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가을속으로 빠지고 있는 경주 불국사 다녀오다

하늘위땅 2011. 10. 31. 11:26

일요일 여행은 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철칙을 버리고 감행했다.

가을 불국사 단풍이 너무 궁금했고

지난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석굴암 축조 과정 슬라이드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도 싶었고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그렇게나 많이 불국사, 석굴암을 오고 갔지만) 석굴암 가는 탐방로도 걷고 싶었기에..

 

북적이는 사람,

밀리는 차들이 끔찍이도 싫었지만 다 무시하고 일단 가보기로 했다.

잔뜩 흐린 새벽 하늘

간간히 날리는 빗방울이 조마조마했다.

 

6시15분 경주행 버스를 타기 위해 5시30분경 103번 버스를 먼저 탔다.

이른 시간 다들 어디로 가는걸까?

 

등산을 가는 사람도 있고

일하러 가는 사람도 있고

...있고 있고...

 

 

 

 

 

일단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경주행 첫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해인사 가는 날보다는 덜 추운 새벽 차안

모자란 잠을 채우듯 내처 잠속에 빠져들었다.

 

포항까지 가는 버스다 보니 혹여 경주를 지나칠까 폰 알람을 맞춰 놓고 본격적으로 잠속에 빠져드는가 했는데...

양산에 잠시 정차하는 동안 눈에 떠졌다.

 

'아직 멀었는데 좀 더 자도 되겠지'

 

여러사람들이 왔다갔다 오르고 내리고 부산한 가운데 늘 마다하던 일요일 우중 여행을 나름 합리화시키며 다시 잠속에 빠져들었다.

울산근처를 지날무렵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하이고 이런 날이면 그냥 터미널에서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 불안했다

다행히 경주에 도착을 하니 흐리기만 했지 비는 떨어지지 않아 무조건 고! 를 외쳤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10번, 11번 버스를 타면 불국사로 갈수 있단다.

마이비 버스카드 사용이 된다니 띠꽁을 준비하길 잘했다.

 

먼저 온 11번 버스에 올랐다.

8시경

 

40여분은 달려 드디어 도착

빗방울 굵어지고 쏟아지는 빗줄기에 황망 준비한 우산을 펼쳐 들고 비가 더 세게 내리지 말기를 바라면서 입구로 향했다.

 

 

 

 

비는 내리고  바지는 바닥에서 튄 빗방울 때문에 젖고 있었지만 내 눈은 내 입은 아~ 어~ 좋다를 연발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덜 붐비고 호젓한 가운데 혼자 가을 정원을 음미 하 듯 즐거웠다

 

가을은 이렇게 한껏 아름답구나

강렬한 여름의 흔적을 이렇게 남기누나.

 

20몇년전 아들의 어린시절 가을도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참 많았는데

그 나무들 그대로 있구나.

 

 

 

 

 

 

 

추억속 사진과 같은 풍경으로 다시 찍히는 이 곳

불국사 입구 커다란 가을 정원..

 

 

 

 

 

 

 

빗줄기 가늘어 지고 후드득 잎에 묻은 비를 털어내는 나무들.

이리봐도 저리봐도 예술이구나.

 

입장료 4,000원을 내고 불국사로 들어갔다.

 

 

 

기다린듯 눈앞에 펼쳐지는 비오는 연못과 단풍.

매년 봐왔는데 특별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이 여행은...

 

다들 각자의 느낌의 원더풀을 외쳤지만 한마음이였으리라...

 

와~ 우!!!

 

 

 

바람이 불어 우산을 뒤집어 버릴 듯 하며 빗줄기를 사정없이 우산속을 꾸겨넣었지만 물방울 스며들지 않는 쟈켓 덕에

끄덕없이 아름다운 연못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럴때 옷에게 감사한 마음을...전해야 하는데 하하하..

 

 

 

 

 

좀 더 일찍 움직인 사람들이 저 만치 앞서 불국사 탐방에 나선 모양이다.

 

 

 

 

눈에 익은 불국사의 풍경도 한 장 찍어보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저 마당에도 사람들도 북적북적일거니 어서 움직이자.

 

 

 

 

회랑 위에 붙은 창살너머에도 가을이 피어나고 있었다.

 

 

 

 

 

문을 열면 가을에 덮힌 불국사가 단풍에 물들고 있었고.

 

 

 

비가 오거나 말거나 빼꼼 회랑위로 얼굴을 디미는 단풍들이 앙증맞다.

 

 

 

 

 

 

 

단정하다.

정갈하다.

모범적이다

계획적이다

뭐 이런 단어들이 훅 왔다가는 계단과 회랑

 

 

지난 1박2일 경주 탐방편에서 유홍준 교수가 설명한 불국사의 3가지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보았다

약간은 유치하지 않나 싶어도 눈길을 준 기억은 있는데 그런걸줄 몰랐기 때문에

알고 보니 참 새롭게 다가오더라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 !

