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어느새 1/3 이 지나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더 아니 기억나는 어느 여름날 보다 더 더운 것 같은 올 여름도 시간앞에선
그 맹위도 잠시 주춤합니다.
입추가 지났고 말복도 지났고..
새벽 집을 나서면 후끈 끈끈한 공기가 폐부를 찔러서 참 그랬는데..
아~ 그런데 말입니다
8월9일 오늘새벽 뒷문을 열고 고개를 든 순간 깜짝 놀랐다 아입니까?
휙 불어온 바람속에 찬기운이 듬뿍 들어있어 끈끈하게 나기 시작했던 땀을 순식간에
잠재운거 있지요?
오~ 놀라워라 자연의 이치여!
더운 바람속에 낑겨 있는 찬 바람이 가을 냄새를 풍기더란 말입니다
오메 이거 오늘 걸을만 한 걸..
그래서 경로를 급 변경 학교 운동장이 아닌 집 뒤로 난 무학산 둘레길로 몸을 틀었답니다
육교를 건너 다소 거친 오르막을 10여분 오르면 닿게 되는 무학산 둘레길.
숲속은 아직 취침 중?
새들은 벌써 일어났던데 풀벌레도 일어난 것 같고 벌써부터 일을 시작한 거미는
줄을 어디까지 쳤는데 가는 걸음걸음 내내 거미줄이 걸리던데..
근데 아직 숲은 취침 중..
길이 보이긴 했는데 손폰 카메라는 영 ..그렇군요.
고개를 돌려 동쪽하늘을 보니 하~ 하늘이 어느새 물들고 있네요
5시 15분경
도시는 깨어나고 있습니다.
어느새 땀방울 등을 훑고 지나갑니다.
숨소리 거칠어 지고 약간의 경사도에 이렇듯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무학산 둘레길 종점 근처에서 거꾸로 거슬러 걸어가봅니다
아무도 없는 숲길이 조금 무섭긴 하지만 숲에 오니 냄새가 다릅니다
기분도 다릅니다
차소리 들리지만 딴 세상에 있는 듯 착각에 빠져 오즈의 마법사속 인물이 된 듯 혼자서
히히낙락입니다.
약간의 내리막이 발걸음을 아주 끌고 있습니다
숲으로도 아침의 기운이 서서히 뻗히고 있군요
땀냄새 맡고 달겨드는 작은 벌레들이 윙윙거립니다
손사레를 쳐가며 걷습니다.
숲속 공기는 덜 덥네요
한결 더 가을냄새를 풍겨주니 등 뒤 땀이 숨어버린 듯합니다.
바스락 주변에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면서 천부경을 외우면 걷습니다
(천부경 81자를 늘 외우면 좋다고 하는 말을 들어서 긴가민가 믿거나 말거나 일시무시일.....일종무종일....ㅎ)
살짝 발 밑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뜨아~
밤 송이다~~~~ 아직 덜 여문 놈이 뭐가 잘못 된 건지 길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네요
그냥 지나갈까 하다 저 뽀죡한 놈을 손가락을 살짝 집어 들고 동무삼았습니다
그 옆엔 갓을 피운 버섯이 쳐다봐 달라 아우성이지만 그냥 넌 보기만 할 거야 메렁~
왜냐면 독버섯이니까 ㅎㅎㅎ
길 왼편으로 보이는 저 작은 꽃이 어찌나 이쁜지
앙증귀염럭셔리... 야생화인데 어찌 저리 이쁜가
내일은 한포기 뽑아 와서 가게에 심어봐야 겠습니다
그러면 죽어버릴라나?
아~ 그리고 그리고 제주올레길에서 실컫 보았던 코스모스도 산길에 피었네요
길 가꾸는 어르신들이 심어둔 것 같습니다
가꾼이 힘들었겠지만 보는이 정말 즐겁고 행복합니다.
땀 흘린 사람의 노력이 새삼스럽게 고마운 새벽 걷는 길입니다.
손에 들고 가던 밤송이를 떨어뜨렸습니다
가시가 손가락을 찔렀기 때문이죠
앗! 이넘이 날 찌르면 어케..
그 넘이 떨어진 곳은 지난 가을에 떨어진 솔방울이 옹기종기 모인 곳이였군요
이 녀석이 이곳에 있고 싶은가?
너 여기 있을래?
대답이 없길래 다시 주워들고 걷습니다.
성진사 근처에서 빽~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오는 길 해가 보일락말락..
밤송이 녀석에게도 해를 보여줍니다
올라 오시는 할배가 밤송이와 놀고 있는 절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시네요
왠 4차원 아줌마인게야 이런 표정으로 ....하하하
아니아니 그기 아이고 새복부터 왠 정신나간 아줌마가 혼자서 놀고 있군 딱 이 표정이였답니다
머 그래도 좋습니다
이 밤송이 때문에 새벽 걷는 길 한결 수월했고 재미났고 가을을 미리 느꼈기 때문에..
아~~ 오늘도 태양은 여지없이 떠오르고 있군요...
지글지글....헉~
설마 우리들을 다 태울 요량은 아니겠죠?
미리 가을을 느끼고 온 새벽 걷는 길 아주 굿 만족 100%
가을이 정말 코앞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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