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누구와 함께라도 좋겠다 가을속으로 순천 송광사

하늘위땅 2011. 11. 6. 09:21

몇년전 신여사와 그 딸들이 기차를 타고 순천시티투어를 할 때 갔다 온 뒤 처음인것 같다.

멀기도 하지만 근처에도 좋은 절집이 많아서일까.

천년불심길 걸어 선암사에서 넘어가면 당연 당도하게 되는 곳인데 사전 조사도 없이 그냥 둘러보게 된 것이다.

 

멀뚱멀뚱 그림만 보고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뿔싸!

 

몇년전 시티투어때 해설사가 송광사에 대한 설명을 참 상세하고 재미나게 해 주었는데 내용은 전혀 떠오르지 않은 건

왜 일까.. 안타깝다.

 

눈으로 보이는 건 그냥 보이는 것

알맹이는 어디다 두고...

 

 

 

 

뭘 좀 알고 봐야 한다.

귀찮아도 이런 안내판 내용은 읽어봐야 할 듯

 

 

 

 

 

부도탑 밭에도 가을이 소롯이 내려앉았다.

천천히 오르는 것이 좋다

 

빠를 것이 뭬 있나

조금 느리게 느리게 느끼면서 걷는 것이다.

 


 

신라말에 처음 세워 고치고 고쳐 1802년 새로 지은 것이 지금에 이른다고 한다

일주문 양쪽에 서 있는 이 석상은 사자도 아니고 원숭이도 아니다

 

일주문에 들어선다는 것은 세속의 번뇌와 허트러진 마음을 모아 진리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니 행동과 마음가짐을 경건히

해야한단다.

똑띠해라는 뜻이네...똑띠!

 

 

이 두마리의 석상이 '이판사판'을 뜻한다는 데

이판사판이 뭘까?

 

이 두마리의 석상이 이판사판을 뜻한다고 했었던 시티투어 해설사의 설명은 기억이 또렷이 난다.

 




 

 

본격적으로 송광사로 들어가기는 입구에서 만나게 되는 죽은 나무와 건물 두채

 

어느 유명한(?) 스님이 나무지팡이를 꽂았는데 뿌리가 생겨 나무가 되었다는 그 나무이다

죽은 나무가 800년을 이렇게 서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지만 이 죽은나무에 새순이 돋으면 그 유명한 스님이

환생을 한다고 하니 새순이 돋기를 기다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과연 죽은 나무에 새순이 돋겠는가?

 

송광사로 오르는 길에 마음씻음을 강조하는 곳이 많다

지눌스님의 속세의 더러움을 묻혀서는 안되는 곳으로 송광사를 결사의 근거지를 삼은 이유에서 인가?

 

두채의 건물은 척추각과 세월각인데 재 지내기 위해 절로 들이려는 죽은 사람의 위패를 잠깐 모시는 곳인데

망자의 영혼에 묻어 있는 속세의 찌꺼기를 씻어내는 장소란다.

척추각은 남자, 세월각은 여자의 위패를 모시는 곳이란다.

 

알고 보니 참 재미있다.

송광사의 의미를 새삼 느낄수 있기도 하고.

 

몰랐다면 그냥 휙 지나쳤을것인데.

 

 

 

 

 

송광사를 스카이뷰로 찍어보니..자세한 가람배치를 보여준다.

 

 


 

 

불일계곡에서 흐르는 계곡을 건너야 비로소 절내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우화각은 '허허로운 하늘오 오른다는 ' 능허교 위에

누다리 형태로 지어졌다

능허교는 삼청교라고도 불리는데 삼청이란 옥청, 상청, 태청으로 신선이 사는 곳을 뜻한다고 한다

능허교, 삼청교 둘다 불국 이상향으로 가는 다리를 염원한 것이라고 하니 마음가짐을 다듬고 건너야 할 것 같다

 

 

 

능허교 위의 우화각

능허교는 홍예(무지개) 다리란다.

19개의 장대석을 반원형으로 짜 올린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

 

우화도 신선으로 탈바꿈한다는 뜻이니..능허 삼청..우화... 신선이 되는 곳인가?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우화각..능허교이다.

 


 


 

 

계곡을 베고 누웠다는 사자루 혹은 침계루다

육중한 나무 기둥이 힘차게 느껴진다.

승보사찰 송광사의 굳건한 힘을 보여주는 듯

 

 


 

거울처럼 맑은 물에 가까이 있는 집이란 뜻의 임경당

참으로 아름다운 소녀같다.

건물의 일부가 계곡으로 튀어나와 두 기둥이 계곡물에 드리워져 있다.

다소곳한 아가씨 같다.

 

봄에 와도 가을에 와도 여전히 아름답다

마음이 다소곳해지는 느낌이다.