 

 

 

 

인공과 자연의 조화로운

자연석에 맞춰 깍아서 맞춰 올린 석축..

옛사람들의 지혜로움이 참 아득하기만 하다.

 

 

 

 

 

국보 제 22호 연화교 칠보교

 

연화교와 칠보교는 대웅전 서쪽에 위치한 극락전 영역을 오르는 석조계단으로,
국보 제22호로 지정되어 있다. 보통 연화칠보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양식은 청운교. 백운교와 같으나 규모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데,
연화교는 높이 230㎝, 폭 148㎝이고, 칠보교는 높이 406㎝, 폭 116㎝이다.
계단에 연꽃잎이 새겨져 있는 부분을 연화교라 하고,
칠보교는 금 · 은 · 유리 · 수정 · 산호 · 마노 · 호박의
일곱 가지 보석의 다리라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이들 계단은 안양문으로 연결되고, 문을 들어서면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세계인 극락전 영역에 이르게 된다.(불국사 홈에서 가져왔어요)

 

 

이 계단의 숨은 아름다움은 뭘까요?

계단끝에 새겨진 연꽃무늬,

 

오른쪽에 잘 보면 희미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숨은 또 하나의 아름다움은..계단 옆 버섯코 모양으로 슬쩍 둥그린 저 모양이라고...

한복의 선 혹은 버섯코의 선 한국적인 아름다운 선이라네

 

흘낏 보고 늘 지나쳤던 부분이였는데.

 

텔레비젼이 바보 상자만은 아닐세 .

 

 

 

 

 

 

또 하나의 불국사의 숨어 있는 아름다움은 바로 이것

물결무늬를 닮은 처마장식이란다.

앞쪽과 뒤쪽이 엇갈리듯 위로 아래로 장식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천정을 쳐다본 기억이 있더라도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뿔싸...

세심하게 관찰을 해보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하겠다는 자책을 했다.

 

백운교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자하문을 잘 살펴보시라.

 

새로 알게된 여러 사실들을 확인하며 불국사 경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다들 감탄사 연발이다.

처음 사람도 있겠지만 여러번 왔던 사람들도 연신 와~ 와~ 이리봐도 저리봐도 예술이다를 뱉어낸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관음전 올라가는 입구에서 나한전 비로전 쪽을 보고 ..

 

 

 

 

 

대웅전 앞 마당엔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두 탑이 서 있으니...

 

 

 

 

 

 

 

하늘은 잔뜩 성을 낸 체 빗방울 날리기를 계속하고 있고.

 

 

 

 

그러거나말거나 사람들은 가을에 빠진 불국사 둘러보기에 여념이 없다

우산을 들고,

비옷을 입고.

 

 

 

 

 

 

 

낮은 담위 기와 사이에도 가을이 쌓이고 있었다.

냄새가 아주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바스락 소리마저도..

 

 

 

관음전과 비로전 올라가는 계단..과 단풍

 

 

 

 

 

 

 

 

관광온 할머니들에게 붙잡혀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스님한분.

할머니들 집요하게 묻고 또 묻고...

 

 

 

 

극락전 찾은 사람들을 안내하고 문 밖을 보니 또 감탄사가...

계단참에 떨어지 빨간 단풍마저도 훅~

 

 

 

 

 

 

 

돌탑이 쌓인 이 곳은 생전처음 온 것 같다

그렇게 불국사를 들락날락 했는데 왜 처음 본 건지...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모이고 모이고 모이고..

부처님 어깨가 무겁겠다 정말.

 

 

 

 

 

 

 

아이들을 데리고 탐방 나온 어느 선생님의 말씀.

 

"얘들아 선생님 정원이다 아름답지 않니..."

 

내 정원 하고프다 정말,

 

 

 

 

 

 

 

 

말하지 않아도 국적을 초월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한 모양이다

일행이 되었던 리챠드슨 부부는 짧은 언어 실력으로 못 다한 설명을 급하게 부른 해설사에게 듣는 중

 

우리말을 한다해도 이해하는 건 한계가 있어놔서..

쏘리!!

 

 

 

 

 

 

 

감나무는 어디 서 있어도 그냥 외가집 분위기를 풍긴다.

요긴..해우소 가는 입구인데 말이다.

 

 

 

 

 

 

각자 불국사의 가을이 준 영양분을 맘껏 섭취한 모양이다.

버릴 건 버리고 아쉬움을 뒤에 남겨 두고 석굴암으로 향했으니 말이다.

 

"내 년 봄에 다시 와요. 벚꽃 흐드러진 불국사에 또 감탄할테니"

 

"오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