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남해에서 6개월

드디어 비가 오다

하늘위땅 2015. 8. 12. 18:29




참으로 징그럽게 덥다 싶었다


남해에서 보내는 여름이

생각보다 더디고

지루하며

쉽지 않게 지나고 있다


'지금쯤 비가 와줘야 하는데'


하늘을 매일 올려다 보았다


비 소식에 

과연 비가 더위를 식혀 줄 것인가 

갸웃했다





잔뜩 묵히던 날씨는

견디지 못하고 빗방울을 나리기 시작했다


퇴근 길

살짝 젖는 옷이 

찌푸둥한 기분을 날려주는 것 같았다


빗소리 들으며

피곤한 몸을 하염없이

방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누워 있을수록

기운은 빠지고

팔다리는 힘이 더 없어졌다


'더위 뭇나 와 이러지'


힘겹게 팔을 들고

병원에 다녀오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렸다


터벅터벅

비를 맞으며 걷는 걸음이

무겁다


기분은 하염없이 

가라앉고

비처럼 

몸도 길바닥에 젖어 내려 앉는 듯 하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구름만 어지러운 하늘이

얄밉다


'훅 하고 더운 기운은 가셨네'


땀이 덜 나기는 하지만

푸석해진

머리칼은 어쩔?







기운 없고

입 맛 없다고

준비해 준 김밥도 영 아니다


입맛이 완전히 간 모양이다





뭔가 이런 기분


좋은 것 같은데

나쁘고

무겁고

가볍고

몇가지 감정이 섞인 듯

아주 어지러운 날이다.



..


묵은 김치랑

물에 말은 밥 먹으면

기운이 돌아 올까?


"나 더위 먹은 거야?"



..



남해에서 시간은 참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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