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맛있는 이바구

시장에서 사온 나물로 급하게 만든 전골냄비속 비빕밥

하늘위땅 2011. 2. 17. 17:00

비빕밥을 좋아하면 딸을 낳는다고 했던가?

결혼 전 비벼서 먹는 밥을 참 좋아라 했었다.

국밥은 시러라 하면서 비빕밥은 즐겨 먹은 이유는 뭐였을까?

 

직장생활 하면서 맛 본 돌솥비빕밥의 감동은 참 오랫동안 입 맛을 잡아주었고 많이도 사먹었더랬다

그땐 집에서 돌솥비빕밥을 해 먹을 생각조차 안했기 때문에 밖에서 먹는 밥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최근에서야 돌솥에 밥을 비벼 먹을 요량을 해서는 처음으로 몇가지 나물로 해먹었더니

그 맛이 캬! 기가 막힐지경이였다.

 

별다른 반찬도 없고 하기도 싫어서 뭘 먹나 망설이다 길 건너 반찬가게에서 후딱 사온 나물 3~4가지로

돌솥 비빕밥을 해먹기로 했다.

 

 

 

 

 

콩나물, 무나물, 고사리,시금치,생미역나물이 든 2,000원 짜리 나물 반찬.

전골욜 돌솥에 밥을 깔아 참기름으로 살살 무쳐서 사온 나물을 담아내고

계란 3개를 따로 얹어서 김가루 통깨 고추장을 얹어서 불위에 올렸다.

 

바닥에 앉은 밥이 노릇노릇 눌는 소리가 지글지글 들릴때까지 불 위에 두었다.

열이 바짝 오른 돌솥에서 타는 듯한 밥과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을 햇다.

얼추 계란도 익은 듯 하여 숟가락으로 슥슥 비볐다.

 

결혼 전 그렇게 즐겨 먹었던 비빕밥을 아들 낳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멀리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비빕밥을 가까이 해 본 기억이 없다.

외식으로 비빕밥을 먹자고 하는 사람과는 두번다시 같이 밥을 먹지 않을 정도로 비빕밥에 대한 생각이 좋지 않았다.

 

김치찌개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를 하고부터는 ...영 당기는 음식이 아니였다.

배도 너무 부르고 양 조절이 안되는 이유도 있었지만.

 

몇가지 나물이 섞인 따뜻한 비빕밥...

음... 맛이 좀...그랬다.

나물맛이 아니였나?

고추장 맛이 아니였나?

계란이 덜 익어 그랬나?

 

맛이 밍숭하니 참 거시키했다.

 

"야! 맛이 왜이래? 밥은 또 왜 이리 질척이냐? 이건 완전 실패닷!"

 

"머 맛있구만 딱 사먹는 돌솥비빕밥인데 뭐"

 

"다음에 나물 제대로 만들어 다시 한번 해먹자 이건 뭐..."

 

입만 버린 꼴이 되었다.

딱 잡탕밥 마냥...식욕만 잃어버린 꼴이되었다.

 

비도 질척하게 내리는데...지글지글 뜨거운 돌솥비빕밥 지대로 만들어 먹음 딱 좋겠구만..

보름이라 오곡밥으로 때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