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정리를 하면서
매년 만들었던 크리스마스 츄리를 설치했다.
먼지가 잔뜩 붙어 지저분했지만
대충 털고
만들어두니
그래도 맘이 쬐매 따땃해지는 느낌이랄까?
"어릴적엔 저거 만들어 집에 두는기 소원이였는데"
감흥도 없고
의미도 없고
귀찮기만 한 크리스마스 츄리
아이들이 다 자라니
처치곤란이라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지 한참인데..
잠시라도 아이처럼
맘이 포근했다
그 맘을 알았던지
주방이모가 바지락 수제비를
후딱 만들어줬다
쫄깃한 반죽과 통통한 바지락 살의
조화가 아주 끝내줬다
시원한 국물이
속을 시원하게 쓸고 내려갔다
참 맛나네요 ^^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솜씨 좋은 울 주방이모
달래를 캐다가 두부조림에 넣었다
봄의 향기를
가을에 느꼈다
늘 엄지를 세우게 만드는
감자볶음도 나왔다
"이모 오늘 과식한다이"
좋아하는 두부랑 감자볶음이랑
햅쌀로 갓 지은 밥으로
점심을 아주 거하게 먹었다
밑반찬 만드는 솜씨가 일품인데
"이모 일 그만두면 밑반찬 가게 하이소
완전 불 날낀데예"
"아이고 낸 그런거 몬해요"
손사레를 치지만
내 입을 속일수 없으리
분명 대박가게가 될것이다.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에
먹는 것이 내내 걸리는 느낌이다.
2년 근무 후
일에서 손을 놓겠다 했는데
그 전에 일에서 손을 놓는 건 아닐까
살짝 걱정이 스민다.
..
그럼에도
오늘도
맛있는 반찬 잘 먹었습니다.
...
넘이 해주는 맛있는 밥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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