 

 


 

 

불일계곡의 가을도 바쁘게 색을 입히고 있었다.

 


 


 

 

마구마구 물감을 뿌려 놓기 바쁘게 변하는 것 같은 나무들

그 속에 취하는 사람들.

 


 

 

종고루를 지나면 탁 트인 대웅전 앞마당에 서게 된다.

곧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널찍한 대웅전 앞마당이 너무 반듯하다

이상하다.

그러고보니 탑이 안보인다. 송광사에는 탑이 없구나..

 

저 대웅전 건물도 좀 특이하다 싶었는데 1988년 다시 지어진 것이란다

亞자 형태의 지붕이 주는 현대적 감각을 한눈에 느꼈다는 것 ㅎㅎ

 

흔히 보던 대웅전 건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싶었는데..

 

독특한 건축형태와 단청으로 현대전통건축의 수작으로 꼽힌다고 한다

 


 

대웅전의 이모습 저모습을 돌아가며 꼼꼼히 살펴보는 여솨님 ^^

 

좀 특이하긴 해 현대적이고 선암사 대웅전이 눈앞에 선하니 더 특이해

 

 




 

 

저 돌담 너머에는 뭐가 있나..

괜히 넘어다보고 싶은 이 맘은 사춘기 소녀로구나

 


 

 

고개를 높이 쳐드니 흰구름 둥실 퍼진 가을 하늘이다.

돌담 위엔 하늘이 있었구나..

그아래 절 집의 지붕들이 각을 맞춰 앉았고....

 

 




 

 

예전에 대웅전이였다는 승보전이다.

부처님과 10대제자,16나한과 1천250 비구 제자상을 봉안하여 석가모니의 영산회상을 재현하고 있다.

 




 

 

대웅전 뒷편 진여문

담장과 어우러진 계단이 계절과 참 잘 섞여 아름답기 그지 없다

진여문을 열면 선을 행하는 수선도량으로 사용되는 설법전과 수선사가 있다

외인 출입금지 구역이라 아래서 올려다 볼 뿐.

 

 


 

 

가을속에 잠기고 있는 송광사

가을볕이라고 하기엔 뜨거운 햇빛이 미울지경이다.

 




 

 

슬쩍 뜨거운 햇빛을 피해 들여다 본 관음전

송광사엔 정원도 안꾸며놓았는데 유일하게 꾸며진 정원이 있는 전각이란다.

예사로 보고 지날뻔 했는데..

 

저 계단을 오르면 보조국사 감로탑을 볼 수 있는데 더워서 올라가 볼 엄두를 못내었다.

지눌스님의 사리를 모신 탑인데...아~ 넘 더웠어.


 




 

뜨거운 가을 볕을 피해 잠시 그늘에 몸을 가리고 눈길을 주니

이곳 저곳 이산 저산 죄다 붉고 노랗다.

한줄기 바람이 맺힌 땀을 식혀주는 듯 했지만 말리지는 못하는구나.

 


 

 

 

경내를 나와 등산로쪽으로 약간만 오르면 또 다른 송광사의 가을을 느낄수 있다.

황금 은행잎이 깔린 길

 

 


 

 

오래된 감나무 꼭대기에 달린 감.

누가 따먹겠나 높아서..

죄다 까치 까마귀 밥이겠다.

 

감 떨어지길 기다려봐?

 

 


 

송광사 옆길을 타고 걸으면 완전한 가을의 그림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 된다.

 

와~ 우~

오맛!

예!

 

여러가지 감탄사를 맘껏 질러도 좋으리..

 


 

 

제대루 가을 느낌

시골 외가 느낌 아닌가.

 

 


 

 

저벅저벅 느리게 걷는 것이다.

 

 


 

 

스님들만 다니는 길에선 스님의 뒤태를 볼수도 있고

붉은 단풍에 홀릴수도 있다.

 


 

 

아~~ 이건 또 무슨 선물이련가.

차르르 깔린 낙엽위에 깊은 가을이 주렁주렁,,

날리고 있다.

 

 


 

 

게으르다면 경내 구경만으로 괜찮다고 내려간다면 결코 보지 못하리.

 

 


 

 

초록의 대나무숲도...

 

 


 

 

대나무 숲 끝에 보이는 커다란 단풍나무도.

 

 


 

 

 

그리고 깜짝 선물은 더더욱 보지 못하리.

 

너무 아름답다

그래서 할 말을 잃었다.

뭐라고 해야할지 먹먹해졌다.

천년불심길을 타고 넘어와도 깜짝 놀라고

송광사 경내 구경후 등산로를 타고 조금만 올라와도 필요없는 걸음이 아니였다고 느끼리.

 

초록의 김장 배추와 가을

뜨겁게 내리쬐는 빛마저 견딜만하지 않나.

 

이 풍경을 본 것은 대박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