으면
기운이 돌아 올까?
"나 더위 먹은 거야?"
..
남해에서 시간은 참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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