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얍! 건강하고이뻐져라

걷기 5일째 달 보며 나갔다 해 안고 돌아오다

하늘위땅 2010. 8. 5. 14:34

 

손폰이 지 맘대로 울었나 보다

습관적으로 멈춤을 누르고 다시 잠을 들었다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아! 운동가야지..

 

하필이면 더운 여름에 운동을 시작했냐.....

날씨마저도 도와주지 않는데 말이지....

며칠동안 계속 된 열대야 밤 새 선풍기 돌리고 잤더니

손이 부었다 제대로 주먹이 쥐어지지 않아서 짜증이 났다.

그러게 하필 더울때 운동을 시작하다니....

 

무거운 몸을 일으켜 신발을 주섬주섬 신고 집을 나섰다

5시 아직 밖은 어둡다.

찌푸둥한 몸을 대충 스트레칭으로 풀고 하품 크게 하고 오늘의 목적지

인근 학교 운동장으로 고고고~

 

 

도시는 아직 취침 중

가로등 불 빛만이 어둠속에서 웅크리고 새벽을 열고 있다.

 

 

 

 

휴가철이라 산복도로변 낚시점은 밤새 불을 켜 놓고 영업을 하는 모양이다

통영 거제로 넘어가는 낚시꾼들은 의례 들러서 가는 곳이다.

후회도로가 생겨 덜 붐비지만 것도 잠시 다시 우리집 뒷편 산복도로는

휴가철이면 몸살을 앓고 그 여파로 우리집도 찜통을 함께 경험한다.

 

 

 

 

반달이 새초롬히 운동이랍시고 새벽길을 나서는 날 내려다 본다

너 반달 지둘리봐 내가 날씬해져서 너 통통하면 앙~ 잡아 먹어줄테니..

흐흐흐..

 

가까운 학교 운동장

동네 어르신들은 새벽잠도 없으신 모양이다

대여섯분이 먼저 운동장을 걷고 계신다.

새파랗게(?) 젊은이는 나 혼자다.

 

어르신들이 다들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 눈길이 좀 쑥스럽다.

 

"새대기(새댁)는 뺄 살도 없구만 새복부터 운동한다꼬 나왔네?"

 

" ^_____^ "

 

"그러게 절케 날씬하면서 날도 덥구만 잠이나 좀 더 자지 운동한다꼬 그래싸 ㅎㅎ"

 

"아이고 어무이 지가 어데 날씬합니꺼? 숨어 있는 살들이 올매나 많은데예

그라고 꼭 살 뺄라고 하는기 아이고예 지가 좀 몸이 벨시리 건강칠 못해서

건강 때문에 합니더 날도 더븐데예"

 

"와 어데가 안좋나? 건강해 뵈구마는"

 

"예, 쫌 그래예"

 

참 동네 할매들 엔가이 관심이 넘치십니다

아래위로 민망시럽구로 훓어보면서 질투(?)의 눈길을 마구 쏘아 주신다.

 

 

 

동네 할매 할배들 새벽부터 걸으랴 수다 떨랴 마이 바쁘신데도 하하호호 즐거우시니

보는 사람도 덩달아 수다쟁이가 된 듯 즐거워진다.

 

새벽공기는 무겁고 후덥지근하고 땀을 쉴새없이 부르지만

집을 나설때와 같은 망설임은 없어지고 곧 걷기에 몰입을 한다.

 

운동장을 10바퀴 돌 쯤 동쪽 하늘이 불타기 시작했다.

해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벌써 후~ 아 덥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

오늘의 더위를 궂이 일기예보를 듣지 않더라도 알만하다.

 

이글이글 불타는 아침햇살이 쪼르르 흐르던 땀방울을 금새

쭈르르로 바뀌게 하는 것이 오늘의 날씨는 폭염 그 차제가 아닐까?

 

12바퀴 도니 거의 50분 가량이 지났다.

온 몸은 땀 범벅이지만 어깨를 짖누르는 더운 공기마저도 상쾌하게 느껴진다.

 

 

 

 

오래된 학교 운동장 한켠에 줄을 선 이 나무들...

송충이 바글거리던 그 나무들 아닌가?

 

송충이 대신 메미 군단이 진을 치고 앉아서

이른 새벽부터 시끄럽게 여름을 합창한다

 

"에이 시끄러 너거 소리때문에 더 덥다 아이가!"

 

나무 아래를 지나면서 한소리 하면 눈치빠른(?) 매미들

뚝 입을 닫는다 헤헤헤

 

여름이면 맥을 추지 못하면서 그것마저 이겨내겠다 시작한 걷기가 어느새 5일째를 지나고 있다.

 

일욜 '고사2' 무대인사차 부산에 내려오는 티아라와 지연이 보러간다고

표 예매해달라 떼쓰던 아들 일어났는가 모르겠다.

고3아들 뱃살은 움직일 기미조차 않는데 숨어있는 뱃살마저 귀찮게 귀롭히는 엄마만

올 여름 날씬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