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9일 비 오락가락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새벽 운동을 가려 나설때마다 '에이 또 비와!' 라고 하는 건 무슨 시추에이션.
내가 움직일때는 비가 뚝 그치고 산뜻한 날이였음 좋겠다는 심보는 또 뭥미?
많은 사람들이 나랑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하늘이시여 듣지 마소서!!
습기를 머금은 몸뚱아리는 무겁기 그지 없다.
기계적으로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운동이 될까 반신반의하면서도 또 집을 나섰다.
머리가 멍~ 아직 잠속이다.
뿌연 새벽 도시를 밝혀주는 건 십자가의 불빛뿐이다.
24시간 풀가동하는 예수님의 박애주의...새삼 놀랍다.
가이아여신이여 당신의 그 사랑으로 많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소서!
지구여신이여!!
'원' 이라는 건 자신만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간절함이 원을 완성시켜주는 촉매라고 하니 ...정말 간절히 모든 세상사가 다 잘 풀리길 기도해야 한단다.
간절함으로...(사실은 나부터 먼저 챙기게 되는건 어쩔수 없는데)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주세요
아들녀석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학업에 정진하게 해주세요
딱 7억만 던져주세요..
한달에 한번 여행 편히 갈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아~ 너무 뻔한 기도인가?
학교 운동장은 조금 식상해서 다른 길로 나섰다.
집 앞으로 난 산복도로변으로 가본다.
축축한 새벽 공기가 몸 속으로 쭈욱 빨려 들어왔다.
인도로 계속 걸어가 보려다 아랫쪽 철길로 쑥 빠졌다.
늘상 갔던 북마산 쪽 임항선이 아니라 서마산쪽 철길로 방향을 틀었다.
생전 처음 가보는 곳으로..
길을 잃지는 않겠지만 출근 시간에 맞추려면 새로운 처음 가는 길은 자제를 해야되는데..
그러면서도 발걸음은 나아가고 있었다.
구 석전삼거리를 지났다.
석전동이다.
10여분 철길을 따라 걸으니 서마산시장이 보이는 듯
어이쿠 너무 멀리 왔다
다시 빽!
돌아오는 길은 철길이 아닌 길을 선택했다.
흙 밟을 일이 없어 흙길을 걷고 싶어 했지만 온전한 흙길이 있는 도시는 어디에도 없다
학교 운동장 말고 산길 말고는..
그러나 포장된 차가운 길 위에도 자연은 숨쉬고 있음이...
손보지 않은 자투리 땅 한켠에 심어진 해바라기가 비를 맞고 해를 기다리고 있다.
해바라기 올 들어 처음 보는 녀석이 아닌가?
그리 나쁘진 않군.
그러다 다시 철길로 진입을 하려는 데 앞을 막아 선 이것은!!
'선로통행금지' '선로통행금지' 란다.
두개씩이 박아 두었으니 선로로 걸으면 절대절대 안된다는 건데...
왕 무시하고 철길위로 다시 진입.
다시 구 석전삼거리 위를 지나면서 산복도로를 내려다 보았다.
어찌 텅빈 도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경사지고 굽은 도로구나.
도로위 저 많은 표시들을 사람들은 제대로 지키고나 있는지 원...
위에서 보면 한눈에 다 보이는 저 안내 표지들은 아래에선 잘 안보이겠지
별 싱거운 생각을 다하면서 앞으로 쭉쭉 걸었다.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비가 오락가락 하니까..
아직 때가 아닌데 핀 코스모스가 왠일이니?
씨가 떨어져 잎을 내고 초여름에 꽃을 내기까지 많은 변화가 코스모스에게 있었나 보다
이것도 생존법칙?
산다는 건 복잡하지도 않은 것 같다
일단은 살아야 하니까..
그러면 다른 것들은 맞춰지기 나름인가 보다.
가을 코스모스는 추억속에나...
사철 코스모스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철길따라 구 북마산 역까지 걸었다 다시 돌아와 산복도로 서원곡 입구까지 내처 걸었다.
산복도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느새 땀으로 푹 젖어버렸다.
비를 맞은 건지 땀인지 알 수가 없다.
가곡전수관을 막 지나려는 순간 눈에 퍼뜩 들어온 이 플랭카드...
지리산 둘레길 가는 관광버스가 생겼다!
와~ 우~
비록 주말만 가는 거지만 시간만 잘 맞추면 혼자서 가보지 못한 길도 가볼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은 날아갈 듯..
걷기 전문 여행사는 서울에만 있어 광고로만 가보고 싶은 길 혼자서 따라가는 상상을 했었는데..
우리지역 평일 걷기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나 하나 만들까 생각도 얼마나 많이 했던가..
망고 내 생각이였겠지만...
1시간에 걸친 새벽 걷기는 오늘도 망고 씰데없는 생각들로 복잡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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