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겨울이 좋은 산사들

하늘위땅 2012. 2. 12. 10:00


겨울이 좋은 산사들





▦지리산 법계사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450m)에 자리한 절이다.
천왕봉의 턱밑, 천왕샘과 로타리 산장 사이에 있다.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라 불상이 없다.
대신 사리를 봉안한 자그하만 삼층석탑이 눈 덮인 산맥을 굽어보고 서 있다.
지리산 전체를 가람 삼아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사이 일주문처럼 서 있는 절이다.
●천왕봉에 오르는 최단 코스인 중산리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매표소에서 절까지 7㎞ 정도 된다.
(055)973-1450.







▦비슬산 유가사

대도시 대구에서 머지않은 곳에 있는 한적한 겨울 산사의 풍경.
이곳에선 풍성한 전설과 시정(詩情)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이 젊은 시절 20여년 머문 곳이라 이 산에 깃든 천년 묵은 이야기들이 책 속에 남아 숨쉬고 있다.
비석과 바위에 쌓인 눈을 닦으면 거기 옛 시들이 음각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IC에서부터 이정표가 서 있다.
대구서부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다닌다. (053)614-5115.







▦가지산 보림사

나지막한 장흥 땅, 흰 눈을 뒤집어 쓴 비자나무숲에 보림사가 묻혀 있다.
이 절 자랑인 동백은 아직 꽃봉오리를 맺지 않았지만, 비자나무 숲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멀리서 찾아간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당우도 탑도 모두 소박한 모습인데 의외로 국보와 보물이 많다.
●광주에서 영암 방면으로 난 23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보면 장흥 경계를 넘어서자마자 이정표가 보인다. (061)864-2055.






▦천등산 봉정사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극락전)로 유명한 절이지만, 막상 가보면 그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오래된 건물들이 서로를 배경 삼아 어울린 아늑한 분위기가 진짜 매력.
동편에 있는 영산암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 등의 영화가 촬영된 곳이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멀지 않다.
가는 길에 여러 채의 조선 고택이 있다.
제비원석불로 알려진 이천동 마애불도 가깝다. (054)853-4181.









▦동리산 태안사

전남 곡성 땅에 있는 조용한 절이다.
계곡을 따라 난 비포장 숲길을 걸杵?한다.
가는 길에 다리가 많은데 얼음에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다양한 수종의 아름드리 나무와 대나무밭, 눈 덮인 승탑, 검박한 절간의 살림이 섞여 따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석곡IC에서 나와 압록 방향으로 10㎞ 가량 직진.
거기서 원달 방향으로 6㎞ 정도 더 가야 한다. (061)363-4441.






▦고령산 보광사

일주문 넘어서면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의 눈 밟는 소리와
두터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청정한 계곡 소리로 귀가 즐거워지는 절이다.
만세루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눈이 호사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도 등장하는 고색창연한 옛 벽화와 민중미술의 필치로 그린 새 벽화가 독특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멋들어진 목어는 이외수 산문집 <하악하악> 표지에 실린 그것.
●경기 고양시 벽제에서 파주시 광탄면 쪽으로 가는 고갯길(367번 지방도) 넘으면 있다.
서울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다닌다. (031)948-7700.


▦상왕산 개심사

충남 서산 내포 땅, 500m 가량 되는 돌계단 오솔길을 오르면 마음 열리는(開心) 절집이 나온다.
굽은 원목을 그대로 사용해 멋들어지게 휜 심검당과 범종각의 기둥이, 마치 눈의 무게를 버티느라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미음(ㅁ)자로 닫힌 구조의 절집이라 한겨울에도 포근한 느낌을 준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647번 지방도를 타야 한다.
절 입구까지 시멘트길이 깔려 있지만, 지나쳐 버리기엔 돌계단길이 너무 곱다. (041)688-2256.


▦한라산 관음사

한라산 중턱(해발 650m)에 있다.
규모 있는 고찰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는 절이다.
배경이 되는 흙붉은오름과 사라오름이 경칩 지날 때까지 순백의 눈옷을 벗지 않는다.
그 모습이 절 입구에 양쪽으로 도열한 불보살상과 함께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곶자왈 깊은 숲도 이 절을 찾는 즐거움이다.
●제주시에서 1131번 지방도나 516도로를 타고 서귀포 방향으로 가다가 산천당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된다. (064)756-2202.


▦삼각산 경국사

시내버스가 닿는 서울 시내의 절이지만, 정류장 옆 개울 건너 일주문에서 경내까지는 제법 호젓함이 감도는 길이다.
주위를 끼고 도는 북한산 둘레길이 생겨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조선 말 지어진 묵은 당우들이 남아 있다.
가까운 곳에서 산사의 겨울 정취를 느끼고픈 사람에게 반가운 절.
●국민대학교 뒤편 정릉계곡 가는 길에 있다.
162번, 1020, 1113번 버스가 닿는다. (02)914-2828.