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겨울 양산 통도사 그리고 처음으로 먹어 본 점심 공양

하늘위땅 2011. 12. 12. 12:19

늦게까지 늦잠을 자려고 했다.

춥기도 하고 방바닥은 무지 뜨끈해서 등짝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비몽사몽간에 겨울 아침의 늦잠을 정말 오랜만에 즐기려했다.

맘 편히..


살포시 깨었다 아침 햇살을 가리고 다시 잠이 드려는 순간 요란스럽게 울려대는 폰.


'아! 머꼬'


통도사 갈 건데 동행을 하겠냐는 지인의 문자다.

잠시 망설였다.


'그냥 쌩까? 가볼까? 아니 자자...아니 오랜만에 가보자 ....'


끄응 부랴부랴 씻고 통도사행에 동행을 결정했다.


뜨끈한 온돌방을 나서니 찬 바람이 쌩이다.

으이쿠야..


동쪽방향으로는 떠나온 곳으로는 다시 가지 않으려 했는데 세월이 흐르니 모든 감정들도 사그라들고 지워지고

다시 찾게 되는구나.

낯익는 바깥 풍경에 지난 일들을 섞어서 뒤로 휙휙 던져보내며 통도사에 도착을 했다.


토요일인지라 많은 관광객이 쉴새없이 매표소를 통과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입구 주차장에 차를 놓고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1㎞ 남짓 걸어가는 소나무숲길을 걷고 싶었기 때문에 반 강제적으로 다들 내리게 했다.


다소 미안했지만 그들도 이내 좋아라했기에 .






몇년사이 버스터미널도 생겼다.

세월이 좀 흘렀구나.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다가오는 소나무숲길.

포장 된 길이라 조금 아쉽지만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 참 좋다.






20년전에도 있던 그 소나무들이 여전히 있다.

파란 겨울 하늘아래 추운 바람은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 듯 우람하다.


소나무.






새로 자란 소나무도 있겠지만 20년전의 그 길이 그대로 있다.


오가는 사람들과 달라졌나?

한 가족이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며 내려간다.


계곡 건너 쌩~ 하고 차를 타고 가면 금방 일텐데 걷는 길을 택한 이 가족들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소나무가 주는 곡선이 부드러우면서 힘이 넘치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몰랐다.

곡선이 이런 의미인 줄.


나이가 들면서 자꾸 새롭게 뭔가를 깨달아 가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새롭기도 하긴하네.






연인이 걸어도 다른 연인들 사이에 꼽사리 끼여 걸어도 좋은 길이다.


혼자 가는 저 남자 좀 외롭겠다 

그렇지 않을까? 








늘어진 햇살이 찬 숲속을 빨리 데워주지는 않는다

찬 바람이 손가락을 사정없이 훑고 가니 손이 꽁꽁 얼었다.

장갑도 없구만 옷 소매를 쭈욱 끌어 내려 손등을 덮었다.



어디가나 절 집 입구에는 돌탑이 존재한다.

맘 속 기도를 이런 돌에다 얹어두고 가면 가뿐한가?


덩달아 돌 하나 올려놓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했다.


'건강하게 해주세요'


요즘의 기도는 딱 한가지다 무조건 건강하게 건강하게..

심플해서 들어주시겠지 부처님께선 ^^






시멘트 벤취도 춥고 누운 소나무에 꼽힌 영양제도 무척 찹찹할끼다.


오랜세월 사람들이 남긴 문신을 안고 묵묵히 자릴 지키고 있는 저 바위도 춥기는 마찬가지겠지.

도대체 뭐라고 쓴거지?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름과 생시등이다.

저걸 새기면서 어떤 맘이였을까?

간절한 맘을 바위에 새길 정도니 원하는 바를 이뤘겠지?


시간은 말이 없다

그냥 흔적만 남긴다.


잠시 바위에 정신 놓고 있다 시선을 앞으로 돌리는 순간

앗! 뭔가 봤다.






오체투지를 어떤 한 사람.

,,,,,






그냥 슬쩍 지나쳤다가 뒤돌아보니 적당한 폭으로 절을 하는 아저씨

무슨 사연이 있는가 또 궁금증 유발.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냥 자꾸 쳐다만 봤다


'날도 추븐데..'


부도밭 하늘도 싸~ 아 하니 추운 기운을 사정없이 내려보내고 있구만...






몇해전 새로 지은 일주문의 현판을 오늘에서야 유심히 쳐다보게 되었는데 월하스님의 글씨로구나.


절집의 문은 나름대로 다 의미가 있다쿠는데..


