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다시 갔지만 여전히 바다는 안보여주는 보리암

하늘위땅 2011. 8. 14. 14:05

더웠다.

비도 온다고 했다.

쉬는 날 약속은 펑크 나고 집에서 뒹굴거리자니 땀띠가 날 지경이였다.

 

바람이나 쐴까?

어디 가보지?

더워서 계곡마다 사람들은 넘쳐 날 것이고 도로는 주차장일텐데..

다행히 토요일이 아니어서 그나마 어디를 갈 엄두가 났는지도 모르겠다.

 

금요일 새벽부터 서둘렀다

후딱 갔다 일찍 귀가하자며..

 

남해행 첫차(7시)에 몸을 실었다.

어찌 다른 평일보다 승객이 적다.

 

8명의 승객만 태우고 남해로 출발한 버스는 8시 30분경 평소보다 더 빨리 도착을 했다.

상주행 군내버스를 타나 보리암 셔틀을 타나 잠시 망설이다가 남해우체국 앞으로 어슬렁 걸었다

 

보리암 셔틀버스는 대기중.

일단 올랐다.

 

정확히 9시경 셔틀버스는 출발을 했다

그런데 ..... 버스터미널 앞에서도 정차를 하는 것이다

이런이런..

 

신도들 몇분을 태우고 보리암으로 출발.

 

시외버스에서 만났던 수원에서 온 두분의 나이드신 언니들은 어찌 보리암가시나 생각하는 차에

보리암입구에 하차를 한 그녀들과 조우를 했다.

셔틀버스 아저씨 친절하게 태워주시네

안그럼 땡볕아래 30여분이상 걸어 올라야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탈텐데..

 

미리 언질을 주지 않았다고 슬쩍 눈치를 던지는 그녀들..

 

'난 오늘 아무말도 안하고 싶다고요'

슬쩍 얕은 미소를 보내면서 미안한 마음을 대신했다.

 

 

 

 

구불한 길을 한참을 올라 제2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일찍허니 관광온 승용차들로 주차장은 만원이다.

 

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걸으니 저 멀리 구름이 확 퍼지면서 내려앉는다.

 

'비가 정말 오려나?'

 

비가 올 것이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비가 올 날씨는 아니였는데...

구름이 퍼지는 길위로 나아갔다.

 

 

 

보리암에 들어서니 남해를 안고 빙빙 돌고 있는 구름 무리를 바로 코앞에서 만날수 있었다.

부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구름이 시야는 꽉 막고 있었다.

 

역시나..내게는 남해 바다를 보여줄 계획이 없었던 게야.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 낮게 앉은 구름이 온통 산을 감싸고 바람에 쓸려다니는 모습만 보인다.

 

아~ 난 바다가 멋진 풍경이 보고 싶다고...

 

 

 

 

 

 

 

밀려 오는 구름이 시선을 멀리 두지 못하게 하얀 천막을 두르는 듯 보리암마저 감싸려고 하고 있다.

 

 

 

 

어린 동자승도 구름을 내려다 보고 있는 모양이다.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보리암을 내려다 보는 있다.

 

관음상도 인자한 표정으로 구름이 올라오는 것을 내려다 보시는 중이다.

 

그아래 나리꽃은 수줍은 듯 고개를 살짝 숙이는 모양인데..

아~ 덥다 꽃아..

 

바다는 또 못 본다.

 

 

 

 

 

 

일월바위를 감싸고 휘 날라가는 구름..

관음아래서 모인 관광객들도 혹여 구름 사이로 바다가 보일까 자리를 뜨지 않고 서성인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인가 아니면 무슨 소원을 빌려고 머무르는 것인가?

 

약병을 든 관세음보살님은 치료하는 보살님 같은데... 아프지 않고 살게 해달라고 빌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저기 가운데 빨간 옷에 보라 모자를 쓴 언니가 수원에서 섬 여행을 하고 계신다는 그 언니..중 한명

 

 

 

 

슬쩍 구름이 들리는 것 같아 잽싸게 아래를 내려다 보지만.

아주 조금 먼 시선을 보여주고 다시 막아버리네..

 

 

 

 

 

 

배도 고프고 항상 뽑아 마시는 자판기 율무차 한잔을 두고 잠시 구름과 같은 마음이 되어 보았다.

 

멍~ 때렸다고나 할까..

저 순간은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시선만 둔 상태...무념...

 

 

 

 

긴 계단을 내려가면 이성계 기도처가 나오는데...내려가면 올라오기 아주 땀납니다.

