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얍! 건강하고이뻐져라

건강염려증으로 정밀 초음파진단을

하늘위땅 2009. 12. 11. 21:00

몇주간 계속된 속 더부룩함과 무른 변으로 인해 뭔가 몸에 이상이 생긴것같아 부랴부랴 위내시경을 받았는데 다행스럽게도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 즈음 지난 1월 건강검진을 받았던 곳에서 영상진단과 초음파를 같이 예약을 했었는데 워낙 꼼꼼하게

봐주는 곳이라 보니 하루에 두명의 초음파 진단만 예약을 받는지라 오늘에서야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별다른 이상은 없을거라 아무생각없이 2시 30분 예약된 시간에 병원에 도착을 했다.

 

지난번 건강검진에서 유방의 작은 물혹 두어개와 신장의 물혹 한개 그리고 빈혈에 관한 진단을 받고

물혹은 별시리 신경쓸 크기도 모양도 아니니 걱정을 말고 빈혈치료를 우선적으로 하시라는 말씀만 듣고

약을 먹어야지 했는데 지금까지 별다른 치료제 복용없이 지내고 있다.

 

진단을 위해 가운을 갈아입는데 혹시 나쁘진 않겠지 하는 불안한 마음이 계속 들었다.

유방촬영을 하고 기다리니 초음파 진단실로 오라고 부른다..

 

남자 선생님 앞에 누워서 상체를 홀랑 벗어놓고 초음파 진단을 받는 것이 참 머슥했지만 남자여자가 아닌

환자와 의사란 관계를 생각하고 애써 무덤덤한 척 누웠다.

 

한참을 이리저리 차가운 젤리를 뿌려가며 꼼꼼하게 살펴보셨다.

 

몇군데를 계속 번갈아 다시 살피고 또 살피고 해서 이크 정말 무슨 문제가 있는갑다 내 심장은 사정없이

벌렁거린다.

사실은 위와 장때문에 초음파도 한것이였는데 뜬금없이 유방과 신장, 난소쪽을 유심히 살피는 것이 아닌가?

내 심장은 쉴새 없이 두근거리고 어쩌지 어쩌지...겁이 나서 온 몸이 떨릴 지경이였다.

 

오랜 시간 진단이 끝나고 심각한 얼굴로 선생님이 말씀 하신다,

 

"일단 정밀 진단을 다시 받아봅시더"

 

피도 뽑고, 오줌도 받아주고, 영상촬영도 여러가지 다시하고 시계를 보니 4시30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정말 탈이 났구나..

기다리는 기십여분이 너무나 길고 무서웠다.

 

촬영된 영상과 사진을 놓고 이리저리 쳐다보시면서 말씀을 하실려는데 급한 마음에 먼저 말문을 열었다

 

"선생님 뭐가 안 좋습니까?"

"예. 좀 그렇습니다. 1월에 유방에 물혹 두어개뿐이였것이 9개나 보입니다. 이렇게 다발적으로 보이는것이

악성이나 암 이런것은 아니지 싶은데 이상합니다. 그리고 왼쪽 콩팥에 결석도 보이고...난소에도 물혹이 있구요,,,십이지장에도..어쩌고저쩌고................."

 

그뒤로는 선생님 말씀이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겁니까..

무슨 무슨..

왈칵 두려움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얼굴이 노랗게 질려버리고 눈물이 글썽거리는 내 얼굴을 보신 선생님이

 

"이런 것들이 몸에 큰 이상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만 지난 1월 것과 비교하여 전체적인 상태를 자세히 봐야하니까 너무 겁먹지 마시고 현재는 빈혈을 제일 걱정해야 됩니다.."

 

"십이지장에 생긴거는예.."

 

"것도 별루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16일날 결과를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심장이 어찌나 떨리고 벌렁거리는지 일어설수가 없었다.

 

"아니 선생님 1월에는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만 하셨잖아요"

 

"그러게요 이렇게 다발적으로 생겨서..."

 

뭘 물어보고 정말 별 문제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는 싶은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아서

빠짝 마른 입술만 축이고 안절부절했다.

 

16일날 진단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말해준다고 가라고 한다.

무거운 발걸음을 겨우 떼고 병원을 나왔다.

 

이거 어쩌나..

어찌해야 되나..

 

내 몸을 그렇게 혹사를 했나?

 

오랫동안 끊었던 밀가루 음식을 과하게 먹어서 그런가?

생각이 많아서 스트레스때문에 그런가?

두어달전부터 이마와 턱에 작은 좁쌀 뽀루지가 자꾸 올라오더니 호르몬에 무슨 문제가 있나?

일이 고되서 그런가?

동생들과 동업으로 인한 갈등이 문제가 되었나?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민석이가 공부하는 독서실 앞까지 왔다.

한낮 따뜻할때 병원에 들어가 어두워지고 바람이 차가운 밤이 되었구나..

아들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녁을 먹고 독서실로 가는 녀석의 등을 보면서..

아프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