<가람배치>
산문을 들어서서 계곡을 따라 겹겹이 우거진 소나무 숲을 지나,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걷다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직진을 하면 주차장과 산내암자로 들어가는 길이고, 산모퉁이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경내로 들어가는 길이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면 오른쪽으로 자리한 부도전에는 역대 통도사에 머물렀던 스님들의 부도와 탑비가 봉안되어 있다. 부도전을 지나면 바로 정면 3칸 규모의 새로 세운 일주문을 만나게 되고,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오른쪽으로 웅장한 청기와 건물이 위용을 드러내는데, 이곳은 통도사에 전래되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연구하는 성보박물관이다. 곧이어 ‘영축산통도사’라는 편액이 걸려있는 일주문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통도사 경내가 시작된다.
동쪽에서 진입하는 형식인 통도사는 큰 사찰답게 건물이 많은데, 전체적으로 남향을 했으면서도 지형 때문인 듯 가람배치가 동서로 길게 이루어져 있다. 또한 가람의 배치는 법당을 중심으로 세 지역으로 나누어 상노전ㆍ중노전ㆍ하노전이라 부르고 있는데, 노전이 3개라는 것은 통도사가 3개의 가람이 합해진 복합사찰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상노전 구역에는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응진전ㆍ명부전ㆍ삼성각ㆍ산령각을 배치하고, 중로전 구역에는 자장율사의 진영을 모신 해장보각을 위시하여 대광명전ㆍ용화전ㆍ관음전이 자리 잡고 있다. 하로전 구역은 극락보전ㆍ영산전ㆍ약사전ㆍ가람각ㆍ범종루 등이 있는 영역이다.

개산조당 앞쪽의 1920년에 세워진 석탑을 지나 낮은 석축 기단을 오르면 마침내 상노전 구역에 이르게 된다. 상노전 구역의 중심인 대웅전은 평면은 정방형이지만 지붕은 丁자형을 하고 있다. 진입로인 동쪽에서 보거나 주 방향인 남쪽에서 보더라도 모두 정면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다. 뒤로는 통도사의 상징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이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의 정면에는 설법전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좌우로는 명부전과 응진전을 배치하였다. 응진전의 남쪽에는 노전인 일로향각(一爐香閣)이 있고, 서쪽으로는 삼성각과 산신각이 배치된 작은 공간이 나오며, 그 가운데 구룡지(九龍池)가 있다. 구룡지는 자장스님이 구룡소(九龍沼)에 사는 용들을 승천시키고 못을 메워 절을 창건했다고 하는 유적이다. 사역의 가장 서쪽은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선원구역이다. 이곳에는 보광전과 부속건물, 방장스님의 거처인 정변전, 상노전 건물인 일로향각이 자리하고 있다.






본격적인 통도사 경내로 진입을 한다

사대천왕상이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곧 바로 경내다.






체험학습 나온 아이들 절집 구경보다 얼음 가지고 노는 것이 더 좋은것 같다.

어린아이들이 뭘 이해할까 오랜된 건축물 이야기가 그닥 재미는 없는 것일텐데 추운날 선생님과 나온 애기들이 안쓰럽다.


선생님의 부름에 한달음 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어쩔수 없이 들었던 얼음을 내팽개치고 가는 아이들.






구름도 스리슬쩍 비껴가는 겨울 오전의 하늘이 쌀쌀 맞은 여인네 표정 같다

그아래 볕은 안고 줄줄이 널린 메주주머니가 무뚝뚝한 남정네 역활인가 하하하


곱게도 달아 놓았다.








약사전 앞의 저 바위는 무얼 하는 거지 매번 올때마다 물어본다는 것이 늘 잊어버리고 그냥 갔는데

어디서 물어보지 두리번거려도 물어볼 곳이 없다.


약사여래불앞에서 절만 하고 왔다.


'건강하게 해주세요 '








하도 자주 들락거렸던 절 집인데도 또 낯설게 느껴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올때마다 주마간산격으로 그냥 휘 보고 다리 운동만 시키고 가서 일까?


외국인 안내를 하는 해설사를 졸졸 따라다니며 알알 듣지도 못하는 영어 해설을 듣는 꼴이라니 


대웅전 문에 앉은 파란 곰팡이가 웃을 지경이다.