ㅎ 옴팡 땀 쏟고 사우나 할 용기가 있다면 여름이라도 갔다 오면 됩니다.

 

천당가는 계단같군요.

 

한참을 해수관음상 앞에서 구름이 걷히길 기다렸지만 역시나 나에겐 허락되지 않은 바다.

야속하다..

몇번째 보리암 행인지..

 

 

 

아니 이런 절경을 왜 내게 허락하지 않는단 말이오

보여주시오!!

 

 

잠시 구름을 원망하면서 내려오는 길에 접어 들었다.

계단으로 된 탐방로 비가 와서 미끄덩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할 판이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내려가고 아주 탐방로가 활기차다.

 

1시간을 천천히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작은 계곡

숲으로 만들어진 그늘길 이지만 후덥지근함이 이루말할 수 없고 땀으로 온 몸은 샤워를 한 판이다.

 

 

 

 

깨끗한 물이 졸졸졸

아주 시원하다

 

 

 

 

 

 

 

잠시 손을 담그고 땀을 식혔다.

쭈그려 앉아 손 장난을 치고 있으니 혼자온 처자 한명도 동참을 한다.

같이 물놀이로 잠시 땀을 식히면서 쳐다보면 같이 웃었다.

 

금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오전을 넘기기 않은 시간.

그냥 버스를 타고 읍으로 가나 어쩌나 하다 상주해수욕장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같이 내려왔던 처자는 버스로 상주로 이동을 한다고 해 헤어져 그녀는 버스를 탔고

금산 입구 점빵에서 산 시원한 설레임과 함께 걷기로..

 

 

 

 

 

탐방로 입구에서 가져온 지도와 설레임을 동무삼아 폐쇄된 국도로 향했다.

 

점빵 아저씨 말에 의하면 2~30분이면 상주해수욕장이라니 어차피 흘린 땀 조금 더 흘리지 싶어서

후끈한 도로위를 씩씩하게..

 

 

 

 

 

 

빨간 표시로 걸었고 노란 선으로 버스가 지나다닙니다.

 

 

 

 

 

버스가 다니는 길.. 덥다

 

 

 

 

 

 

 

걷게 될 폐쇄된 구 국도

 

구름이 잔뜩 몰려와 위협을 하는 듯.

 

 

 

 

 

 

 

금산을 깔아 뭉갤 듯 내려앉고 있는 구름이 무섭다.

어서 걸어야지 어서 가자!!

 

 

 

 

 

 

콩밭에 콩잎이 노래지고 있다

(저 녀석들 따다 삭혀서 콩잎김치 담그면 맛날텐데)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코스모스

도시의 코스모스는 꽃이 다 피었는데...

 

가을에 오면 누런 밭과 코스모스 꽃을 볼 수 있겠다

 

 

 

 

 

참깨도 꽃을 피우면서 깨를 담으려 부지런히 노력중이고 고구마도 잔뜩 줄기를 늘이며 열매를 맺고 있는 8월이

남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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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튼실하게 영근 감도 곧 색이 들겠지.

 

앗! 채송화 너 너무 반갑지 않니 우리 너무 오랜만에 본다.

딱딱한 콘크리트 틈 사이로 핀 채송화가 하도 반가워 길가에 앉아 궁시렁 별짓을 다했다

 

읍내 갔다 들어오시던 꼬부랑 할머니 한 분이 지나가시다 중년의 아지매가 도대체 뭘하나 싶어

한참을 내 등뒤에 서 계셨다.

디카를 가찹게 멀게 난리를 치면서 이곳에선 별 재미있을 것도 없는 채송화를 찍어대는 꼴이 우스웠던 모양이다.

 

한 20여분 구름속에 갇힌 해가 내뿜는 열기를 고스라히 받으며 걸으니 정말 상주해수욕장에 도착을 했다.

해양스포츠 축제를 시작하는 날이라고 동네가 후끈 열발이 올라 해변으로 나가볼까 하면서 마산으로 직통가는 버스 시간을

먼저 알아보니 아뿔싸 딱 10분뒤 12시에 버스편이 있단다.

 

바다에 발 한번 담고 놀다 가렸더니 안되겠다.

서둘러 매표를 하고 12시 마산행 버스에 올라버렸다.

 

시원할 때 다시 오마 기다려다 상주여!

기다려라 구운몽길이여!

 

오는 11월 11일 남해 바래길 열림 행사를 한단다.

꼭 참석하시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열림 행사에 나도 꼭 참석하고 싶다.

남해 바래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지라..

 

좀 선선해지면 남은 길에도 흔적을 남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