갈때마다 만져서 내 손때도 묻어 있을 것 같은 문살만 애꿎게 또 만지작 거리며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을

찾아대는 오여사 (영어 공부좀 할 걸 진짜 이 순간은 후회를 했다)






통도사 대웅전은 각 방향마다 다른 현판이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오랫동안 다니면서 봤을텐데 오늘에서야 온전히 알았다

바보같은 여솨님이 아닌가...늘 봤던 그 현판인데 왜 이제서야 삼면 현판 이름이 틀리다고 알았을까.


(대웅전, 적멸보궁, 금강계단)


금강계단: 계를 받는 단상의 의미로 지혜(금강)로 계를 단단히 지켜라는 의미가 있다.

불상은 없고 사리탑이 있는 부도가 대웅전이고 적멸보궁이란다.

 

네 지붕의 처마 윗부분에는 용의 머리가 4개 있어서 반야용선을  대웅전 기단부의 밑에 있는 면석의 무늬는 연꽃모양으로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대웅전의 활주 받침대는 모양으로 보아 후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대웅전 안에 불단아래에 있는 <초자>는 새겨진 무늬가 아름답고 특이해서 꼭 한 번 봐야 한대서 유심히 봤다

절하러 자주 들어왔건만 그때도 건성건성 봤던 모양이다.


지붕은 T자형 지붕으로 마치 두 건물이 합쳐진 구조

숫기와는 검은색이고 암기와는 붉은 철기와인데 

360년전 인조 때 나라살림이 넉넉하지 못하여 암기와는 두고 숫기와만 교체한 것 같다는 설명을 귀동냥으로.

기와의 끝부분에 와정(기와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박은 쇠로 된 못)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백자연봉을 씌워 놓았는데

그 모양도 참 아름답다.


* 가시는 분 꼭 기억하셨다 찾아보고 오세요




대웅전 계단의 중앙에 있는 물결모양은 용의 비늘을 의미해서 

계단을 오르면서 용의 등을 타고 대웅전에 들어가면 용의 뱃속으로 들어가 반야용선을 탄다는 의미라고 한다.





계단 올라가는 옆의 돌(소맷돌)은 연꽃장식도 있고 길상초 장식도 있다.

석굴암 계단 곡선의 배려를 알고 난 뒤 계단 장식에 눈길이 가는 습관이 생겼다.

매번 봤던 장식 무늬였는데 새롭게 보였다.


바보가 도를 텄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ㅡ.ㅡ;;;







부처님 사리탑을 돌면서 대웅전 지붕을 보니 뭔가가 뽀쭉하게 서 있다.

찰간대라고 한다 

석탑의 찰주와 보주 모양을 압축해서 형상화한 것으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보물같은 것을 본 느낌이랄까? 



그래서 뭘 알아야 보인다는 것이군

그래야 온전 사랑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건 인간관계에서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네.






얼음이 꽁꽁 언 겨울가운데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가을을 보는 즐거움도 흐뭇하긴 하다


감나무에 감이 달렸고 떨어지지 않는 단풍이 빨갛다.

감은 얼었을까?

단풍은 곧 떨어지고 말거야..








명부전

문이 꼭꼭 닫혔다.

늘 재를 올리는 일이 많은 곳이라 그런가

오늘도 여전히 재를 올리고 있었다.

지장보살..지장보살...

아버지..그리고 먼저 간 친구의 명복을 빌었다.





월하종정스님의 미수기념 식수 뒷편에 누군가 놓아둔 불상과 동자승 불탑은 간절한 마음인가 욕심인가?







언제나 늘 사람들로 붐비는 관음전.

관세음보살 신앙이 강한 우리나라 불자들의 그 많은 관세음보살 소리가 법 당 안을 꽉 채우고 넘친다.

덩달아 관세음보살을 읖조리며 절을 했다.


불교를 종교로 가지지도 않았는데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면 싫어하시지는 않겠지.

가위눌림, 악몽때도 늘 관세음보살을 찾았는데...


죄송합니다 관세음보살님..






바쁜 걸음을 치시는 스님 한분.

지각했는갑다.

화엄법회 시작했던데..






그렇게 경내를 한반퀴 휘 돌고 밥까지 먹고 왔는데 오체투지 아저씨 어느새 경내 비로전앞 까지 오셨다.


그 한걸음 한걸음이 모이니 두어시간을 훌쩍 넘기는구나.


"아저씨 화이팅!! 관세음보살"


우리 관세음보살님 너무 바쁘시다 이래 불러싸며 머라칼지도 모르겠다.






아주 하늘이 살얼음 같다


탑 꼭대기가 하늘 얼음을 깨 버릴 듯 한 기세다.





올 겨울 처음 본 얼음






통도사에서 처음 먹어 본 점심공양







올 해 처음 해본 해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